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던 우리 개가 세상을 떠나면...
함께 살던 반려견(묘)이 세상을 떠나면 사람마다 그 상실의 아픔 정도가 다르긴 하겠지만
한동안 그 아픔은 상당하다.
나 또한 브런치를 시작한 게 그렇게 같이 11년간 살던 살구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그 가슴 쓰림이... 떠난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자꾸만 떠 오르는 살구가...
그래서 나는 그 마음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브런치에 그 이야기를 한다고 뭔가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며칠 전 자두 때문에 간 병원에서 이상하고 낯선 이별 장면을 보았다.
상황은 이랬다.
어떤 반려견이 눈을 감은 것 같고 그 곁에 어머니인듯한 분은 너무나 서럽게 울고 계셨고
다른 가족들도 함께 있었다.
어머니는 너무 슬퍼해서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내용은....
이 아이가 죽었는데 처리를 어찌할 것인가에 대해 수의사와 대화를 나누는데....
아마도 이 아이를 자기네는 처리(표현을 어찌했는지는 기억에 없다)할 수 없으니
병원에서 알아서 해달라는 것이었다.
어 어?
그러면서 지금 이렇게 슬프게 울고 있다?
이 아이를 두고 갈 테니 알아서 처리해 달라고 그냥 간다................................ 그냥 간다. 그냥...
그 아이는 어찌 세상을 떴는지는 모르지만 이 가족과 함께 오랜 시간 함께 한 가족 같은 아이였을 텐데...
그렇게 서럽게 울면서도 직접 이 아이의 마지막을 보내는 게 아니라 알아서 처리해 달라니...
수의사가 인터넷 검색해서 동물 장례식장 검색하시면 그 장례식장에서 알려줄 것이다...라고 알려주는데
자기네는 사정상 직접 처리할 수가 없으니 병원에서 처리해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서럽게 울었으면서도 어찌 마지막 가는 길을... 그냥 그 아이를 버리고 가는지
그 아인... 이 가족이 자기를 이렇게 버렸다는 걸 알까....
물론 정말 말 못 할 사정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말 말 못 할 어떤 사정이 있어서...
수의사가 하는 말이
병원에서 처리하면 수거 업자(그렇게 말했다)가 매일 오는 게 아니고
사체를 모았다가 한꺼번에 소각한다는 말까지 해주면서 가족이 직접 하면 단독 화장 후 나온 뼈로
기념할 수 있는 어떤 보석 같은 걸로도 만들어 주니 화장장을 알아보라는 는 것 같았는데
정확히 사유는 못 들었으나 자기네는 이 아이를 처리할 수 없다며
그냥 병원에서 처리해 달라고 하며 병원을 나간다.
아까까지 그렇게 서럽게 울더니 이 아이 사체는 그냥 그렇게 버리듯 떠나는 가족들....
사정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듣는 내가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저 아이... 같이 살던 가족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서럽게 울다가 그냥 버리고 가는 게 이해가 안 되지만, 자꾸만 그 아이가 눈에 밟히지만
그래... 정말 무슨 사정이 있을 것이다...라고 스스로 위안으로 대신한다.
어쩌면 지금 당장 집에서 우리가 할 수 없으니 하루만 여기다 맡기고
내일 와서 다시 이 아이를 찾아가 직접 보내려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
지난여름 살구가 떠났을 때가 떠 올랐다. 12화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비가 오는 날... 살구를 보내며 얼마나 가슴에 비를 뿌려댔는지...
아직도 그 애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아려 온다.
그래... 오지랖이라고... 남일이니 신경 끄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나를 달랬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 간다.
그렇게 버려진 아이는 다른 애들과 함께 수거 업자가 와서 수거하여
합동으로 소각을 해버린다는데...
그래 죽으면 인간이나 동물이나 한 줌 재일뿐이고 흙으로 돌아가면 그뿐인걸
어쩌면 그 사람들이 더 이성적일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하지만... 내내 그 진찰대에 눕혀 있던 애가 떠오른다.
이별하는데 어찌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각자 알아서 해야 할... 이별이다.
* 법에 의하면 반려견(묘)이 죽으면 동물 화장장에서 소각하거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쓰레기장에 버려야 한다.(이 조항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죽으면 반려견 등록하듯 반드시 사망 신고도 해야 한다.
절대 야산이나 밭에 묻는건 불법이다.
물론 시골에선 이렇게 묻어 버리기도 하겠지만
다른 방법으로 처리 할경우가 더 많을수도 있겠다.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의 날들 (brunch.co.kr)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