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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Dec 16. 2020

소리가 소리에게


집값 올라  전세살이 서러운 소리가

집값 뛰어 하이 파이브 마주치는 손뼉에게 하소연한다

월급 차곡차곡 모으는 성실함은 집을 살 수 없구나


갑작스러운 죽음에 목에 힘줄 시퍼렇게 통곡해도

눈물 흘리는 초상집 술잔은 부딪힌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백 장이 넘는 이력서를 썼다는 청년들 한숨 소리는

압도적 응원의  박수와 함성 소리가 무겁

 “힘내”가  더 가슴아프다


기타 하나 들고 기웃기웃하는 무명가수 노래가

퇴근길 하루의 피곤함을 털어내 문 앞 웃음에게

손날개를 펼쳐 가족이름을 부르며 들어가라 화음을 맞춘


현실 눈치 보며 이별했던 청춘들이

키스를 쪽쪽 해대는 친구 청첩장에게 울부짖는다

전세비, 결혼 혼수로 부모 가슴에 못질은 안 하고 싶었다고


창업박람회 의자에 앉아 제때 밥을 먹지 못한 꼬르륵 소리가

자식 교육상담하는 아내 발자국에게 소리친다

강약 비트에 맞춰 화려하게 터지는 폭죽처럼 나도 돈을 뿌려주고 싶다

 

빽빽한 사람들 속에서 그악스럽게 울던 아이가

지하철 숨막히는 사람들에게 속삭인다

엄마를 가슴에 안아 보라고

 

소원 비는 보름달 기도가

술 먹고 끙끙 혀 꼬이는 소리를 토닥인다

흔들리지 말고 올곧게 사랑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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