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바꾸는 비용’까지 적는 법
S10 12화 마지막 장부 — ‘안 바꾸는 비용’까지 적는 법
회의 테이블 위에
A안과 B안을 놓는다.
도입비, 운영비.
옆 칸에 하나를 더 둔다.
‘안 바꾸는 비용.’
마지막 장부의 뜻은 단순하다.
바꾸는 값과 바꾸지 않을 때의 값을
같은 페이지에 올려 놓는 것.
첫째, 무엇을 적을지(범주)
- [시간] 승인 지연, 공사 중단, 재작업으로 잃은 날짜
- [건강] 나쁜 공기·소음·폭염/폭우로 늘어난 진료·결근
- [환경] 침수·유실·폐기물 처리
- [신뢰] 늦은 안내로 생긴 민원·소송, 낮아진 응찰가
- [금융] 지연으로 늘어난 이자·스프레드, 보험료 가산
- [시장] 납품·수출 지연 페널티, 잃은 주문
- [이동·돌봄] 통행 차단·시설 이전이 만든 추가 이동·돌봄 부담
둘째, 어떻게 계산할지(범주별 간단식)
- [시간] 하루 지연 × 업종별 손실계수(L)
- [건강] ‘나쁨’ 등급 일수 × 1인당 의료·결근 추정치
- [환경] 침수면적 × 구간별 복구단가(주택/상가/도로)
- [신뢰] 민원·소송 건수 × 평균 처리비 + 다음 입찰가 하락분
- [금융] 평균금리 차이(bp) × 차입잔액 × 기간
- [시장] 계약 페널티율 × 지연 물량
- [이동·돌봄] 통행 차단시간 × 이용자 수 × 대체 이동비·돌봄비
셋째, 어디에 붙일지
- 본표 3열 고정: A안(전환) / B안(유지) / [미전환 비용] 합계
- 하위 행은 범주별 세부 항목(시간·건강·환경…)으로 나열
- 20억 이상 공공사업(도시·에너지·디지털)에 우선 적용
넷째, 누가 적을지(역할↔범주의 매핑)
- 현장(공사·운영): [시간][이동] 지연·우회·중단 일지(일일)
- 보건·환경 부서: [건강][환경] ‘나쁜 날’·소음·침수 시간(월)
- 회계·재무: [금융][시장][신뢰] 금리·스프레드·페널티·응찰가(분기)
- 시민 검토단: 모든 범주 공개본의 이의·보완 제안(분기)
다섯째, 어떻게 보여줄지(표시 순서·형식)
- 표시 순서: [시간]→[건강]→[환경]→[이동·돌봄]→[시장]→[신뢰]→[금융]
(약한 집단·가까운 곳에서 먼저 체감되는 항목을 위로)
- 한 장 요약: A/B 총합, 차이 큰 범주 3줄, 결정 문장 1줄
- 디지털: 범주 접기/펼치기, 계산 근거·변경 이력 링크
작은 예(배수관, 단위: 억 원, 범주 표시)
- A안(교체): 초기 120 + 연 40(관리) = 5년 320
- B안(유지): 연 30(관리) + 연 33
— [환경] 침수 복구 20 + [건강] 진료·결근 8 + [신뢰/시장] 민원·영업손실 5 = 5년 315
총액은 비슷하다.
하지만 B안의 33은 장마철마다 같은 골목, 같은 가구에 반복된다.
“누가, 어디서, 얼마나 자주 내는가”를 보면 순서가 선다.
같은 곳에서 더 비싸면,
실용적 법치주의로 바꾸는 쪽을 택한다.
여섯째, 일정과 공개(범주별 주기)
- [시간][이동] 주간 요약, 분기 결산 반영
- [건강][환경] 월간 집계, 분기 보정
- [시장][신뢰][금융] 분기 집계·공개, 연말 리뷰
- 모든 범주: 분기 결산(실제값·오차·보정), 연말 “TOP3/남은 빈 칸” 발표
일곱째, 말로도 남기기(범주 연결 문장)
- “이번 공사: [이동] 통행 10분 단축, [환경] 장마철 침수 0건 목표, [건강] 나쁜 공기 20일 감소.”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은
결정의 부담을 덜어 준다.
정리하면,
1. 범주를 정하고, 계산을 붙이고, 같은 표에 올린다.
2. 총액만 보지 말고 “누가 반복해서 내는가”를 함께 본다.
우리의 법과 규칙은
집단을 바른 길, 옳은 길로 이끌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법에 끌려가는 국민이 아니라,
법이 국민을 보호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합의를 이룰 때
우리가 나아갈 다음 발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다음 편 예고
— ‘세계 구조를 읽어보자’의 향후 연재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