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좋은 여자와 나쁜 남자

제4장 연애와 결혼

by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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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를 기다리나요?

마음 한구석에 두근거림을 품은 채,

끝없는 물음표를 안고 하루를 살아갈 테지.

사랑은 늘 그러하듯,

달콤함보다 먼저 찾아오는 것은 떨림이니까.


하지만 그 길 위에 놓인 두 갈래 길을 말해주고 싶다.

하나는 봄비처럼 다정히 땅을 적시는 길,

다른 하나는 가랑잎을 홀로 남기고 사라지는 바람의 길.






좋은 여자, 고요한 호수와 같은 그녀


좋은 여자는 발걸음 소리가 조용하다.

그녀가 스쳐 지나가면 공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끄러운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사로잡기보다는,

조용히 내 그림자에 스며든다.


그녀의 눈은 고요한 호수처럼 네 마음을 비추고,

미소는 저녁노을처럼 따뜻함을 머금는다.

그녀는 내 말을 듣는다.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내 침묵 속에서도 울림을 읽어낸다.

그녀와 함께라면 완벽해질 필요가 없다.


부서진 조각처럼 보이는

나의 과거도 그녀의 손길에 닿으면 예술이 된다.

그녀는 나를 빛나게 하지 않는다.

대신 네 안에 잠든 빛을 깨운다.

좋은 여자의 사랑은 뿌리다.


화려하게 꽃 피우지 않아도 흙속에서

묵묵히 너를 붙잡아준다.

비가 올 때면 함께 젖어주고,

가뭄에는 눈물로 너를 적셔준다.


그녀는 '나'를 말하지 않는다.

'우리'라는 단어를 입술에 올릴 때,

그 말속에 온 세상이 담긴다.



나쁜 남자는 눈부신 불꽃이다.

첫눈에 홀릴 만큼 강렬하다.

그의 말은 달콤한 와인처럼 취하게 만들고,

손짓은 파도처럼 너를 휩쓸어간다.


하지만 그 불꽃은 잠깐이다.

재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의 온기는 거짓이다.

모닥불처럼 포근한 척하지만 속엔 재만 가득하다.


그는 너를 위한 자리가 없다.

그의 무대에는 오직 자신만이 주인공이다.

네 아픔을 들어주는 척하지만,

실은 그 아픔을 손가락에 걸고 유리구슬처럼 흔든다.


나쁜 남자의 사랑은 유리병 속 장미다.

아름답지만 숨 막히는 공기만 줄 뿐이다.

그의 키스에는 한기가 서려있다.


입술은 달콤한 독을 품고,

포옹은 덫처럼 조여 온다.

나쁜 남자는 강물이 아니라 홍수다.

너를 적시지 않고 휩쓸어갈 뿐이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허공에 남는 것은 흩날리는 먼지뿐.



당신은 어디에 설 것인가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써 내려가는 시다.

좋은 여자는 그 시의 쉼표가 되어 네 숨을 돌려줄 거다.

나쁜 남자는 감탄사처럼 화려하지만,

종이를 찢어버리는 격정만 남긴다.


진실한 사랑은 울림이다.

메아리처럼 너를 돌아오게 하지 않는다.

바다처럼 너를 품고, 별처럼 반짝이게 한다.


좋은 여자를 만나면 네 그림자가 빛이 된다.

나쁜 남자를 만나면 빛이 그림자로 변한다.


너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어봐.

그 소리가 조용한 호수의 물결소리와 닮았다면,

그를 붙잡아도 좋다.


하지만 가슴이 울리는 소리가 겨울바람의 휘파람이라면,

그 소리를 따라가지 마라.

사랑은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피어나는 것이다.


봄은 언제나 조용히 온다

본격적인 연애를 앞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말이다.


"서두르지 마라!"


좋은 사랑은 계절처럼 자연스럽게 너에게 올 거다.

눈부신 불빛보다는 등불 같은 이를 찾아가라.

함께 걷다 보면 길이 되고, 함께 서 있으면 집이 되는 사람.

그 사람과 함께라면 비가 내리는 날도 시가 된다.

그의 흔들림이 네 중심이 되어줄 거다.


나쁜 사랑은 상처만 남기지 않는다.

네 미래까지 훔쳐간다.

하지만 좋은 사랑은 상처까지도 안아주는 빛이 된다.


네 손이 닿을 곳에 진실이 있기를.

바람이 머문 자리에 꽃이 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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