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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다시 그리는 노래

잊혀 가는 소리들을 찾아...

by James 아저씨

2025년 4월 1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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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을 자주 찾는 건 아니지만 눈에 띄는 공연이 나오면 기억해 두었다가 찾곤 하는데 그나마 자주 가는 공연은 국악공연이다. 이 공연은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서 봄이 오는 4월 10일~11일 이틀에 걸쳐 공연되었다.

4월... 벚꽃 만개한 서초동 국립국악원 계단을 오르며 살짝 설레기도 했다.

11일 금요일 저녁 서초동 국립국악원은 봄은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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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러보는 노래, 다시 그려가는 소리 그 여정을 함께 떠나는 시간'이란 소제가 붙은 이 공연은 우리가

부르던 노래들이 구전으로 또는 전수로 맥이 이어오지만 아무튼 현대에서는 자주, 즐겨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이렇게 전수자들에 의해 공연으로 밖에 들을 수 없는 노래라는 게 안타까웠지만... 어쩌랴...

그나마 잊혀 가는 소리들을 이렇게라도 들을 수 있다니... 프로그램을 보니 우리나라 지역의 각종 소리들이

총망라가 된 것 같았다. 서도소리, 남도소리, 경기소리, 강원도 민요 등... 단편적으로 서도소리를 듣고 또

어쩌다 남도소리를 듣고... 그렇게 들어온 우리의 소리를 한 데서 한꺼번에 다 들을 수 있다니 너무나 설레고 기분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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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소리는 특별한 게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불리는데 그게 일하면서 부르고 누군가 떠나면 부르고 또 마을의 경사가 있어도 부르던 그야말로 땅을 일구고, 길을 걸으며 삶을 살아가던 백성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소리들이었다. 그 소리들이 입에서 입으로 자연스럽게 구전되어 오며 때로는 맥이 끊기고 또 이러저러 이유로 전수되지 못하기도 했다. 다행일까... 공연자들의 나이대가 다양해 보이는 걸 보니 배우는 젊은이들도 아직 있으니 이걸 이어받아 다음 세대에까지 전수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각 지역의 소리들을 총망라한 이번 공연은 그래서 의미가 더 있었다. 사실 범인의 귀에는 서도소리와 남도소리, 경기소리를 구분하지 못한다. 그저 소개가 경기소리라 나오니 경기소리구나... 하는 거다. 다만 그 차이가 가끔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게 어떤 예술적 감각이 아니라 어떤 곡조의 분위기가 아까와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거다. 자주 듣고 그게 귀에 익어지면 다른 소리와 구분이 갈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내 귀는 저렴한 귀에 이런 공연에 자주 익숙해지지도 않으니 사실 소개가 나와야 이제 바뀌는구나... 하고 알 뿐이다. 삶과 죽음을 오가는 애절한 선율, 사랑과 기다림이 흐르는 소리, 장바닥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벌어지는 듯한 흥과 신명이 넘쳐나는 소리까지 이 각각의 소리들이 엮이며 흥겨운 무대가 되어 신이 났었다. 다만 이런 공연이 흔치 않으니 이렇게 어쩌다 귀호강을 한다.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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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의 공연이 끝나고 시골사람의 비애는 커튼콜이 이어지면 조바심이 나고 막차를 놓칠까 봐 애가 타는 심정은 여전했다. 다행히 커튼콜이 길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로 나와 전철역으로 뛰어야 했다. 이 전철 하나 차이로 기차를 놓칠 수 있고 이번열차를 타면 기차역에서 안전하게 20분을 기다리며 여유 있게 올 수가 있다. 시골사람 봄 나드리는 이렇게 끝이 났다. 기분 좋게 행복하게...


#국립국악원 #서도소리 #경기소리 #남도소리 #강원민요 #국악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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