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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여인 소피아와 이사벨

록키산맥을 넘으려고 Salida 마을에 날이 밝을 때 도착해야 했는데 주변 경치를 감상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늦으면 늦은대로 살고 이르면 이른대로 살면 되므로 큰 염려는 없지만 밤길에 산악도로를 운전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하므로 후반전에 속도를 높여 달렸다.





살리다 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밀려왔고 이곳 월마트에서 파커와 난로용 프로판 개스를 더 구입하였다. 이제 아침 일찍 고개를 넘어 콜로라도 주 서부를 향해서 달려야 하니까 일찍 잠들기로 했다.






갈길이 멀어 날이 밝을 때 50번 도로 서쪽으로 달렸으며 만약에 눈이 쌓였으면 다시 내려와 남쪽의 평야 길로 가기로 했는데 마침 눈을 깨끗이 치워서 다행이었다. 지금의 Monarch 고갯길 아닌 옛날 monarch 고갯길이 있어 잠시 차를 돌렸다. 광부와 벌목꾼들과 개척자들이 넘어 다니던 옛길인데 내년 여름에 다시 오면 올라보기로 했다. 






3'448 m 정상에 도착하였는데 꽤 많은 눈이 쌓였으나 찻길은 깨끗이 치워져 되돌아가지 않아도 되었다. 5월 말에 네바다 사막을 건너 이곳을 넘어 달라스로 되돌아 가던 때가 벌써 반년이 흘렀는데 앞으로 몇번이나 이곳을 더 넘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여름에 산 정상에서 눈에 미끄러져 여행밴이 빠졌던 근처로 넘어가서 평야로 접어들기로 했다. 






이제 엄청난 추위가 닥쳐올 시기인데 들녘의 검은소떼는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올해가 가고 봄이 되면 들판에 보이는 검은소 가운데 몇마리가 숨을 쉬게될지 알 수 없으나 체격이 큰녀석부터 소 운반용 트레일러에 몸을 싣고 요단강을 건너가야 한다. 






9월 폭풍에 시달리고 추위에 떨어야 했던 그랜드 메사 왼쪽 끝 정상이 눈앞에 보이고 잠시 추억에 잠기던 시간이다. 






그랜드 메사를 지나는데 아래는 사막이고 위편은 푸른 수풀이 우거진 매우 특이한 지형이다. 






다시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오전에 솔트레이크 공항에 도착하였으며 뉴욕서 오는 일행을 마중하고 남쪽으로 가기 전에 솔트레이크 "소금 호수"를 가기로 했으며 뜨거운 여름부터 생산한 소금이 산을 이루고 있고 화물열차가 곳곳에 소금을 운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대륙의 중앙 육지에 있는 호수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특이한 곳이며 세계에서 첫번 째 혹은 두번 째 큰 규모의 소금호수다.  






이리저리 호수에 들어갈 길을 찾다가 적합한 곳으로 들어가서 약 1km 갯벌을 걸어서 물가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픽업하여 동행하게 된 뉴욕에서 온 두명의 여배우 소피아와 이사벨이며 기장이 긴 이사벨이 동생이고 흰색 모자는 소피아 아가씨다. 하루 뒤 부터 곳곳을 다니며 화보와 영화를 찍기로 했으며 오늘은 Moab 마을에 도착하기로 했다. 






저곳에서 갯벌을 걸어 이곳까지 왔는데 소금이 깔린 바닥은 무르기도 하고 조금 굳어있기도 했으며 물을 입에 대니 배추를 절이는 소금물보다 더욱 짠맛이었다.







             이제 남쪽으로 떠날 시간...






시골길을 지나는데 들판에약 칠십마리 정도 되는 야생의 사슴떼가 태연하게 풀을 뜯고 있어서 멈추었다. 

철조망 안에 있어서 농장에서 사육하는 사슴으로 알았다는 소피아와 이사벨...






하루가 지났으며 모아브 마을에서 캐년 랜드에 도착하였는데 안내센터 옆 간이화장실이 특이했다. 왼편의 높은 것은 일반인용 변기이며 오른편 낮은 것은 아마도 땅에 수십개 흙구덩이를 파고 수십명이 마주보고 떠드는 만리장성식 화장실에 익숙한 중국인을 위한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 개방된 후 다큐멘타리에서 관광지 만리장성 곳곳에 마련된 화장실을 보니 지붕도 없이 가슴 높이로 담장을 만들고 그 안에 약 50 여개 구덩이를줄지어 판 곳이 중국식 변소였으며 크로마뇽인들이 모여 앉아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히히덕 거리는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보고 놀랐었다. 


현대식 변기에 익숙하지 않은 민족은 그들이 아니면 누가 있을 것이며 미국의 모든 관광지에서 가래침을 마구 뱉어대고 시끄럽게 떠드는 유일한 민족이 그들이다. 한명만 들어가는 곳이지만 그들이 사용하라고 각기 다른 두개를 만들어 놓아 중국인이 편리하도록 배려한 미국인의 친절한 심성을 보았다.






            캐년랜드 전망대에서 곳곳을 살피던 시간...






피크닉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절벽 위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뉴욕에서 만들어 온 반찬과 한국에서 온 포장된 즉석 된장찌게를 끓여서 먹었다. 된장찌개는 처음 먹어보는 것이지만 필요할 것 같아서 달라스에서 구입하여 아이스박스에 담아 이곳까지 온 것이다.







이들 자매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편에 하고 밝은 색 옷은 이사벨 아가씨이며 짙은 색 옷은 소피아 아가씨다. 






소피아는 두달 전 옐로우스톤에서 만났던 뉴욕서 온 등반대원 중 한명이고 이후 영국여행을 다녀왔으며 블로그에 소개 된  '브라이스 캐년 ' 여행기록을 보고 유타주 여행을 하고싶다고 하여 이번에 솔트레이크 공항에 오게 되었다. 






억만년 세월에 콜로라도 강과 그린강 물줄기에 의해 깎인 캐년랜드의 장엄한 모습이다. 엊그제 그린강 상류에서 목욕을 하려는데 물이 차서 머리를 감고 대충 몸을 씻었으며 추위 때문에 기침을 자주하였다.








미국에서는 만고풍상을 겪으며 형성된 계곡을 자세히 보려면 이곳으로 와야 하는데 그랜드 캐년은 이곳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 수 없다. 이곳은 내륙이고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이어서 캘리포니아와 라스베가스 인근의 그랜드 캐년에 비해 지명도가 낮지만 실물로는 이곳이 여배우 김지미면 그랜드 캐년은 백금녀 정도로 비교할 수 있겠다.  







이사벨 아가씨는 몇년 전 이곳에 단체로 관광을 온 적이 있는데 자세히 볼 수 없었고 시간에 쫓기어 대충 지나쳤다고 하며 소피아는 처음 온 곳으로 지구의 모든 대륙으로 등반을 다니는 여인이어서 이야기 중에 이곳에 오게된 것이다. 





이들 자매는 남미와 아프리카 유럽 히말라야 등 곳곳을 다니는데 이번에 이렇게 자세히 볼 기회가 생겨서 행복해 하였다. 





이곳 캐년랜드에는 이미 세번을 다녀갔으나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아서 자세히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계곡의 저지대에 보이는 물줄기가 그린강이며 이곳은 콜로라도 강과 그린강이 각기 모여들고 콜로라도 강에 합류해서 그랜드 캐년으로 흘러간다. 






뷰티풀을 연발하며 셔터를 눌러대는 소피아는 겁이 없어서 추락하면 중상은 불가능하고 즉시 하나님을 만나러 가야하는 절벽에 서있기를 좋아하였다. 






대륙을 넘나들며 하이킹을 하는 이사벨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절벽에는 가까이 하지 않아 웃음이 났다. 내년 여름에는 언니를 따라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간다고 하는데 히말라야 트레일에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나도 처음 가는 곳에 있는 트레일을 따라 등반을 하기로 하고 바위산을 오르고 내리던 시간...






유타주의 명산 트레일을 이번에 매우 자세히 오르기로 했는데 험한길도 빠른 속도로 멈추지 않고 다닌다. 

얼마 전에는 콜로라도 록키산맥 4'000 미터가 넘는 산을 새벽에 출발하여 등반한 이사벨이 앞장을 섰다. 






대륙을 다니며 등산을 하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멈추지 않는 아가씨들이며 전문 등반인이 아닌 자동차 탐사여행가인 나는 힘들어 이들의 뒤를 따랐다. 운동으로 다져진 기초체력이 있어서 두세번 고생하면 곧 체력이 붙으니 염려할 것 없지만 첫날은 무척 힘들었다. 지난 번 대륙 여행 이후 집에서 뒹굴고 킹사우나를 오가며 게으름을 피웠더니 체력이 붙지 않아서 힘이 들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첫날부터 입술이 터지고 숨은 차오르지만 두세번 오르면 체력은 금새 해결된다. 







미국에 온지 거의 사십여년이 된 사람이어서 사생활을 중요시 하고 각 나라로 여행을 다니는 자매들이다. 






         히말라야에 비하면 매우 순탄하고 낮은 곳이지만 아름답기로는 뒤쳐질 일이 없는 캐년랜드 트레일...






첫날의 등반을 모두 마치고 아쉬움에 다시 그랜드 뷰에 왔으며 지난 번 캐년 랜드 남쪽 입구에 있는 별도의 캐년 랜드를 답사하였고 정문으로는 이번이 세번 째 방문으로 더 돌아볼 곳이라고는 저 아래 계곡으로 이어진 비포장 길을 4 X 4 자동차로 다닐 일만 남았다. 때가 되면 구입하게 될 험지용 자동차로 다녀야 할 것이고 오늘은 훗날의 기약을 남기고 모압 시내로 떠나기로 했다. 




하늘거리는 연약한 여인의 체격이지만 험지를 걷는 귀재들이어서 놀랐으며 지난 번 단체로 왔던 원정 등반대는 동부지역 애팔라치안 산맥이 주 무대지만 이들은 히말라야와 알래스카 하와이 남미 곳곳을 다니는 베테랑 산악인이다. 


대륙을 다니는 자동차 여행자로서 지나고 또 지나면서 반복적으로 다시 찾아오는데 매번 다시 와야할 이유를 남겨두고 다니는 습성이 있어서 다시 찾아와도 늘 새로운 곳을 갈 수 있다. 이번이 네번 째 방문하는 캐년랜드는 억만년 세월을 지나면서 형성 된 곳이라서 네번의 방문으로 모두 보았다고 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여러번 더 와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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