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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Jun 13. 2024

9화: 호피가 왔어요~

3개월 만에 돌아온 호피

#1. 작년 여름, 자두 우리로 들어온  호피

왼쪽) 호피에게 관심을 보이는 자두, 오른쪽) 같이 산책 다니는 자두와 호피

지난해 여름 자두와 같이 11년을 살았던 '살구'가 세상을 떠나자 시름에 빠진 자두는 우울증인지 밥도 안 먹고 잠만 자는 등 행동변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이때 '자두' 우리로 '호피'가 들어온 겁니다. 그 시초는 아마도 데크에서 밥을 먹다 다른 아이들에게 쫓겨 '자두'네 우리로 들어온 게 아닐까 합니다. 그때 '자두'가 이 애를 보호해 주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상극이라 여겼던 길냥이가 '자두' 우리에 들어오자 놀랬지만 의외로 

'자두'는 조그만 아이에게 공격성보다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심지어는 보호해 주다가 둘이 절친이 되어 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둘은  산책도 같이 다니는 등 동네 스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될 때까지 같이 살다가 지난 연말 무렵 '호피'는 집을 나갔습니다. '자두' 우리에서 같이 동거하던 '호피'가 어느 날 독립을 한 거지요... 이 무렵부터 사실 '호피'는 수컷성묘의 기질을 보이며 다른 냥이들을 경계하며 싸움도 하고 그때 '자두'네 집 지붕 위로 와서 밥을 먹던 '블랙이 2호'를 공격하고 '턱시도'까지 공격하는 만행을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해가 바뀌어 봄이 올 때까지는 출퇴근하듯 '자두'네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자두'와 놀다가기도 하더니 3월 중순이 지나자 아예 오지 않더군요. 그렇게 겨울 끝부터 점차 오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올 때마다 점점 말라가고 마지막으로 왔을 땐 아주 말라서 건강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걱정을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아이는 안 좋은 일을 당했거나... 

암튼 그렇게 안타깝지만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2. 3개월 만에 다시 나타난 호피

왼쪽)저녁 무렵 다시 나타난 호피, 가운데) 밤에 와서 밥을 먹는 호피, 오른쪽) 귀를 보니 중성화 수술을 한 호피

저녁때 외출을 하려는데 '자두'가 막 낑낑거려서 무슨 일인가 나가봤더니... 세상에... '호피'가, 분명 '호피'가 

와 있는 겁니다. '자두'는 좋아 어쩔 줄 모르고 핥고 난리가 난 겁니다. '호피'도 그걸 즐기듯 아주 좋아 죽겠다는 표정입니다. 아무튼 정말 놀라서 '호피'야 하고 부르니 냐옹거리며 내게도 아는 체를 합니다.

일단 츄르를 주고 닭고기도 주었더니 허겁지겁 막 먹습니다. 세상에... 3개월간 보이지 않아 나쁜 상상을 했던 내가 무색하게 다시 나타나 '자두'와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는 '호피'가 너무나 대견하고 반갑고 정말 집 나간 아들이 다시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자두'는 아주 좋아 죽습니다(예전에도 호피만 보면 좋아 죽는 자두) 외출에서 돌아오니 '호피'는 계속 있던 건지 나갔다 다시 온 건지 역시 '자두' 우리에 있습니다. 다시 밥과 간식을 주고 쓰다듬다 몸 상태를 보니 선명한 호피 무늬가 좀 옅어진 것? 같은 느낌과 좀 마른 것처럼 보이는 것 외엔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왼쪽 귀 뒤에 상처가 나 딱지가 덮기 전 피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 

세상에 이 아이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온 겁니다. 왼쪽 귀 끝이 잘려 있는데 이건... 중성화 수술한 고양이를 구분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아인 집 나가더니 수술을 받고 돌아온 꼴이 된 거죠~. 

놀랄 일입니다. 이 아이는 어디론가 가서 살다 그 동네서 포획당하여 중성화 수술을 당한 거겠죠. 그리고 회복하여 또다시 이곳으로 온 것이고요... 정말 기가 막히고 놀랍고 반갑고 이쁘고 그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지요... 그러니 '자두'는 또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간 '자두'네 집 테이블에 이 아이의 밥그릇과 물그릇에 늘 밥과 물을 채워 놓았었고(혹시라도 배가 고파 왔을 때 밥그릇이 비어 있어 밥을 못 먹을까 봐) 그 덕에 그간 다른 아이들이 와서 먹고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 '자두'네 집안에는 '호피'의 자리를 깔아 놓은 것도 안 치우고 있었는데 정말 온 겁니다. 3개월 만에 중성화 수술까지 마치고 당당히(?) 돌아온  '호피'~~

다음날 다시온 호피 왼쪽 귀뒤에 상처가 있고 대체적으로 조금 마른듯 합니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온 호피는 밥을 주니 먹고는 발라당을 하며 놀아달라 합니다. 그런데 귀뒤엔 상처가 있고 이게 아물지 않은 상태입니다. 왜 길냥이들 귀 뒤엔 이런 상처들이 자주 날까요?

이 애들의 피부병의 일종인지... 서로 싸우다 생긴 상처인지.... 아무튼  이제 무사히 잘 있다는 걸 봤으니 이렇게 가끔이라도 와서 밥을 먹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집에 오는 애들 중 '턱시도', '최강신예' 와 '호피'까지 이제 3마리가 중성화 수술을 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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