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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Sep 08. 2021

좋은 물건 싸게 산다는 것

주식이나 집 관련 재테크 강연을 들으면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가치 있는 것을 싸게 사야 한다 말이다. 그런데 ‘싸다’는 말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들을 비교하는가에 따라 이해하는 것이 달라 말처럼 쉽지 않다.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 그리고 그 이상을 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 5억 하는 아파트를 보면 싸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2억대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5억의 아파트를 보면 싸다고 느끼기 쉽지 않다. 그리고 구축과 신축, 역세권 등 상관없이 모두 오르는 부동산 시장, 여기에 신통찮은 물건까지 올라 있다면 가치가 있는데 싼 물건 즉 저평가되어 있는 것을 찾는 것은 더 어렵다.


공부와 현장 경험 그리고 이 시장에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 눈에 보이는 비교가 나와 같은 부린 이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가격 대비 00의 개념이 잘 서지 않으니 모든 것이 괜찮아 보이거나 또는 싼 물건을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버신 분에게 ‘어떻게 그렇게 돈을 많이 버시게 되었는지요’라고 물어보니 이런저런 말씀 하시며 결국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쌀 때 사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지금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싸지 않다고 말한다. ‘쌀 때가 오기는 올까요’라고 또 물어보니 지금은 오른 사이클이니 다음 사이클, 조정이 올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자산이 항상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름과 내림의 사이클이 있으니 조정을 받거나 남들이 관심 없을 때 즉 쌀 때 사야 한다는 것이다.


런데 나의 마음은 참 신기하다.  쌀 때는 관심이 없다.


오를 때 안사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이 몰려온다. 늦더라도 따라잡아야 하는 조바심까지 생긴다. 남들은 버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나 자신이 불안하다. 주식과 부동산이 난리라고 할 때 왜 자꾸 눈길이 가는지 모르겠다. 진짜 돈을 벌려면 남들이 사려고 할 때 비싼 가격에 팔고 남들이 사려고 하지하 않을 때 싸게 사는 것. 이렇게 해야 돈을 번다고 하는데 작년과 올해 나는 추세를 늦게 따라잡는 항상 뒷북이었다. 폭락과 쌀 때 관심이 없거나 더 내려 갈 것 같은 불안감에 선 듯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최근 금리 인상 뉴스 그리고 각종 재테크 방송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지금 싸지 않으니 다음 사이클을 도모하거나 지방을 봐야 한다고 한다. 영끌해서 집을 사면 위험한 시기라는 말도 들리기 시작한다.

개인을 상대해서 잃는 것은 적게 잃을 수 있지만 대세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하면 크게 잃을 수 있다는 말을 절감한 4년. 경기가 좋든 나쁘든 어느 틈에서든 돈을 버는 사람이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것을 잘 사는 것’을 곱씹어 보며 보는 눈을 더 키워야겠다.


잘못된 경영 판단을 내리는 가장 흔한 이유는,
 올바른 질문이 무엇인지는 생각도 안 하면서,
 올바른 답부터 구하려고 서두르기 때문이다.
 - 피터 드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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