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옷에 대한 욕망, 루틴의 힘으로 극복

by 짜리짜리

옷을 좋아하는가?


좋은 옷과 새로운 옷을 싫어하는 사람은 찾기 드물 것이고 좋은 옷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할 것이다. 옷장에 옷이 차고 넘쳐도 아침에 입을 옷이 고민되고 특히 연애할 때나 결혼식 등 행사장에 갈 때면 입을 것이 더 없다. “아 입을 옷이 없네”라고 말하면 옆에 있는 남편은 이해를 못한다. ‘이렇게 많은데… 이건 옷이 아니고 뭐지’라는 생각으로.


딸들이 많은 집에서 자랐지만 나는 옷에 대한 관심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언니는 남 달랐다. 월급을 타면 꼭 옷을 샀고, 카드 한도까지 채워가며 옷을 샀다. 옷 때문에 빚까지 졌으니 옷에 대한 사랑과 욕심은 달랐다. 나는 옷에 대한 관심은 없었지만 언니 덕에 ‘옷 잘 입는 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옷 이 참 많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옷을 나눠 입을 사람이 없어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옷을 하나 둘 사 모으기 시작했다. 옷 값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옷 값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재테크를 위한 종잣돈을 만들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특히 아이들이 생기면서 더욱 그랬다. 아이를 낳기 전 입었던 옷들은 몸무게가 비슷함에도 맞지 않았고 어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먹는 양과 활동량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데 40대가 넘어가면서 살이 빠지지 않고 먹는 만큼 찌는 것도 옷을 입는데 스트레스였다. 살짝만 쪄도 옷 입기가 ‘급’ 불편해졌다.


옷을 직접 입어보고 샀던 나는 아이를 낳고 난 이후부터 모바일로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절약 되고 시기를 잘 맞추면 할인 폭도 컸다. 무엇보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옷을 사면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온라인의 한계, 보기에 좋아 보여도 막상 구매해 보면 색깔과 디자인이 나와 어울리지 않아 실패한 적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편리성으로 옷을 사는 횟수가 늘어나고 옷장에 옷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때로는 싸게 구입했으니 바꾸기도 귀찮아 그대로 걸려 있는 옷도 있다.


월급날 나를 위한 선물로 옷을 샀고, 스트레스 해소로 사지 않아도 서칭하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으로 옷을 구매하다 보니 ‘확~’ 잘 샀다는 옷보다 고만고만한 옷들이 쌓여가고 점차 옷에 관심도 시들해졌다.


그 무렵 나는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다.


옷을 아무리 좋은 것을 사도 결국 내 몸이 엉망이면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 최고의 ‘옷 발은 나의 몸이다’라고 마인드 셋을 한 것이다.


그리고 옷에 대한 욕심을 운동으로 대체했다. 가장 좋은 핏은 건강한 몸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니 옷으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좋은 가방 좋은 옷이 아니어도 되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누구나 안다. 운동이 좋다는 것을. 그럼에도 모두가 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리추얼, 루틴으로 로 자리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8%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새해 결심이 아니라 5분이라도 매일매일의 결심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40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리추얼이 되니 운동을 하면 건강만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옷을 사는 횟수가 줄어 더니 지출이 줄고 스마트폰 쇼핑으로 흘려보내는 시간도 함께 줄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출을 줄이는 습관, 낱개로 계산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