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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심은하

- 한 시대의 청춘, 순수와 욕망을 모두 가진 얼굴

by James 아저씨

이 이야기 들에 나오는 분들은 내게 문화적 영향을 준 사람들입니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내 코드가 맞는 사람들...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내 영혼의 팬?

그냥 쉽게...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들은 나의 십 대 말부터 지금까지 내 감성의 심연에 들어온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음악, 미술, 문학, 혁명가, 대중예술, 스포츠, 건축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글들입니다

그래서 깊이 없는 그저 내 감정, 내 마음대로 쓴 글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 둡니다.


21번째:심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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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는 1994년 MBC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청순한 이미지의 '정다슬'역으로 나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일약 청순미의 여신으로 등극했다... 고... 하나 사실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단지 그 유명세만 알 뿐... 그녀는 이 드라마로 그야말로 대박이 나 '다슬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수많은 남성들을 포로(팬)로 만들고 당시 젊은 남자들은 '정다슬 앓이'를 하며 그야말로 남자들의 마음을 빼앗으며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사생활문제가 터져 최대의 위기가 왔다. 황색 언론이나 찌라시등에 찢고 까발려진 여자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그야말로 끝이나 다름없었는데 더욱이 심은하처럼 신인으로 갑자기 뜬 여배우에겐 그때나 지금이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는데... 그때 그녀의 사생활은 호사가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또 펄펄 증폭이 되며 나락으로 떨어질 무렵... 하필 그때 북의 김일성주석이 사망함으로 이슈가 묻히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어쨌든 '여배우'란 칭호에 나는 꼭 그녀를 넣고 싶다. 예나 지금이나 대개의 연예인들은 좀 빛을 보나 하면... 꼬리표처럼 사생활문제가 불거지거나(요즈음엔 학폭문제도 이슈가 되고) 하는데 사실 여배우가 사생활도 깨끗하고 인성도 좋은... 그야말로 6 각형 엔터테이너 면 얼마나 좋으랴만... 사실, 심은하에겐 6 각형도 필요 없고 그저 배우면 그것으로 다 되는... 내겐 그런 배우였다. 심은하의 드라마 중 딱 한편을 보고 그렇게 되었다.

바로 1999년에 리메이크되어 방영된 드라마 "청춘의 덫" 때문이었다.

HX0xUYxVBOR 드라마 청춘의 덫(다음 이미지에서)

원래 이 드라마는 드라마작가의 여제라 할 김수현의 드라마로 1978년에 MBC에서 방영되어 그때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으나 20년도 더 지난 시점 원작자에 의해 다시 한번 리메이크되는 흔치 않은 경우로 이때는 SBS에서 방영되었는데 바로 이때 심은하가 주연으로 나와, 그때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각인되었다.

게다가 심은하는 이 드라로 1999년 연기대상을 받았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이 드라마는 그녀의 마지막 드라마작이 되었다. 웃기는 이야기로 가끔 나오지만 나는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나온 배우가 길 가다 돌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주인공에게 빠져 현실과 극을 구분하지 못하는 그런 걸 들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만큼 연기를 잘했으니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일 테지만 말이다. 어쨌든 신기하게도 나는 그녀가 출연한 다른 드라마들은 보지 못했고 그녀의 유명세만 알고 있었기에 내가 이 한 편의 드라마로 심은하를 좋아하게 되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다. 그렇게 심은하라는 배우를 내 마음의 발견으로 넣고 지냈다. 그 후 그녀의 영화는 몇 개 더 보기도 했다. 특히 내가 다시 한번 심은하를 내 마음속에서 확인한 건 한석규와 함께 나온 '8월의 크리스마스'였는데... '청춘의 덫'에서의 비련의 여인과 복수의 화신을 오가는 두 얼굴의 '윤희'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의 또 다른 그야말로 청순하고 해맑은 '다림'이었다.

내게 심은하는 이 영화와 드라마 한 편으로 최고의 여배우가 되었다.

HcQw7pU2se2 다음 이미지에서

그 후로도 술자리에서 또는 사석에서 남자들끼리 가십거리로 연예인 이야기가 나와도 나는 아는 이야기가 없어 늘 듣고 있던 때라 다른 사람들이 심은하 이야기를 하면 "네 애인도 아니면서 그런 거로 왜 흥분하니? 또는 배우로서 끼 말고 또 뭐가? 더? "라는 말로 다른 지저분한 사연들을 잘랐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무엇이, 어떤 점이 그렇게 좋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이 없기도 했다. 혹시나 내 마음속에 음란귀신이 붙어 청순하고 이쁜 배우를 흠모하거나 활활 타오르는 내 마음의 욕정? 이 그녀에게 향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배우 하면 딱 그런 이미지... 이쁘기도 하지만 천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 톡톡 튀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어둠도 있고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네? 뭐가요?' 하며 눈 똥그랗게 뜨고 반문을 하는 섬칫함도 지니고 있는...

아무튼... 내게 심은하는 그런 배우로서의 '끼'라 할까? 그런 게 갖춰진 배우로 보였다.

딱 그 드라마를 보고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청춘의 덫'으로 최고가를 달리고 영화 몇 편 더 출연하고 인기 절정에 이를 무렵인 2001년 모기업가와 결혼예정이라 발표하더니 결혼 이틀 전, 파혼이라는 충격을 전하고 전격 은퇴를 해버렸다. 이에 영화계, 연예계, 광고계에서는 대체자가 없는 상태에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하고 그녀가 나왔던 수많은 광고 또한 다른 탑여배우들로 수습을 했으나 반응은 저조하여 전전긍긍했다 한다. 그 후 수많은 팬들의 복귀라는 염원을 뿌리친 채 조금도 흔들림 없더니 또 한 번 깜짝쇼를 벌이듯 2005년 보수정당 출신의 정치인과 결혼을 하고 만다. 이후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 엄마로 굳건히(?) 안방을 지키며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더니 정파에 따라 그녀의 행보가 곱게 보이진 않겠지만 남편을 내조하느라 때론 유세장에 나와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녀의 뚝심이랄까... 고집이랄까... 영화계에서 그렇게 손짓을 하고 찌라시가 난리를 펴도 복귀란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긋고 그러한 소문이나 기사를 내는 곳들과는 법적 대응하며 복귀설에 대해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어떤 유명여배우는 재벌과 결혼해 금전적인 것과 상관없이 가끔 영화와 드라마에 얼굴을 비춰 팬서비스(?) 차원으로라도 활동을 하는 여배우와는 달리 꿈쩍도 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 또는 그야말로 뚝심인지 모를 고집에 머리를 젖게 된다.


이 글을 쓰느라 인터넷 자료를 뒤지다 보니 그녀는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작품에 출연을 했으나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본 것은 극히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많은 작품들을 보지도 않고 단 한 편의 드라마에 꽂혀 그녀를 내 마음 최고의 여배우에 올려놓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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