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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Sep 21. 2020

헬 조선

불행한 이북사람들


정약용은 조선의 인재 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선 양반이어야 한다. 그중에서 서북 삼도 사람들과 절반의 호남을 제외하고 나면 경기, 영남, 호남의 반에서 인재를 선발한다고 했다. 당시에 조선의 권력을 가진 양반은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했다. 


서북 삼도는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를 말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중앙 관직에 진출한 인물이 거의 없다. 시조 이성계가 이지방 사람들을 등용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평안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개국공신 조준이 유일 한 높은 중앙 관직(영의정)에 진출 한 평안도 사람이다. 조선 후기에는 평양이 서울 다음으로 많은 과거시험 합격자를 내었으나 차별 때문에 중앙 관직에 임명되지 않았다. 1811년 순조 시절에 일어난 홍경래의 난도 평안도 차별에서 비롯된 반란이었다.


평양은 조선에서 청나라로 가는 관문이었고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들어올 때 쉬어 가는 곳이었다. 자연히 문물교류가 조선 어느 도시보다도 활발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이 지방 사람들은 세상문물에 밝았다. 

반면에 사대부(관료 영반)가 다른 지방보다 적었던 관계로 유교적인 문화가 비교적 깊이 뿌리내리지 않았다. 따라서 새로운 문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평양의 지리적인 위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했기 때문에 대륙과의 전쟁 때 많은 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었다. 임진왜란 때 평양 전투는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싸움이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한국전쟁 때 한반도 어느 도시보다도 극심한 피해를 보았다. 한국전쟁 때 미공군의 융단폭격은 평양에 한 채의 건물도 남기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의 북한은 남한보다 훨씬 발달했다. 북한은 남한보다 지하자원이 풍부했다. 일제는 중국과 전쟁을 하고 있어서 북한에 많은 공장을 건설했다. 발전소, 비료공장, 군수물자 생산을 북한에서 했다. 만주와 북한이 하나의 공동 경제지역이었다. 일제는 만주와 북한, 남한, 일본 본토의 3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청나라를 통해서 북쪽에 들어온 그리스도교는 남한보다 비교적 쉽게 전파되었다. 유교 사상이 깊이 뿌리 박히지 않았고 주민들이 차별대우에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선교사들은 신문물을 기르치는 학교를 다른지역보다 먼저 많이 세웠다. 남쪽보다 빨리 근대화가 진행되었다. 


일찍 깨어난 주민들은 일제가 물러나고 새 나라에서는 차별받지 않고 살기를 원했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했다. 안중근, 안창호, 김구, 이승만, 조만식 등등 거물급 독립운동가들은 이북 출신이 많았다. 김구의 아버지와 김구 자신이 양반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아마 그들의 꿈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자마자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소련군과 공산주의였다. 열심히 아껴서 돈을 모아 산 토지와 사업해서 모은 재산을 국가가 몰수 해 가 버렸다. 부자 즉 브로 조아 계급은 모두 죄인이었다. 그리스도 교인들도 모두 죄인이었다. 재산은 둘째치고 목숨을 부지하려면 남쪽으로 정든 고향을 버리고 도망 나와야 했다. 공산주의자는 그들의 철천지 원수였다. 생활력이 강한 그들은 남한에서 고생 끝에 자리를 잡고 비교적 잘 살았다. 


조선시대부터 차별받았던 이북은 공산치하에서 시달리더니 이젠 김 씨 왕정에 착취당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일반 백성들이 왕족과 양반에게 착취당했던 것과 같이 북한 사람들은 김 씨 척족과 공산당원들에게 착취당하고 있다. 마치 조선시대의 연속을 보는 것 같다. 북한이란 말은 남한에서 만 쓰는 말이다. 이북사람들은 북조선-남조선이라고 하지 남한-북한 하지 않는다. 휴전선 이북에 있는 나라는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다. 그러나 이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도 아니고 인민이 주권을 가지고 있는 공화국도 아니다. 김일성 가족이 세속 하는 왕국이다. 한반도의 반은 이씨조선의 전통을 이어받은 김씨조선이다. 남쪽에는 대한민국이 북쪽에는 김씨조선이 존재한다. 이북 피난민들이 대한민국이라도 없었다면 김씨조선에서 어떻게 살 수 있었을 까? 생각해 보면 치가 떨리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김씨조선에서 시달리는 동포들을 하루빨리 해방시켜 주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고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헬조선은 김씨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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