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밤
브라이언 시스크(Bryan Sisk)는 미국 코네티컷 출신의 예술가이자
25년 경력의 베테랑 초밥 셰프이다.
그는 평범한 식재료였던 초밥을 독창적인 예술 매체로 끌어올리며
‘마끼 마스터(The Maki Master)’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시스크의 작품 세계는 단순히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밥, 생선회, 해조류, 장어 소스 등을 캔버스 삼아
살바도르 달리, 비욘세, 밥 말리와 같은 상징적인 인물들의 얼굴을
극도로 섬세하게 재현해내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시스크가 초밥을 예술 매체로 선택한 과정은 그의 깊은 삶의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
본래 화가 집안에서 자라며 예술적 재능을 키웠던 그는,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를 다잡고 치유하는 방법으로 가장 익숙했던 재료,
즉 초밥 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초밥 만들기는 단순한 직업을 넘어 감정적 표현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치료의 과정이 되었던 것이다.
시스크의 예술은 ‘식품 예술(Food Art)’이라는 장르를 넘어선 개념적 깊이를 지닌다.
그는 일반적인 회화에서 사용하는 물감 대신 참치(붉은색), 연어(주황색),
오징어 먹물이나 보라색 고구마(어두운색), 쌀(흰색과 배경) 등을 활용한다.
특히 장어 소스를 섬세한 붓놀림처럼 사용하여 인물의 표정이나
머리카락의 질감을 살려내는 기술은 그를 단순한 셰프가 아닌
진정한 비주얼 아티스트로 만든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지닌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덧없음(impermanence)’이다.
초밥은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는 생물학적 한계를 지닌다.
시스크는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작품을 창조하며,
이는 우리에게 소비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의 인물화는 완성과 동시에 그 소멸의 과정이 시작되는,
생명력을 지닌 예술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그리고 예술의 가치가 물리적 지속성에만 있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그의 작품은 주로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겨지는데,
이는 유한한 물질과 영원한 디지털 기록 사이의 흥미로운 대조를 보여준다.
브라이언 시스크는 일본의 전통적인 초밥 장인 정신과
미국 현대 예술의 초상화 및 개념 예술을 성공적으로 융합했다.
그가 만든 초상화는 먹을 수 있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정교함과 창조성은 감히 먹어버리기 아까울 정도의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평범한 일상의 재료를 사용하여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관객들에게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름다움과 깊은 사색을 발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초밥 재료로 그려낸 그의 인물화는 재료의 제약 속에서 피어난 창의성의 승리이며,
현대 예술계에 신선하고 맛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https://youtube.com/shorts/MaMu_veOdLQ?si=QxYt0KqZ-L-JoRz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