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패션

추억 속으로

by 제임스

때론 우리는 추억에 잠기면서 "그땐 그렇게 지냈지"라고 말할 때가 있다.

각박한 현대보다 과거가 좋았다고,

그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지금은 없지만 옛날엔 있던 그런 고리짝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과거가 과연 그렇게 아름다웠는지 의문이 든다.




1973년 4월 28일, 천안에 사는 한 술집 종업원이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이틀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무릎 위 20센티미터 올라간 치마가 죄가 되던 시대였다.

경찰들은 대나무자를 들고 다니며 여성들의 허벅지 길이를 쟀다.

15센티미터가 넘으면 단속 대상이었다.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재단하던 시절이었다.


가수 윤복희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미니스커트의 원조로 알려진

가수 윤복희는 4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혔다.

1967년 김포공항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타나

사회적 화제를 일으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겨울 새벽, 그녀는 털코트와 장화를 신고 있었을 뿐이었다.

소문이 정설이 되고, 광고가 역사를 만들어낸 셈이었다.

진실보다 더 그럴듯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 시절 남성들은 장발로,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로 유신정권에 대한 반발과 자유를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권력은 대학에 경찰을 배치해 이들을 단속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나무자로 여성의 다리를 재는 행위야말로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 아침 뉴스에는 블랙핑크 리사의 팬티 패션이 화제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바지 위로 드러나는 속옷 끈 같은 디자인이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리사 팬티패션


대나무자로 치마 길이를 재던 시대와 팬티를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시대.

이 극명한 대조는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그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는 우리에게,

역사는 조용히 반문한다.

정말 그랬을까?


앞으로 50년 후엔 또 어떤 패션이 유행할까?

그때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를 보며 "그땐 그렇게 지냈지"라고 말할까?

아니면 "그 시절이 좋았다"고 그리워할까?

시간은 모든 것을 바꾸고,

우리의 기억마저도 때로는 다시 써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가 아닐까.

대나무자의 시대도,

팬티 패션의 시대도 모두 각각의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를 미화하거나

현재를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다.


SSI_20230105160726.jpg 어디까지 내리나” 팬티 보이는 패션


247637_160771_209.jpg 블랙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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