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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Aug 31. 2015

에곤 뮐러의 리슬링을 마시다 _ 1화

독일의 에곤 뮐러 Egon Muller




와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련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와인을 마시는 행위는 일상 속을 특별한 카메라로 찍듯이 그 순간을 '특별하도록' 한다. 머릿속에서 마신 와인들과 기억들은 이름과 사물처럼 처음부터 연결된 것처럼 붙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와인들은 마실 때 나만의 기준이 있다. 와인을 마시다 보니 와인을 3종류로 나누게 된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샴페인이가? 샴페인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다양한 기억이 떠오른다. 샴페인으로 딱 1번 필름이 끊어졌다.
두 번째 단계는 부르고뉴인가? 이 역시 많은 사연들을 아련히 간직하고 있다.
세 번째는 리슬링인가?


에곤 뮐러의 리슬링들은 이러한 나만의 기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에곤 뮐러에게는 3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샤츠호프베어거와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모노폴 밭인 르갈레, 그리고 마지막 샤토벨라이다. 에곤 뮐러가 소유한 유일한 드라이 와인인 샤또 벨라의 생산지는 의외로 독일이 아니다. 에곤 뮐러는 슬로바키아에서 이 와인이 간직한 리슬링의 강한 힘을 발견했다고 한다.




에곤 뮐러 샤또 벨라 2011
Egon Muller Chateau Bela 2011


드라이 리슬링의 전설이 탄생하게 된다면 바로 이 샤또벨라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한 와인이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가격대인 점이 단점이다.(이만한 가격대에 와인들은 참 많기에 굳이 이 와인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이 와인의 첫 빈티지는 2001년이라 아직 와인시장에서는 초년병이다.

시원하면서도 신선한 과일향이 먼저 피어오르고 그 이후 미네랄이 치고 올라온다. 드라이한 느낌이 강열해 기대되는 와인이다.




에곤 뮐러 샤츠호프 2013
Egon Muller Scharzhof 2013


2013년의 독일의 기후는 포도를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탑 생산자는 핀셋으로 포도 한 알 한 알 뽑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상한 것을 제거하기 위한 수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에곤 뮐러의 샤츠호프 2013을 마셨을 때 다시 한번 라벨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 와인도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것이리라.

이 가격대에 이런 리슬링을 보게 되다니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찾아보니 2013년 빈티지의 샤츠호프 QBA는
에곤 뮐러가 사랑하는 모노폴밭인 레갈레의 포도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샤츠호프 QBA가 아니었던 것이다.


완연한 꽃향기와 산미가 아주 뛰어난 가격 대비 최고의 리슬링으로 보인다. 가지고 싶은 와인이다. 마치 꼭 다시 만나야 하는 꿈속의 그녀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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