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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긴 뭐하러가? 유타주로 보낸 스위스 커플.

요즘은 하루에 한 곳씩 트레일을 다니며 상태를 살피며 다니는 때다. 매니 글래시어는 이미 몇번 다녀서 오늘은 로간 패스 안내센터 뒤편의 히든 레이크 트레일을 가기로 했는데 이곳은 두달 전 눈사태로 스키를 타던 사람이 많았던 곳이며 지금은 쌓인 눈이 모두 녹아서 트레일이 훤히 드러났고 푸른 툰드라 지대가 녹색으로 다가왔다.




위로 천천히 걸어서 오르는데 스위스에서 온 청춘남녀가 히든 레이크 (숨겨진 호수)에 곰이 많다고 해서 최류 스프레이를 샀는데 작동법을 모른다며 알려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판매할 때 묶여있는 플라스틱 줄을 잘라주었고 안전핀을 뽑는 방법과 달려드는 곰에게 좌우로 살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여성에게는 나의 것을 빼서 사용법을 설명해 주었으며 숙달되도록 여러번 조작해 보도록 하였다.




곰 스프레이는 캡사이신이 원료이며 회색곰이 나타나면 오륙미터 근접한 거리에서 얼굴을 향해 바로 직사로 살포해야 하는데 직격으로 맞으면 너무 매워서 곰이 도망치지만 방법을 모르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수 뿐이 없다.


여러번 손잡이를 잡고 뽑아서 바로 대응하도록 숙달을 시켰으며 여행자들은 나의 복장을 보고 레인저로 착각해서 이런 해프닝이 자주 발생한다. 알프스가 아름답다는 스위스에서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물으니 이곳은 알프스 산맥과 전혀 다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휴가를 내어 왔다는 것이다. 


참고 : 곰 스프레이 가격은 39 달러 ~ 52 달러이며 비행기 여행자는 가지고 탈 수 없어서 남을 주든지 버려야 한다.




출발해서 1' 5 마일 지점까지만 가도 그 너머로 가면 안된다는 경고표지가 곳곳에 붙어있는데 요즘 회색곰이 대량 출몰하는 지점에는 모두 경고 표지를 붙여놓았다.




글래시어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경관도 좋아서 방문객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이 이곳 트레일이다.




이들은 대물 렌즈로 갈아끼우면서 기다리더니 여행에 관해 알려달라며 자신들의 현 상황과 앞으로 가야할 곳을 말하는데 이곳서 이틀 지내고 이후 캐나다 록키산맥으로 가서 밴프와 재스퍼에서 지내고 다시 미국으로 와서 옐로우스톤에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국에 열흘 휴가로 처음 오는 여행자가 시간적으로 손해가 너무 많고 미국의 명소를 모르니 이곳 저곳 영양가 없는 스케줄로 해놓았기에 그들이 이곳을 포함해서 열흘동안 다양하게 갈 수 있는 곳을 설명해 주었으며 아예 스케줄을 변경해주었다.


다양한 관광지를 설명해주면서 이곳을 떠나서 옐로우스톤에서 1박 2일, 그리고 별볼일 없는 테톤 국립공원은 그대로 지나쳐서 곧장 유타 주로 가서 다섯개 국립공원을 답사하고 그랜드 캐년까지 가서 이후에 렌트카 반납하고 스위스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영양가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둘이 잠시 의논하더니 캐나다 방문은 포기하고 유타로 가기로 결정하였으며 유타 주에서도 순서대로 가도록 그들의 전화기에 입력해주었고 그들은 너무 기뻐하며 가벼운 걸음으로 떠났는데 여성에게 너는 브라이스 캐년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한 것이 이들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돌리게 되었다.





그들이 가는 곳은 인파가 많은 곳이라서 헤어져 아무도 가지 않는 레이놀드 마운틴으로 떠났다.




이곳은 곰이 출몰한다고 해서 요즘 하이커 발길이 끊어지 곳인데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먼 곳 능선을 보니 물체가 오락가락하여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곰처럼 어슬렁 거리는 모습이기에 뒤로 빠져나왔는데 나중에 사진을 판독해보니 곰이 아니라 사람이어서 황당했던 날이다.





숲이 많고 인적이 완전히 끊긴 곳이라서 인근에 또 다른 회색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후퇴를 했으니 ...




출발한 곳으로 나갔는데 젊은 아이가 파커를 뒤집어 쓰고 올라오고 있기에 곰이 출몰한 것 같으니 나가자고 일러주는데 이 아이는 모험심이 많아서 다시 안으로 들어가자고 조르는 것이다.





두 사람이면 사주경계에 용이하고 만약의 경우 곰과 한판 붙어도 덜 위험할 수 있어서 의기가 투합되어 다시 트레일로 들어갔다. 길은 부서진 바위가 깔린 거친 길이지만 풍경이 아름답고 처음 걷는 곳이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숲속을 경계하며 들어간 곳에는 흰눈이 가득했고 저편을 넘어가는 길은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서 자칫하면 추락의 위험이 있어 여기서 되돌아 나가기로 했다.




숲속에 곰이 있는지 샅샅이 훑어 살피고 안전한 때에 나가기로 했다.




아이의 이름은 "리노" 이며 이제 스무살인데 모험심이 많고 용감해서 다행이었다. 사진에 취미가 많은 아이라서 2천 달러 카메라를 갖고 있으며 렌즈는 별도로 천달러에 구입한 아이다





주변을 살피며 풍경을 감상하는데 글래시어 국립공원에 처음 온 아이라서 눈길 닿는 모든 곳이 신기하고 놀랍다는 말을 그치지 않았다.





삼각대를 세워 다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안내센터 방향으로 떠나기로 했다.






클레멘트 마운틴에는 큰 눈이 쌓였으며 저편으로 해서 오늘은 나의 숙소로 같이 가기로 했다.





앞장서 걷는데 녀석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에 돌아보니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고 이정도면 운이 좋은 편이었다.




우리가 되돌아 나온 곳으로 여섯명 하이커가 들어가면서 곰이 있냐는 물음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줄지어 걸어 들어갔다. 일단 인원이 많으면 곰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해서 위험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이제는 숲을 빠져나와서 안심이었고 산천경계를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던 시간이다.




이런 툰드라 지대는 시야가 확보되어 짐승이 나타나도 안전거리가 유지되지만 숲속은 상황이 다르다.




숨겨진 호수에 가보지 않았다 해서 그곳을 다녀와 나의 캠프로 오라고 일러주고 길을 내려갔다.




내리막이라서 발걸음 가볍게 산을 내려갔다.





원체 많은 사람이 다니는 트레일이라서 나무판자로 길을 만들었는데 툰트라 지대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산불로 인해서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복잡하지 않아서 좋고 다른 트레일도 한가하여 넉넉하게 다닐 수 있는 시기다.




숨겨진 호수 길 저편으로 곰이 출몰하니 그 이상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다.




로간 패스 여행 안내센터...




훌로리다를 출발해서 알래스카 까지 가는 여행객...




Lunch Trail 이곳에는 산양이 많은 곳이라 며칠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산비탈 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염소를 살펴보던 시간...




Babb 삼거리에 있는 교회 주차장은 나의 캠프이며 이곳만 인터넷 연결이 되는 곳이라서 자리를 잡았다.




날이 저무는 때에 리노가 왔는데 이 아이는 하와이에 거주하며 매릴랜드주에서 1998년형 닷지 밴을 2'000 달러에 구입해서 여러곳 고치고 나무로 침대를 짜서 맞추어 여행밴으로 만들어 연말까지 여행하고 하와이로 되돌아 간다고 했다.


내게는 마오이 족이라고 했는데 친해지니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고 원래 태생은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카스카르" 이며 부모형제가 누군지도 모른채 8살까지 살았고 이후 하와이로 입양되어 홀어머니 슬하에서 지금까지 성장하고 처음 대륙으로 와서 여행하는 아이였다.


곳곳을 다니며 일해서 돈을 모으고 다시 여행을 하는 아이였는데 스무살 나이에 참으로 대견하였으며 어젯밤에 이곳에 처음 도착해서 어디서 자야할지 몰라서 Rising Sun 주차장에서 자다가 순찰 레인저에게 검문을 당하고 600 달러 벌금 티켓을 받았다며 의기소침해 하였다.


원래 국립공원 구역에서 허가증 없이 밤을 지새는 것은 불법이며 오후 열시 이전에 국립공원 밖으로 나가야 한다. 순찰 레인저는 리노가 법규를 몰라서 그런 것에 600 달러 티켓을 부과한 것은 도가 지나쳤고 그래서 이 아이에게 내가 머무는 이곳 언덕에 있는 교회 주차장으로 오라고 한 것이다.


여기는 캐나다 국경과 불과 30분 거리여서 국경순찰대가 순찰하고 불시에 검문을 하지만 국경순찰대 그들이 시비할 이유도 없고 국립공원 밖이라서 관리국 레인저와 상관이 없는 곳이다. 





밥과 김치찌개를 해서 나의 여행밴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원체 식성이 좋은 아이라서 매운 찌개도 잘 먹었다. 

그의 말이 하와이에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엄청 많아서 그들의 음식을 자주 먹었기 때문에 김치찌개에 익숙하다며 웃는다.


앞으로 어디로 가겠냐는 물음에 캐나다 록키산맥을 거쳐서 알래스카까지 가서 다시 내려오겠다기에 캐나다의 자세한 정보를 일러주었고 이후 유타 주와 캘리포니아 주 등 거치면 하와이로 돌아간다고 해서 서부지역 여행지를 자세히 소개해 주었다.


스무살 아이가 붙임성이 좋고 명랑하고 정직하고 용감해서 이곳에 있을 동안은 같이 다니기로 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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