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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Oct 23. 2023

#4: 가을유감

너무한 가을

지난여름은 줄곳 허덕이기만 하다 

겨우 한숨 돌려 

햇살 피해 돌아 앉으니... 

그게 가을이었다 합니다.

겨우 더위에서 돌아 앉은 그게, 

며칠 숨 돌린 그게, 

가을이라니요

뭔 인심이 이리도 야박할까요...

후텁지근한 날들의 연속에 

익어버릴 것 같은 땡볕까지... 

이 모든 날들의 지난여름을 겨우 넘기고

이제 가녀린 갈대풀에 마음 좀 풀어도 되는

가을인가 했는데

이젠 빨간 단풍잎에 가슴 좀 담그려는데

벌써 찬바람 붑니다.

선선한 날들 조금 더 주면 누가 뭐랍니까...

그윽한 솔바람에 낙엽 날리는 느긋한 가을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말입니다.

근데 벌써 찬바람이라니요...

아직 단풍 준비도 못 했고 

갈대 흔들림에 마음 던질 채비도 못 했는데

이 가을은 가버리네요... 이렇게,  

젠장 할...

뭔 사나운 인심 이리 야박할까요

한 뼘 밖에 안 되는 가을이, 

                                         내 맘속에선 벌써 겨울로 가고 있습니다.                                             

가. 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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