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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한국은 왜 유일한 분단국가일까?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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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Jul 18. 2020

일제강점기와 해방정국

03. 북벌, 일본의 만주점령, 윤봉길과 홍커우 공원 사건

1920년대 중국 천하는 우파가 통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들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한반도를 발판으로 일본은 대륙 정복의 찻 단계로 만주를 손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은 한인들이 일본 사람들 과 협조하여 자기나라를 침략 한다고 믿었다. 윤봉길은 이 오해를 풀어 주었다.

북벌과 상하이 학살 사건

1920년대 중국에는 남쪽에 광저우(캔톤 혹은 광주) 정부, 북쪽에 베양(베이징) 정부가 있었으나, 이들은 중앙정부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했다. 중국은 여러 지방을 군벌들이 각각 지배하는 혼란한 시기였다. 쑨원은 공산당을 국민당으로 흡수하고 레닌의 원조를 받아 북쪽 군벌을 토벌(북벌) 하려고 하던 중 신병으로 1925년에 사망했다. 쑨원을 승계한 장카이색이 북벌을 단행했다. 군벌들의 횡포와 학정에 시달리던 중국사람들은 혁명군(국민당군)을 대 환영했다. 정보를 제공하고 목마른 병사들에게 물을 떠다 주고 식량과 음식물을 제공했다. 북벌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국민당 안에서 좌파의 반란이 일어났다.

장카이색은 우한을 점령하고 난징을 공격하고 있었다. 국민당 내의 좌파였던 왕징웨이는 이틈을 타서 광저우 정부를 우한으로 옮겼다. 그리고 코민테른이 파견한 쏘비에트 군사고문단과 함께 장카이 색을 체포하려는 음모를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카이색은 공산당을 토벌할 결심을 하게 된다.

머우쩨뚱(모택동)과 같이 중공을 대표하는 인물 이었던 저우엔 라이는 상하이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총파업을 유도하여 사실상 상하이를 점령하고 국민당군이 들어오면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27년 4월 12일, 장카이 색은 상하이 조폭 집단을 동원하여 우파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노동자들을 무차별 사살하게 했다. 약 만 명이 죽었다. 이를 상하이 학살 사건이라고 한다. 이후 저우엔 라이를 비롯한 중국 공산주의자들은 농촌 지방으로 숨어 들어갔다. 레닌과 국제공산당(코민테른)이 도시의 노동자를 중심으로 공산주의 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 데 중국 공산당은 유일하게 농민 중심의 공산주의 혁명의 길을 택했다. 머우제퉁은 지앙지 주에 둥지를 트고 중국 쏘비에트라는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했다. 1928년 6월에 장카이색은 북벌을 완수하고 쑨원의 묘 앞에서 이를 신고 했다. 베양정부는 없어졌으나 국민당 정부의 전국 장악력은 완전하지 못했다. 지앙지 주의 중국 공산당은 장카이 색 군대의 집요한 추격에 못 이겨 결국 지앙지를 탈출하여 일 년 여의 대장정(long martch)을 마치고 북쪽 안시성 예난에서 명맥을 유지했다(1934-1935). 출발할 때 10만 대군이 겨우 8000명이 되었다.

만보산 사건과 일본의 만주 점령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여 만주 철도 부설권과 요동반도의 포트 아터 항의 조차권을 가지게 되었다. 철도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철도 근처에 관동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조선을 강점한 후에 일본은 쌀농사에 익숙한 한국 농민들의 만주 이주를 장려했다. 만주에 쌀농사를 지어 관동군에게 군량미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장천에서 약 18마일 북쪽에 완파오쌴(만보산)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1931년 7월, 한인 농부들은 이곳에 땅을 빌려서 쌀농사를 지을 려고 논을 개간하기 시작했다. 인근 이퉁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수로를 파야 했다. 수로는 몇 키로나 되었고 중국인 소유의 땅을 지나갔다. 중국인들은 무단으로 자신들이 소유한 땅을 침법 했다고 관청에 신고했다. 한편 한인들은 일본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 했다. 양측이 만나서 대화로 해결할 참이었다. 그러나 화가 난 중국인들이 농기구를 들고 한인들을 공격했다. 다치거나 죽은 한인들은 없었다. 일본 영사관 경찰이 동원되어 발포까지 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 일본 정부는 이 사건으로 중국인들이 많은 한인들을 죽이고 다치게 했다고 조선 신문기자들에게 알려 주었다. 과장된 사실이 그대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보도되었다. 조선인들은 비분강개하여 대도시 차이나 타운을 파괴하고 화교들을 공격했다. 많은 화교들이 죽고 다쳤고 그들의 음식점과 상점들이 잿더미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은 크게 분개하여 중국에서 사는 한인들을 공격했다. 만주의 질린에서는 중국인들 손에 무려 만 명의 한인이 죽었다고 한다. 심지어 한인들 집에 들이닥쳐서 도둑질까지 했다.

만주에 사는 한인들은 명목 상으로는 일본 시민이었다. 일본은 자국의 시민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많은 군대를 조선에서 만주로 이동시켰다. 만주를 점령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위함이었다. 1931년 9월 18일, 선양(묵덴) 근처의 철도에서 다이나 마이트가 터졌다. 폭발은 철도에서 상당히 떨어 진곳에서 일어났다. 폭발 직후에 기차가 안전하게 지나갔다. 일본이 일부러 만든 사건이 었다. 일본은 국민당군이 철도를 파괴했다고 꼬투리를 잡아 만주를 침략했다. 만주사변의 시작이었다.

만주는 봉천 파 군벌 장쭤린이 지배하고 있었다. 일본은 그를 보호했고 그는 일본의 지지로 권력을 유지했다. 장카이석이 북벌을 하는 동안에 장쭤린이 밀리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그에게 퇴각하면 보호해주겠다고 약속 했으나 만주에 주둔하고 있는 일부 관동군 참모들이 자국 정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를 암살했다. 이후 봉천 파 군벌과 일본 정부의 밀월 관계는 종결되었고 그의 아들 장 쉐량은 장카이색 휘하로 들 어 갔다. 일본이 전면적인 침략을 감행 하자 장 쉐량은 싸우려고 했으나 장카이석이 못하게 했다. 장카이 색은 공산주의 토벌이 끝난 후에 일본과 싸우겠다는 정책을 고수했다. 자신의 병력이 약화되어 공산당에게 패배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장쉐량의 병력은 너무나 광범위 한 지역에 흩어져 있었고 일본군에 비해서 잘 훈련된 군대가 아니었다.

일본은 큰 저항 없이 만주를 점령하고 1932년 만주국을 선포했다. 청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허수아비 황제로 내세웠다. 1930년 경제공황을 타개하고 중국 본토를 침략하기 위해서 일본에게 만주는 꼭 필요했다. 장카이 색은 국제연맹에 일본의 만주 침략의 부당함을 호소했고 열강들이 일본에게 침략 중지를 종용했으나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국제연맹을 탈퇴했다.

윤봉길 의사와 훙커우 공원 사건

만보산 사건과 만주사변은 중국과 국민당 정부가 조선인을 전혀 믿지 않게 만들었다. 중국을 침략하고 있는 일본에게 협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상해 임시정부는 좌파가 전부 축출되어 쏘비에트 쪽의 원조가 고갈되고 중국 국민당 정부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금난이 심각했다. 자유시 사건으로 간도와 시베리아에서의 무장독립운동이 적군(레닌의 군대)에게 흡수되어 한인들의 독립운동은 커다란 위기를 맞이 했다.

1926년 김구는 임시정부의 수반이 되었다. 사실상 망해가는 임정을 혼자 떠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임정은 운영할 돈이 없었다. 직원 월급을 줄 수가 없어서 많은 임원과 직원들이 떠났다. 임정 건물 월세 내기도 힘들었다. 재 중국 한인 교포들이 모은 돈이 거의 전부였다. 그는 3인조 암살 단을 조직해서 일본군 군자금을 탈취하기 도 했다.

1931년, 김구는 한인애국단을 조직했다. 일본 요인 암살을 목적으로 한 한인 청년들의 모임이었다. 1922년 만주에서 결성되었던 대한통의부 산하 암살 비밀조직을 모체로 했다. 그 해 연말에 일본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던 이봉창이 찾아와 일본 천황을 죽이겠다고 자원했다. 1932년 1월 8일 이봉창은 도쿄에서 일본 천황 행차에 수류탄을 투척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1932년 1월 18일, 수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상해 일본 안 조계 지역에서 걸어가고 있던 일본인 중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일본인 중 한 명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군이 중국인들을 매수해서 저지른 사건이었다. 일본인 수백 명이 중국인에게 덤벼 들었다. 그러자 중국 경찰이 이를 저지하려고 출동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경찰 한 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분개하여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일본은 상하이를 침략할 꼬투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1932년 1월 27일, 일본은 30대의 군함과 40여 대의 비행기 그리고 7000명의 병력으로 상해를 침략했다. 한편 국민당 정부는 19로군 33,000명으로 일본군과 싸웠다. 일본군의 총지휘관은 요시노리 쉬라까와 대장이었다. 중국군의 저항은 일본군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했다. 일본군은 더 많은 병력을 필요로 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은 항공모함을 동원했는 데 이는 동 아시아에서 최초로 항공모함을 사용한 전쟁이었다. 결국 3.1일, 19로군이 갑자기 퇴각하여 제1차 상해 사변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중국은 상해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킬 수 없게 되었다. 일본은 소규모의 병력을 잔류시켰다. 일본이 중국을 상하이에서 무장 해제시킨 것이었다. 사실 상 일본이 상하이를 점령한 것이나 마찬 가지였다.

윤봉길은 충청남도 예산에서 농촌 계몽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탄압이 심해 저서 큰 뜻을 펴기가 점차 어려졌다. 1930년 3월 6일 "장부가 집을 나서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라는 편지를 남기고 만주로 향해서 떠났다. 선천에서 미행하던 일본 경찰에 붙잡혀서 45일간의 옥고를 치르고 만주로 건너갔다. 다렌과 칭다오를 거처 1931년 8월에 상하이에 도착했다.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의 집에 숙소를 정하고 동포 실업가 박진이 경영하는 공장에서 일했다. 그 해 겨울에 김구과 접견하여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밝혔다.

김구는 1932년 봄, 4월 29일에 훙커우 공원에서 상해 사변 전승과 일본 천황 생일 축하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구는 이동녕, 이시영, 조소앙 등과 협의하여 행사장 단상에 폭탄을 투척하기로 결정했다. 윤봉길은 4월 26일에 애국청년단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행사장에는 도시락과 물병 외에는 가지고 들어 갈 수가 없었다. 주최 측에서 도시락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구는 해방 후 외무부 장관을 지냈던 김홍일과 중국인 기술자들에게 부탁하여 도시락을 닮은 폭탄과 물병과 비슷한 모양의 폭탄 두 개를 마련했다.

윤봉길은 단상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천황 생일 축하 행사가 끝나고 외교관과 내빈이 모두 떠났다. 11시 20분쯤, 일본군 총 사령관 요시노리 시라카와의 열병식으로 전승행사가 시작되었다. 7시 50분에 입장하여 손에 땀을 쥐고 거의 4시간을 기다렸다. 11시 40분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다. 5 미터 앞 단상까지 접근 한 윤봉길은 물통 폭탄을 힘껏 던졌다. 폭탄은 요시노리 시라카와 대장과 노무라 중장 사이에서 명쾌하게 폭발했다. 상하이 사변에서 일본군을 총지휘했던 시라카와 대장은 10일 동안 의사들이 살려 보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일본 거류민 단장 가와바타 시다지는 즉사 했다. 중국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우에다 중장은 왼쪽 다리를 잃고, 노무라 중장은 오른쪽 눈을 실명했다.

도시락 폭탄은 자결하는 데 사용하려 했으나 그전에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윤봉길은 오사카 육군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1932년 12월 19일 가나자와 육군 형무소에서 처형되었다. 향년 24세였다. 13년만 참았 더라면 해방되던 해에 겨우 37세였을 것이다. 아까운 인물이었다.

전 세계 언론은 이 사건을 일면 기사로 대서특필했다. 처음 보도는 중국인이 저지른 항일 투쟁으로 나갔는 데 나중에 한국 청년 윤봉길이라는 것이 밝혀 졌다.

만보산 사건으로 나빠진 중국인과 한인 관계가 호전되었다. 덕분에 한인들이 중국 안에서 독립운동하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장카이 색은 "중국 군대 백만 명도 해낼 수 없는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다"며 크게 칭찬했다. 이 후로 그는 상해 임시정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김구는 일본 경찰의 집요한 추격을 피해서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장카이 색은 김구를 최선을 다해서 보호해 주었다. 김구에 걸린 현상금은 무려 요지음 돈으로 198억에 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