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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Aug 20. 2021

불장에 집을 사고 나니 드는 생각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그 분야에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거나 공부를 한 사람일 것이다. 부동산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고 모르고 있다가 최근 발등에 불처럼 관심 갖기 시작해 내가 집을 팔고 4년 만에 불장의 상투에 다시 집을 샀다.


금리가 오르고 급하게 오른 만큼 급하게 하락할 것이라는 주변의 야이기와 경고성 뉴스에도 불구하고 집을 사겠다고 결심한 것은 집주인이 들어온다며 나가 달라는 말에 매수로 돌아섰다.


아마도 2년을 더 전세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 남편과 나는 집값이 조금이라도 더 조정받을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믿음에 ‘기다리며 좀 더 지켜보자’로 대화를 끝맺을 것이다.


지금도 불안하다.


그럼에도 솔직히 포기한 심정으로 샀다는 말이 맞다. 상투라는 생각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각오도 하고 있다. 불장에 다른 곳들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내가 산 집은 조용하다. 이 또한 어느 정도 각오했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온 신축이고 또한 더 오를 별다른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이 오를 집을 샀다 기 보다 돌봄의 공백이 있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가끔 머릿속 후회가 들 때도 있다. 영끌을 통해 너무 깔고 사는 집에 돈이 들어 가 있다는 생각 그리고 아~몸테크를 통해 좀 더 오를 수 있는 지역을 샀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영끌을 통해 평수 작은 집을 너무 비싸게 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가족 4명이 진짜 아주 많이 사랑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이미 끝난 것을 뒤로하고 현재 드는 생각은 4명의 가족이 좁지만 그래도 2년마다 집에 대한 고민과 집주인의 말 한마디에 삶의 계획이 송두리째 흔들리지 않아 무엇보다 좋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집으로 남편과 싸우지 않아도 되고 부동산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된다. 사람 사는데 가장 중요한 집이지만 어찌 보면 뉴스의 중심에서 집 관련 소식이 안 들리는 것이 우리 모두가 행복할지 모른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집 한 채로 인한 이다.

금리 오른다는 소리에 후덜덜 하지만 은 내 것이 아니다는 멘털 관리로 지내야겠다. 근로소득으로 열심히 살아야 하니 서글프지만 몸이라도 건강해야 하니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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