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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한국은 왜 유일한 분단국가일까?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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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온기철 James Ohn Aug 01. 2020

일제강점기와 해방정국

04. 중일전쟁과 독립운동, 그리고 진주만 폭격

1937년 7월 7일, 일본은 중국을 침략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에게는 경사였다. 중국과 조선은 일본을 상대로 힘을 합 처서 싸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대부분의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미국에 의존했다. 중국군의 유일 한 보급 루트인 베트남을 일본이 점령하자 미국과 유럽 열강들은 일본에게 오일 수출을 중단했다. 일본은 미국을 굴복시켜 미국이 전쟁 물자를 계속해서 일본에게 팔게 하기 위해서 진주만을 폭격했다.

만주사변 후 일본의 중국 내 영토 확장

1930년대 중국은 내전으로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북벌로 여러 지방을 지배하고 있던 군벌이 표면상으로는 없어진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똑같은 인물이 국민당 정부 하에서 성주로 남아 있는 지방이 많았다. 국민당 정부가 실질 적으로 지배하던 지역은 양자강 델타 지역에 불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산당과 국민당이 싸웠다. 일본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방대한 국토에 풍부한 원자재와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일본 생산공장에 필요한 원료를 제공할 수 있었고, 생산된 물건을 대량으로 팔 수 있는 큰 소비시장이기도 했다.

1932년 만주국을 만들어 만주를 사실상 점령 한 일본은 군벌 세력들을 도와주어서 중국 북부의 각 성에 친일 정부를 점차적으로 만들어 갔다. 이를 화북 특수화 정책이라고 한다. 1933년에는 만리장성 남쪽을 공격하여 제홀성을 점령하고 만리장성과 베이징-텐진 라인 사이에 비무장 지대를 설치했다. 1935년까지 일본은 차하, 수이 유안, 허베이, 솬쉬, 산동성에 친일 정부를 세우은 데 성공했다. 일본은 이 지역에 동 허베이 차지 구역, 허베이 촤하 정치 구역을 만들어 국민당의 영향력을 완전 히 배제했다. 1936년에는 내 몽고에 친일 군사정부를 세웠다. 장카이색이 공산당 토벌을 우선 과제로 하고 일본의 침략을 뒤로 미루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동안 일본은 중국 북부를 지배하여 남쪽의 국민당 정부와 분리시키기는 데 성공했다. 이미 이 지역에서는 의병들이 일어 나 일본군과 싸우고 있었다. 자연히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극에 달 했고 일본과 싸우지 않는 장카이색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시안사건이 일어나고 제2차 국공 합작이 이루어졌다.

마르코 폴로 다리 사건과 전면전 개시

베이징에서 약 16.4 키로 서남쪽에 완핑이라는 도시가 있다. 북경 방어를 위한 요새였다. 성으로 둘러 싸여 있고 성 밖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강 양쪽에 일본군과 중국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10발 정도의 총알이 훈련 중인 일본군 머리 위로 날아갓다. 일본군 장교가 중국군 장교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병사 하나가 없어졌는 데 너희들이 나포해 간 것 같으니 우리가 직접 가서 수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중국군은 우리가 찾아볼 테니 오지 말라고 했다. 없어졌던 병사는 용변을 보고 20분 후에 다시 나타났지만 이를 트집 잡아 일본군은 중국군을 총 공격했다. 1937년 7월 7일이었다. 1945년 9월 9일까지 8년 동안 계속된 전쟁의 시작이었다. 무려 2천만여 명이 죽었다.

상하이 전투

약 한 달 만에 베이징-티안진(북경-천진) 라인이 일본군에게 넘어갔다. 이것은 한국의 인천-서울 라인과 비슷한 지역이다. 중국군은 일본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전투보다는 협상을 원했다. 한편 장카이색은 일본군을 중국 영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할 결심을 한다. 그리고 최초의 결전지로 상하이를 골랐다.

1932년에 일본은 상하이를 공격하여 중국군을 패퇴시키고 중국군을 상하이에 주둔하지 못하게 했다. 상하이는 사실상 일본군 지배하에 이었다. 상하이에는 유럽 열강, 미국, 일본 등의 외국인 거주지역이 있었다. 일본인 거주지역에는 약 3만 명의 일본인이 살았다. 거의 같은 숫자의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일본군 해군기지도 있었다.

장카이색은 미국과 유럽 열강들에게 중국군이 일본군과 대결하여 싸울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 려고 했다. 그에게는 열강들의 원조가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상하이처럼 좋은 곳이 없었다. 그는 독일 식 훈련을 받은 가장 정예 부대를 동원하여 상하이를 공격했다. 독일은 1927년부터 1940년 일본과 동맹을 맺을 때까지 중국을 도왔다. 1937년 8월 13일, 중국 공군은 일본인 거주 지역과 해군본부를 폭격했다. 일본군은 수세에 몰렸다. 해군본부가 함락되기 직전까지 가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중국군은 일본군이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전투 시작할 무렵 3만 명 밖에 없었던 병력을 무려 200,000만 명이나 동원해야 했다. 일본군은 더 많은 항공모함에 수많은 전투기를 지원받아야 했다. 중국 공군이 의외로 강 했기 때문이었다. 3일 안에 상해를 점령하겠다고 장담했던 그들은 무려 3개월을 싸운 끝에 상하이를 점령했다. 1937년 11월 9일, 중국군은 상하이에서 퇴각했다. 장카이 색이 아끼던 특수부대는 괴멸되었다. 그러나 유롭 열강들은 중국군을 더 이상 얕보지 않았다.

난징 전투와 대 학살

상하이에서 내륙으로 약 300킬로 가면 난징이다. 고속도로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당시에 국민당 정부 소재지인 중국의 수도였다. 상하이에서 의외로 고전 한 일본군 장성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곧바로 난징으로 쳐들어 갈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는 회의적이었다. 왜냐면 상하이 전투에서 예상 밖의 사상자와 무기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일본 정부의 허락이 없었는 데도 난징을 향해서 진군했다. 중국의 수도를 점령하면 중국군의 기세를 꺾을 수 있고 상하이 전투에서 의 수모를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할 수 없이 난징 공격을 수락했다.

1937년 12월 1일 일본군은 난징 공격을 개시했다. 장카이 색은 난징 방어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는 중국군은 일본군과 전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되어 있지도 않았고 무장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했다. 기계화 부대를 만들고 최신 무기로 무장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장기적인 소모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중국군의 방어는 매우 취약했다. 일본군은 12월 13일에 난징을 함락했다. 그리고 약 6주 동안 대학살이 진행되었다. "죽여라, 도둑질하라, 태워라"가 일본군에게 내려진 명령이었다. 그들은 보이는 대로 죽였다. 중국인들 집에 칩입하여 값진 물건들을 약탈하고 여자들을 강간했다. 그리고 집과 건물에 불을 질렀다.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살해되었다. 2만 명의 여자들이 강간당했다. 많은 여자들이 위안부로 끌려갔다. 상하이에서 중국군에게 당한 것을 보복이나 하듯 일본군인들은 살생을 즐 겼다. 젊은 장교 두 명은 내기를 했다. 일본도로 중국사람 100명의 목을 먼저 자르는 쪽이 이기는 시합이었다. 동시에 목 백개를 베었다. 연장전에 들어갔다. 106-105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난징 함락은 일본의 경사였다. 중국의 수도를 점령했으니 그럴 만했다. 이 시합에 대한 보도가 일본 신문에 대서특필되었다. 일본국민들 에게는 영웅적인 행위였다.

독일 사업가이며 나치 당원이었던 존 라베는 난징에서 활동하고 있던 미국인과 유럽 사람들과 함께, 난징에 안전 지역을 설치하여 약 2십만 명의 중국인의 생명을 구 했다. 1938년 그는 일본인들의 잔악한 행위를 찍은 필름과 기록을 가지고 독일로 돌아간다. 그는 일본의 비인간적인 행위를 비판하는 순회강연을 했다. 그리고 히틀러에게 일본으로 하여금 비인간적인 학살을 못하게 해 달라는 요지의 편지를 썼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은 이미 동맹 국이었다. 게슈타포는 그를 체포했다. 그가 근무하던 시멘스 회사의 주선으로 석방되었으나 강연은 금지되었다. 전후에 그의 나치 경력이 말썽이 되어 소련과 영국 정보기관의 시달림을 받고 그야말로 초근목피하는 생활을 했다. 1948년 이 소식을 들은 난징 시민들은 성금을 모아 그에게 보냈다. 난징 대학살이 일본이 저지른 독일의 홀러 코스트에 해당 한 다면 그는 동양의 신들러였다.

중국군의 소모전과 일본군의 디렘마

우한이 함락되자 장카이 색은 중칭에 자리를 잡았다. 중국 한가운데 위치한 산중이었다. 일본군이 육로로 공격하기가 힘든 곳이었다. 일본은 하늘에서 폭격하는 수밖에 없었다. 중국군은 지하에 무기를 감추고 무기 공장도 지하에 설치했다. 전면전을 피하고 게릴라전으로 일본군을 괴롭히면서 중국군을 보강할 시간을 벌 자는 작전이었다. 중국은 방대한 국토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군에게 내줄만한 여유는 있었다. 영토를 내주는 대신 시간을 벌자는 작전이었다. 댐을 열고 제방을 무너 트려 홍수가 나게 했다. 후퇴할 때는 일본군이 사용할 만한 것들을 모조리 없앴다. 철도와 도로를 파괴하여 보급을 어렵게 하고 통신선을 잘랐다. 일본군은 이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철도와 도로 부근을 점령했다. 그리고 도시와 항구를 별 저항 없이 점령할 수 있었다. 일본군이 장악한 것은 선과 점뿐이었다. 그러나 이 점령 지역 가운 데 여기저기에 마치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처럼 일본군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이 수두룩 했다. 농촌이었다. 공산당군이 활발하게 게릴라 전을 전개했다. 농민들도 자발 적으로 일본군을 자주 괴롭혔다. 중국사람들은 일본군에게 끈덕지게 저항했다.

세상에 중국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중국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없다.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수많은 중국인들의 저항은 일본이 감당하기 힘들었다. 궁여지책으로 난징에 친일 정부를 만들었다. 왕징웨이를 수반으로 임명했다. 북벌 때 장카이 색을 체포하려는 음모가 발각되어 쫓겨난 인물이었다. 일본군 편에서 싸운 중국인으로 구성된 군대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오일 엠바고와 진주만 공격

중국은 소련과 미국에서 원조를 받았다. 1941년 일본과 소련이 불가침 조약을 맺으면서 소련의 원조는 끝난다. 그러나 공산당에 대한 원조는 계속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주로 일본에게 돈을 빌려주고 전쟁 물자를 팔 았다. 물론 중국에게도 소 규모로 전쟁에 쓰이는 돈을 빌려주고 무기 등을 팔 았다. 일본은 전쟁 물자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했다. 1937년 전쟁 시작 때부터 미국은 일본에게 중국에서 손을 뗄 것을 종용했다. 1938년 난징 대 학살이 일어 나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점차 일본의 의도를 의심하여 전쟁 물자 수출을 줄여 나갔다. 그리고 대 중국 수출을 늘였다.

동해안의 모든 항구가 일본 손에 넘어가자 중국군에게 필요 한 전쟁 물자는 베트남을 통해서 들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모든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베트남을 점령하고 곧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도 차이나 전역을 차지했다. 구미 국가들의 영토를 범한 것이었다. 1941년 7월 24일,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일본에게 인도 차이나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일본은 거절했다. 7월 26일, 미국과 영국은 일본에게 석유 수출울 중단했다. 이틀 후에 네덜란드도 동조했다. 이후 다른 전쟁물자 수출도 중단했다. 미국과 일본은 전쟁물자 수출에 관해서 협상을 했으나 결열 되었다. 일본이 중국 침략 전쟁을 중단해야 해결될 일이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했다. 미국의 기를 꺾어서 일본에게 전쟁 물자 수출을 계속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을 정복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국가 간의 동맹은 국익에 따라서 이합집산을 계속한다. 전쟁 초에 중국을 원조했던 소련은 서부전선에서 독일과 싸워야 했다. 동부에서 중국을 원조하여 일본과 싸울 여력이 없었다. 일본도 소련이 만주 북쪽에서 공격해 내려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1941년에 이들은 불가침 조약을 맺고 소련은 중국에 원조를 중단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계속해서 소련의 지원을 받았다. 소련은 불가침 조약에 아랑곳없이 1945년 8월 일본 관동군을 공격했다. 1938년 영국은 일본의 중국 침략을 인정해 주었다. 그러나 1941년 미국과 동조하여 석유수출을 중단했다. 미국과 유롭 국가들은 중국과 일본 양쪽을 모두 원조해 주다가 자기들 식민지가 일본 손에 넘어가자 일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진주만이 폭격당하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 선전 포고를 하고 태평양전쟁을 시작했다. 아편전쟁 이후 그렇게도 무시했던 중국을 세계 평화를 지켜주는 4대 경찰국 중에 하나로 격상시켰다. 이차 대전은 미국, 영국, 소련 그리고 중국이 연합국이 되어 악의 축이라고 불려졌던 독일, 일본, 이태리와 싸우는 전쟁이 되었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조선 독립운동가들은 장카이색을 통해서 연합국들에게 한국의 독립을 호소할 수 있게 되었다.

한중 연합 독립운동

김원봉

1937년 7월 10일, 중일전쟁이 시작한 지 사흘 후, 장카이 색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물급 독립운동가들을 여름 휴양지 루산에 초청했다. 루산은 당시 중국의 수도였던 난징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국 정부의 중요한 회의가 이곳에서 열렸다. 김구, 김원봉 그리고 유자명이 장카이색과 마주 앉았다. 김구는 청년 애국당을 조직하여 이봉창, 윤봉길 등의 활동을 주도한 인물이었고 김원봉과 유자명은 의열단을 조직하여 주요 인물 암살과 일본 주요 기관을 파괴하는 활동을 하였다. 장카이색은 한국 독립운동 세력이 일본과의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독립운동가들은 중국 정부의 원조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장카이 색은 이들의 적극적인 항일전쟁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크게 고무된 재중 독립운동가들은 여러 분파로 갈라져 있던 단체들을 재정비했다. 우파 임정 세력이었던 한국국민당은 재건 한국 독립당과 조선 혁명당의 우파 민족주의 세력을 합 처서 한국 광복운동단체 연합회를 결성하였다. 조선민족혁명당, 조선민족해방 동맹, 조선 혁명자 연맹의 좌파 민족주의 세력은 조선민족전선연맹을 창립하였다.

우파 계열은 김구를 중심으로 국민당 정부와 긴밀한 협조하에 항일전쟁에 참여했다. 특히 김구는 중국 특무기관인 남의사와 연계된 활동을 했다. 이들은 광복군을 조직했다. 좌파 계열은 김원봉을 중심으로 황동 했다. 김원봉은 중일전쟁 전부터 시안사건의 주도자였던 장쉐량의 도움을 받아 왔다. 자가용을 타고 다녔다고 하니 상당한 자금을 받았던 모양이다. 의열단의 수장(의백)이었던 그는 단발적인 요인 암살과 주요 기관 건물 파괴가 시들 해지자, 군대를 조직하여 무장 투쟁을 하기로 결심하고 황푸 군관학교에 입학-졸업하고 본교에서 교관으로 일 했다. 중국 내의 중요한 인물과 인맥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중국 정부와 특별 의용군 조직에 합의하여 조선민족 혁명당 당원 80명을 중국 육군 군관학교 특별 훈련반에 입학시켰다. 이들을 중심으로 조선의용대를 조직했다. 국민당 정부가 이들에게 봉급을 주었다. 남의사(국민당 첩보기관)가 이들을 통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원들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에 능통했기 때문에 선무공작 임무를 맡았다. 일본군에게 전단을 뿌리고 확성기 방송을 했다. 전투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의용대가 화북으로 이동하자 조선의용대 내의 공산주의자였던 최창익은 이에 불만을 품은 대원들과 함께 조선의용군을 만들고 전투에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남의사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전체 통제권을 잃은 김원봉은 1942년 7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군무부장에 취임하고 잔류 조선의용대는 광복군에 편입되었다.

*영화 암살은 의열단을 주재로 했고 김원봉 역은 배우 조승우가 맡았다.

한국 근현대사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이 반공과 항일에 얽혀 있다. 김원봉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김원봉은 1916년 경성 중앙중학교를 졸업한 후 상하이로 간다. 만 17세였다. 신규식 선생을 찾아가서 그의 비밀 결사체였던 동제사에 가입하고 동제사의 도움을 받아 1919년에 의열단을 조직했다. 그야말로 청춘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일본과 싸우는 데 바쳤다.

1945년 중일전쟁은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태평양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패전한 일본은 한반도에서 떠나고 38 이북은 소련이 38 이남은 미국이 점령했다. 김원봉은 서울로 돌아왔다. 조국은 우파와 죄파로 갈라저서 서로 싸웠다. 색갈이 분명치 않은 김원봉은 양 쪽이 다 싫어했다.

노덕술은 조선 최고의 형사였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을 잡는 데 수훈을 세운 형사였다. 해방이 되었다면 분명히 능지처참했어야 할 인물이었다. 말하자면 적에게 민족을 팔아먹은 반역자이기 때문이다. 독일에 비유하자면 나치에 협조 한 전범이었다. 노덕술은 미군정 시절에 공산주의자를 잡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형사로 둔갑한다. 김원봉을 잡아다 족친 인간이 노덕술이었다. 김원봉은 대성통곡했을 것이다. 마지막 남북 협상을 하려고 김구, 김규식과 같이 평양에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곳에서 요직을 맡았다가 연안파로 몰려 숙청되었다. 다 나라를 망처 먹은 조선 500년의 원죄이다. 김원봉의 억울 함은 우리 민족이 그가 원하던 강한 한나라를 만들어 낼 때까지 풀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