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 춥게 아주 춥게 시작한 날들...
2026년입니다.
춥습니다. 1월 초이니 당연히 가장 추울 때입니다. 그러나 그 당연함이 언제부터인가는 아주아주 싫은 날들이 되었습니다. 사실 자두도 나도 그다지 추위에 민감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아무래도 자두도 예전 같지 않을 거고(그래서 의사의 권유로 2022년 겨울부터 옷을 입히기 시작했습니다) 나 또한 올겨울 처음으로 내복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내복이 불편합니다. 밖에 나갈 때 입고 실내에서 선 바로 벗습니다.
그런데 추위가 싫은 건 이런 육체적으로 느끼는 것보다 더... 싫어지는 건 바로 길냥이들 때문입니다. 고양이들은 추위를 많이 타는 동물이고 실내에서도 고양이들은 늘 따뜻한 곳만 찾아다니는 본능적인 행동들이 있는데... 길냥이들은 이 추위를 온전히 밖에서 견뎌내야 합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아픈 아이들은 이 겨울을 넘기지 못해 동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길냥이들 생각을 하면 이 추위가 몸에서 느끼는 추위 보다 더 싫은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 오는 길냥이들은 밥이라도 잘 먹여 이 추위를 잘 넘기라고 마음으로 빌며 밥을 주고 있습니다. 밥이라도 잘 먹으면...
자두는요.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 않고 저녁이면 끙끙거리기 시작하여 잠자리에 들려면 아주 울고불고 난리입니다. 저녁부터 밤까지 그렇게 끙끙거리고 울고... 그때마다 나가서 쓰다듬고 간식을 주고 합니다. 딱히 달랠 방법이 없어서요. 예전에는 잠자리에 들려면 들어와 자기 자리에 누워 잘 자고 새벽에 깨면 내보내 달라고 하더니 이젠 밖에서 들어오지 않으며 현관에서 잠들기 전까지 그렇게 보채고 그러다 겨우 잠이 듭니다. 대체 왜 그럴까... 해서 동네병원에서 약을 지어다 먹여도 보고 효과가 없어 동네 병원에서 소개한 인근도시의 큰 병원에도 가보고 했지만 딱히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심리적 불안일 거라고... 보호자인 나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고 더 그런 거 같다는... 결국 딱히 해결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매일밤 자두의 낑낑거림을 들어야 합니다. 겨우 잠이 들었다 몇 시간 후 또 그러고... 아주 안쓰러워 다시 다른 큰 병원엘 갔습니다. 문진을 하고 간단히 자두를 검진한 의사 또한 신체적으로 딱히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하며 치매의 일종일 수도 있다고... 기가 막힙니다만... 어쨌든 이번엔 수면보조제(멜라토닌)를 먹여 보자 합니다. 사람한테만 먹는 줄 알았던 멜라토닌이 개에게도 쓰인다는 걸 알았습니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해로운 약이 아니니 한번 시도해 보자고 하십니다. 벌써 이 약 저 약 몇 번째 먹이고 있습니다. 그간은 주로 진통 소염제 계열의 약이었습니다만... 그걸 먹고도 별 효과가 없다 하니 수면보조제를 먹이자는 겁니다. 하지만 이 멜라토닌을 며칠째 먹이고 있지만 이것마저 그다지 변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자두가 잠에 들기까지 낑낑거리며 보채고 나는 안타깝지만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들어오라 해도 들어오지도 않고 밖에서(현관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물론 현관문도 조금 열어 놓고요... 그러니 현관은 얼마나 찬 바람이 들어오겠어요. 그래도 들어오지 않는 고집이 참... 아무튼 이 겨울 자두는 너무나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나 또한 안타깝게 겨울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까망이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와서 밥을 먹고 자두랑 놀다 가는 까망이는 이제 가족처럼 되어 갑니다. 내 목소리만 들리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기가 막히게 냐옹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옵니다. 대개는 길 건너 앞집의 연못 앞에 정자물건 쌓아두는 곳에 어딘가 아지트가 있는지 그곳에서 옵니다. 이 추운데 그곳에 추위를 피할 곳이 있는 건지... 어쨌든, 길냥이가 바람을 막고 피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론 퇴근시간이면 자두와 둘이
마당 한편 담벼락 앞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자두가 쪼르르 내게 오고
까망이는 담벼락에 기대어 냐옹거리며 자신도 있다는 걸 알립니다. 내가 다가가 만져줍니다. 그러면 내 다리에 휘감고 엉겨 붙고 합니다. 그러던 까망이가 안 오면 걱정이 됩니다. 저녁때 오지 않는 날... 이 애가 어디가 있는 걸까... 어느 집에서 밥을 얻어먹을까... 그러다 아침에 나타나면 '너 어디 있다 온 거냐'며 괜한 짜증을 냅니다. 그러면서 밥을 주고 간식을 줍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이틀째 안 오고 있습니다. 걱정이 듭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어디로 간 걸까... 왜 안 오는 걸까... 그간 대개 하루쯤 안 보이다 이틀째는 나타났습니다만 이번엔 안옵니다. 길고양이 습성상 자기 영역을 멀리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틀 이상 안 보이면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있기에... 걱정이 됩니다. 예전 집에서 10여 마리의 아이들이 와서 밥을 먹을때 매일 아침저녁으로 오는 애가 며칠 안 보이면 걱정이 되고 결국 그렇게 영영 안 오는 애들도 있고 또 한참 후에 나타났는데 다쳐서 처참한 몰골로 오거나 상태가 너무나 안 좋게 오는 애도 있었습니다. 이 추운데 까망이가 안 오는 날엔 그래서 걱정이 됩니다. 추운데 어디서 밥은 먹고 있는 건가? 왜 안 오는 걸까? 다행히도 어딘가 또 다른 좋은 안식처를 발견해서 안 오는 거라면 좋겠습니다. 제발...
저는요.
또 한 해가 바뀌었고 올 한 해는 내게는 좀 특별한 해가 될 거라 생각이 됩니다. 드디어 백수가 되는 해라고
작정을 한 해이니 말입니다. 6년 전 은퇴를 하고 이곳 시골로 와 올해 6년 차가 되었는데 이번 여름이 지나면 '정말' 은퇴를 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마음이 약해 매번 잡혀 6년 차가 되었는데 이번엔 누가 뭐래도 정말 백수가 되리라 작정을 했습니다. 그 기회는 바로 이번 9월엔 우리 일터에 수장이 바뀝니다. 나를 이곳에 데려온 분이죠 이분이 정년이 되어 나가고 새로운 분이 옵니다. 그러니 자연히 나는 그분과 함께 나가리라
작정을 했고 나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미리 말을 해두었고 준비를 하라... 고...
어쨌든... 나는 올해 백수가 될 것이고 백수가 되면 도서관 낮 프로그램이나 군청 문화센터 교육, 기타 하고 싶은 것들을 낮에 할 수 있다는 그 희망에 젖어 있습니다. 혹자는 배부른 투정이라 할지도 몰라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죄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나쁜 머리를 기를 쓰며 굴리지 않아도 되고 하루 몇 개씩 되는 회의도, 그 어떤 보고도 듣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들에 머릴 쥐어 싸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38년 만에 진정한 백수가 된다는 것 말입니다.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