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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Nov 27. 2020

잠깐만!

<잠깐만! 그거 나 줘>를 읽고


 보이지 않는 마음속을 그려주고
숨겨진 감성까지 끌어내 주는 책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속을 그려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또한 숨겨진 감성까지 끌어내 준다면 아이들은 그 그림책을 덮자 말자 바로 “또, 또, 또”라고 하며 책을 다시 열 것입니다.

 그 동화에 뭔가 끌렸다는 것입니다. 감정에 따라 똑같은 그림을 상상을 더해서 보기 때문에 다르게 느끼기도 합니다. 또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디테일한 그림 속에 감정을 이입해서 그림을 보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아이들의 눈이란 참 신기하구나 싶습니다. 그렇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듯합니다. 지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력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엄마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부분을 그림책이 메워주기도 합니다.

 


 예전에 어떤 다큐 프로그램에서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게 다른지를 실험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쓰레기가 자주 버려지는 곳을 찾아 쓰레기를 치우고 그 자리에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예전처럼 사람들이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지를 실험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화단에 꽃이 심어진 이후로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경고문, 협박성 글들이 계속 붙어 있었지만 쓰레기가 계속 버려지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라고 푯말을 붙이지 않았건만, 꽃이 있는 화단을 보고 나서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경고나 협박성 문구보다 아름다운 꽃이 사람을 움직였다는 것이지요. 사람들 마음속에서 그 꽃밭을 계속 지켜 가고픈 마음이 생겼을 겁니다. 그러니 쓰레기 버리고픈 편리한 충동을 참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쓰레기 하니까 떠오르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잠깐만! 그거 나 줘!>라는 책입니다.

시타와 샤피라가 고물을 잔뜩 실은 자전거로 쓰레기장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커다란 괴물이 길을 가로막고는 소리쳤어요.

"잠깐만그거  줘"라며 자매를 멈춰 세웠습니다.

녹슨 그릇과 냄비가 담긴 상자 말이야?” 그렇게  묻자 괴물의 대답이,

"예쁜 보석이 달린  목걸이 말이야. 봐, 얼마나 예쁜지

그렇게 가는 길목마다 커다란 괴물이 나타나 “잠깐만!”하고 길을 막아서서 고물을 하나씩 고릅니다. 

헌 난로를 색소폰으로, 낡은 자전거는 괴물의 안경으로 그렇게 악기가 되고 새로운 장신구가 되어 괴물들의 보물이 되었답니다. 고물이 어떤 보물로 변신이 될까 상상하면서 다음 괴물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고물을 받아 들고 행복하게 웃는 괴물들의 모습 속에서 다음 괴물은 어떤 괴물이 나올지 기대하게 합니다. 

모습은 괴물인데 정감있는 표정과 모습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감정이 저절로 이입되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읽고  후가 상상이 되지요아이들 입에 

잠깐만!”  되지요때로는 버리려고 하는 물건을 앞에 두고,

 “잠깐만! 내가 이거  보물로 만들어 볼게요”이러면서 변신시키려고 한다면 더욱 신나는 일입니다

그런 창의력이야말로 지구를 지켜가는 생존의 길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깐만! 그렇게 괴물들이 등장해서 긴장을 시켰다가,  쓰레기를 획득하고 보였던 미소 속에서 저절로 마음을 열게 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지금의 심각한 환경오염에 뭔가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열 가지 말하는 것보다

 이런 그림책이 아이들의 환경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 놓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하게 합니다.  

쓰레기와 보물의 기준은 뭘까요?

그 대상을 아끼는 마음의 차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날마다 버리는 쓰레기를 현명하게 잘 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뭔가를 버리려고 하는 순간, 

“잠깐만! 이게 꼭 필요한 사람은 없을까? 이거 잘 버리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흔한 것에서 귀함을 찾는 것, 참으로 하찮은 것은 없고 세상의 모든 것에 나름의 가치를 찾다 보면, 모두가 다 소중해진다는 가르침을 얘기해주는 권정생의 책들 중에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라는 책도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의 잣대와 틀 속에서 계속 평가받고, 경쟁하며 살고 있습니다. 너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냠냠이들은 시험 점수를 잘 받아 오면 게임기, 핸드폰을 바꿔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환경을 얘기하는 현장은 뜨겁습니다. 입씨름도 아주  많습니다. 당장 개발할 것은 많고, 빨리 이익을 내어 눈앞에 그 이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사람들로 인해, 순하디 순했던 자연이나, 생태계가 역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환경문제와 새로운 것만 추구하려는 아이들의 소비적 태도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또야는 궁둥이를 기운 바지를 입고 유치원에 갑니다. 

그런데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운 궁뎅이를 자랑스럽게 보여 줍니다. 왜냐 하면 엄마가 “이렇게 입으면 산에 나무랑 시냇물에 고기랑 아주아주 예쁘게 된다”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또야의   통통하고 귀여운 엉덩이에 잘 기워진 덧댄 천이 너무나 앙증맞습니다. 금방이라도 통통 책에서 뛰어나와 궁뎅이를 흔들며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올 것만 같습니다. 

 또야는 처음엔 기운 바지가 싫었지만 마지못해 기운 바지를 입고 집을 나서서 은행나무를 만나고, 시냇물을 만나면서 동동 뛰어갑니다. “은행나무야, 넌 올해는 더 예쁜 잎이 가득 필 거야. 왜냐 하면, 내가 이렇게 기운 바지를 입었거든” “시냇물아, 이것 봐. 내가 이렇게 기운 바지를 입었으니 고기들이 아주 많이 살 거야. 우리 엄마가 그랬단다. 알았지!”

 점점 경쾌해지는 아기 너구리를 따라 그 책을 읽어 나가는 아이들의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나중에는 마지못해 입었던 기운 바지가 자랑스러워지면서 자연과의 대화도 기쁜 마음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 마음은 유치원 아이들에게도 전달이 되어서, 모두들 기운 옷을 입겠다고 떠들어 대고 그 소리가 나무들에게, 물고기들에게, 저 멀리 하늘에까지 전달되어 온 세상이 기뻐합니다.

 참으로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버린 헌 옷들이 지구 어느 한 편에서는 새 옷처럼 좋아하는 웃음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찮게 여겼던 것들을 소중한 가치로 바꿔 나가는 에너지를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꽃밭으로 만들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특히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해서 놓는 일도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상이 되는 일이니, 사소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지구 환경 지키기에 참여해야겠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리는 긴급재난 신호를 외면하고 모른 채 살고 있습니다. 

바다에는 플라스틱 스모그로 덮였습니다. 보기에는 맑아 보이지만 바다생물의 오염이 곧 먹이사슬 연결고리로  결국 사람의 체내에 쌓여갈 것입니다. 

무심코 버린 낚시그물이나 쓰레기에 목 졸리거나, 휘감기어 허우적대는 생물의 모습이 

인류의 위기를 실감 나게 합니다. 우리가 발생시킨 탄소 때문에 후대가 얼마나 큰 위기를 맞을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1℃가량 상승했다 합니다.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의 기온 상승 목표치 '2℃' 기준에 빗대어보면, 인류 문명의 파국까지는 약 '1℃'가 남은 상황이랍니다.

가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합니다. 지금 온실가스를 줄여도 지구의 공기는 누적된 온도 때문에 계속 상승하고 있답니다.


잠깐만! 우리는, 우리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나가고 있나요?

그 질문 앞에 많이 부끄러운 하루입니다.


 


1) 독후활동 : 한 명을 그렸다가 그 하나가 손을 잡으면 더 큰 하나가 되는 독후활동을 해보세요

 다 같이 하나하나가 손을 잡으면 큰 하나가 되는 것을 얘기하면서, 환경 개선의 문제를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종이를 색칠할 때, 목을 잡고 색칠을 해야 합니다. 목이 끊어져서 우는 친구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2) 재활용품을 이용해 독후활동을 해봐요.


3) 신문 기사를  찾아 환경에 관한 신문기사를 써봐요

 

4) 주섬주섬  책시렁 : <쓰레기통 요정> <먼지깨비>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코끼리는 어디로 갔을까?><안녕, 폴><왜 내가 치워야 돼><늙은 자동차/귀도 스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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