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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23. 2016

<7년 후> 시간이 아까워지는 책

기욤 뮈소가 풀어낸 최악의 작품



항상 맛깔난 소설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기욤 뮈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욤 뮈소는 뛰어난 작가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센트럴 파크>, <내일>, <천사의 부름>까지 그의 글에는 톡톡 튀는 그 무엇이 있다. 하지만 기욤 뮈소의 몇몇 책을 읽다 보면 왜 이런 소설을 적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그 후에>와 지금 소개할 <7년 후>다.



<7년 후>를 읽고 나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마약과 매력 없는 자작 납치극이었다.


보수적인 세바스찬, 자유스러움이 흘러넘치는 니키. 그들은 결혼했고 7년 전 이혼했다. 어느 날, 아들인 제레미의 실종으로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아들이 납치되었다고 믿는 이들은 파리로 날아가게 되고 거기서 아들이 꾸민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고 나서 이들은 정말 납치된 자식을 구하기 위해 리우 데 자네이루로 간다.



억지스러운 전개와 너무 뻔한 스토리 그리고 마약이 어우러지면서 책의 1/3 지점부터 슬슬 흥미가 사라졌다. 400페이지 되는 책을 다 읽으려고 10번 넘게 끊어 읽었다. 흥미로운 소설책은 한번 잡으면 손에서 떠나질 않는데 이 책이 얼마나 지루했는지 다시 손대기조차 싫어졌다. 이혼한 부모의 재결합을 위해 아들이 '멋진' 계획을 만들어내지만 억지스러움밖에는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다. 그리고 마약에 얽힌 상황들이 국내에선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이라 공감 또한 되지 않았다. 책을 끝까지 읽었던 이유는 이 책을 절대 읽지 말라는 독서 감상을 적기 위해서였다.





기욤 뮈소 책 추천 요청을 받을 때마다 <7년 후>와 <그 후에>는 절대 읽지 말라고 한다. 국내에 굳이 소개되지 않아야 할 소설이 기욤 뮈소의 명성에 기대어 번역되었으리라. 판매가 보장된 해외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이 검증 없이 들어오다 보니 잘못해서 이런 책을 먼저 선택한 독자들은 더 이상 그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는 현상도 발생한다. 그런데 서평은 이 책이 참 맛깔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책을 제대로 읽고도 이런 서평을 쓸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하다. 정직한 서평이 도입되어야 독자들이 서평을 신뢰하고 책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만 보고 구입한 책이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모습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모든 책의 서평이 뛰어나다면 도대체 읽지 말아야 할 책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유명 서점 매대에 전시된 모든 책들이 뛰어나다면 그것이야말로 제일 '유머러스한' 일이 아닐는지. 마지막으로 독서 후기를 쓰시는 분들의 책 후기가 모두 좋다고만 한다면 그 사람의 책 후기는 참조하지 말아야 한다. '맛깔난' 책은 맛깔나다고 '즐거웠던' 책은 즐거웠다고, 그리고 '괴롭고 지루한' 책은 읽지 말라고 적어야 한다. 그것이 책을 읽는 사람이 보여야 할 모습이다.   


P.S. 개인적으로 기욤 뮈소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내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센트럴 파크>,  <천사의 부름> 등은 크리스마스 시즌 즈음해서 다시 읽곤 하는 책이다. <7년 후>나 <그 후에>가 지루하고 억지스러운 설정이라 읽기 싫었다는 이야기지 다른 책들은 여행지에 들고 가서 읽기에 아주 적당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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