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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짜리짜리 Jul 03. 2021

‘영끌’ 집 사고, 다시 원점

부동산 거품 붕괴 위기, 가계부채 및 자산버블 13년 만에 최악 등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심란하다. 왜 내가 집을 사면 금리인상부터 시작해 이런 뉴스가 쏟아지는 걸까?  집 값이 고점 인걸 알면서도 서로 탓하며 집 문제로 싸우고 싶지 않고 2년마다 집주인의 말 한마디에 이사 다니는 주거 불안을 없애고자 집을 샀. 그럼에도 무리하게 빚을 내어 집을 샀기에 마음이 콩닥콩닥 불안하다.


있는 돈에 빚까지 더해 집을 마련했기에 다시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 돌고 돌아 다시 원점.


10년 가까이 모아 온 돈은 고스란히 오른 집값으로 지불해야 했고 이것도 모자라 빚을 져야 하는 현실에 헛웃음만 나온다. 나이 50을 고작 몇 년 앞둔 시점. 4년 전 집 팔고 갈아타기의 한순간 선택과 실수가 벼락 거지와 부자를 만든 현실.


종잣돈을 모으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한 과정인걸 10년간 겪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종잣돈이 모이면 불어나는 속도가 빨라지지만 그 시간까지는 끈기도 필요하고 소비욕구도 잠재워야 한다.  


매월 근로 노동을 통해 받는 월급의 일정 금액을 모으고 지출도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1년이 지나면 크지 않지만 작은 눈덩이가 하나 생긴다. 이렇게 생긴 눈덩이는 펀드, ELS, 주식 등을 통해 투자를 한다. 물론 원금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매월 급여를 모아 1년 단위로 종잣돈을 계속 만든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앞서 작은 눈덩이에 붙이든 또 다른 작은 눈덩이로 굴릴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눈덩이를 여러 개 굴리는 것보다 작은 눈덩이를 서로 모아 큰 눈덩이로 굴리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1억 목표 금액을 정하고 모으기까지 한 곳에 계속 모아 굴리는 것이다. 작은 눈덩이를 굴려서 커지는 것보다 큰 눈덩이가 굴려 커지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숟가락으로 퍼 먹는 국과 국자로 퍼 먹는 국의 양이 다르듯이 말이다.


물론 계획이 항상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투자라는 것을 하면 계획처럼 항상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지 않고 또 돈 쓸 일이 생긴다.  


사회초년생일 때는 시간이라는 귀중한 자원이 내 편이다. 그런데 40대를 넘어가면 조바심이 극에 달한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대부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정해져 있고 돈 쓸 일은 늘면 늘었지 줄지 않는다.  

담보대출, 시간, 교육비, 병원비, 경조사, 가족모임 등 돈 모으기를 힘들게 하는 장애가 많아지고 지출되는 금액이 커지지만 돈 버는 근로 능력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직장인으로서 딱히 특별한 재능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공부하면서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다시 열심히 모으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누군가 올린 공개 글에 쓰인 댓글을 보니 저 나이가 되도록 저것도 몰랐으니 한심하다거나 저 상황은 자업자득이다 라는 비난 글이 꽤 많이 달린 것을 보고 남일 같지 않았다. 너도나도 경제 공부하고 투자하는 것이 당연한 요즘 2030들이 나를 보면 한심해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시간은 가버렸고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음을 말이다.


조금 더 생각해 본다면 어쩌면 금이나 은이 아닌
 ‘사람 그 자체’가 부(富)라고 볼 수도 있다.
 진정한 부의 광맥은 암석이 아닌 인간 속에 존재한다.
 모든 부의 최종적인 완성은 원기 왕성하고 눈이 반짝거리는
 행복한 인간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이다.
 -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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