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예약해 놓은 Mt. Carmel Jct. 마을의 모텔에 도착하고 저녁에 밖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고 아침 일찍 자이언 캐년으로 떠났다. 늦게 도착하면 주차장이 어수선하고 차례를 기다리느라 시간 허비가 많아서 일찍 떠나게 되었다.
계곡의 시냇물을 왕복 4 마일 가량 걸으려고 모두에게 반바지를 입도록 했으며 캐납 마을 스토어에서 물에서 신는 샌들을 준비한 멤버도 있었다.
터널을 지나면서 드디어 자이언 캐년에 진입하였고 일행 모두는 지나온 바위산의 위세에 감탄하는 시간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곳은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바뀐다고 일러주었다.
하나의 덩어리로 된 바위산이 줄지어 있으며 그새 브라이스 캐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느낌이 이곳에 와서 또 바뀌어 이곳이 절경 가운데 절경이라는 찬사가 들려온다.
곳곳의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차를 멈추어 일행의 갈증을 해결하면서 ...
셔틀버스에 올라서 오늘의 목적지 계곡의 강으로 떠났다.
일단 진입하면서 압도적인 모습의 바위산 위세에 놀란 일행이었고 들뜬 마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간밤에 퍼뭇던 비로 인해서 강물이 위험수위를 넘어 출입이 금지되고 말았다.
평소에 비해 약 4배 가량의 수량으로 불어나 있었고 금지 표지가 곳곳에 있었으나 입구까지 1마일 거리를 하이킹 삼아 가보기로 했다.
강가에 만들어진 트레일을 따라 걷는 것도 좋은 곳인데...
강가 바위에서는 아쉬움에 계곡의 절벽을 향해 사진을 찍는 사람도 보였으며...
계곡으로 가는 출발지 이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했으나 규정을 준수하여 그 누구도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이언 캐년의 백미인 이곳이라서 불가능한줄 알면서도 방문한 사람들이 기념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고...
예전에 패키지로 왔을 때 이런 곳은 와보지도 못했고 버스로 입구에서 출구로 가는 일반적인 길을 지나치면서 마이크로 어쩌고 저쩌고 말만 하면서 지나쳤다며 웃는다.
저편에 숨겨진 계곡의 강물로 가야했지만 일진이 순탄치 않아서 이번에는 기회를 놓쳤고 바로 천사가 내려 앉았다는 엔젤스 랜딩으로 떠나기로 했다.
여기는 물이 넓게 퍼지는 곳이라서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계곡 안으로는 폭이 좁아서 물살이 세고 깊어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호기를 부리고 떠났다가는 언제 퍼붓는 물살에 떠내려가 용궁을 방문하게 될지 모른다.
원래는 이틀을 있으면서 하루는 천사가 내려 앉은 곳과 계곡의 강물을 걷고 또 다른 트레일을 가기로 한 것인데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렌즈로 보니 먼 곳 정상에는 쇠사슬을 붙들고 올라간 사람들이 이미 여럿이었다.
어마 어마한 절벽위가 오늘의 목적지다.
다람쥐가 방문객들에게 재롱을 부리며 먹을 것을 달리고 하지만 주어서는 안되고 벌금 100 달러를 부과받는다.
저곳 엔젤스 랜딩 봉우리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편도 약 2 시간 걸리고 천천히 걷거나 쇠사슬 트레일에 사람이 많으면 세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이다.
까마득한 절벽길을 걸어 오르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였고...
계곡 트레일이 금지되어 이곳으로 몰려온 인파가 많다.
위에서 공사를 하려고 아래서 돌을 버켓에 담고 궤도차로 오르고 있는 건설맨이 오란한 기계음을 내며 올라오고 있다.
지그재그로 된 수직 절벽길을 오르는 대원들...
계곡에서 쏟아지는 물의 속도를 줄리려고 첨첨하게 계단식 방어벽을 쌓고 있는 건설맨들...
절벽길의 연속인 이곳...
아래는 계곡에서 흘러나온 강물이 넓게 퍼져 흐르고 삼각형 버스 정류장이 아련히 보인다.
이곳에 도착하니 이미 다녀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쇠사슬을 붙들고 곡예하듯이 오르고 내린다.
다녀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일행이 오르는데 교통체증이 심해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
쇠사슬이 한가닥이어서 오르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양보하면서 조심스레 지나는 모습...
일행이 오르는 것을 보고 모아놓은 배낭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오르기 어려워 오래 지체하는 대원들...
반대편 한가로운 절벽산으로 간 사람들이 많았고...
배낭을 벗어놓은 여인이 이미 꽤 많이 올라갔다.
아래에는 음식을 먹으며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린아이가 걷기도 잘하고 겁없이 정상에 오르고 내려오는 모습도 보였다.
일행은 중도에 다시 내려와 점심을 먹고 오르기로 했으며 국물의 민족 답게 산위에서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서구인들처럼 음식은 간편하게 샌드위치 정도로 하면 편리할텐데 국물과 반찬이 있어야 하는 한국인 식성이라서 고쳐지지 않는다.
우리 조상님들은 농경사회에서 살았기 때문에 밥을짓고 국을 끓여서 각종 장과 저장식품으로 된 반찬을 곁들여 먹는 세게 유일의 민족이며 그런 생활풍습이 거추장스러워 남을 침략해보지도 못하고 침략만 당하고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남을 침략하려고 해도 가마솥은 기본이 될것이고 각종 반찬과 된장도 간장독 김치독을 운반해야 하며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끓이고 우려내는 국이 필수음식이라서 우리 조상은 남을 침략할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살았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산을 오를 때는 빵과 치즈와 햄을 지참하고 간략히 먹으면 속전속결을 할 수 있고 편리할텐데도 전래되어 온 음식문화로 인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우리 일행처럼 버너로 끓이는 사람은 십리 안에 보이지 않았다.
수백미터 수직절벽이 틈새로 보이는데 난간을 만들어 놓지 않은 이곳...
중심을 잃으면 바로 황천길이지만 바위 끄트머리에 서서 기념촬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름 짓기를 천사가 내려온 곳이지만 천사의 존재도 없이 사람이 지어낸 특이한 이름에 불과한 곳에 기를 쓰고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행은 다시 출발하였고 너무 번잡스러운 곳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넓은 바위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뭇꾼과 선녀의 전설은 필사가 지어낸 것처럼 천사가 내려와서 앉았다는 이곳도 소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만 원체 유명한 등산로라서 세계 각지의 여행객이 끝없이 밀려드는 곳이고 미국인 보다는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더 많다.
아시아 사람으로는 산을 오르는데 한국인을 당할 민족은 없고 이곳에서 국물과 함께 막간을 이용해서 술을 마시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