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뭐라고 해야하나 조금 머뭇거렸어요.
어제는 저녁 늦게 병원엘 갔었어요.
친구 동생이 지난주에 크게 다쳐서 직장과 병원을 오가며 힘들어하는 친구를 만나야할 것 같아서요.
마침..도착한 시간이 동생이 CT촬영하는 시간이라 병원 복도 의자에 앉아서 삼십분을 아무것도 하지않고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한번도 그런 생각 안해봤는데..
그 곳에 앉아있으면서 환자복을 입고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을 보며 참 낯선곳이다!!!!!! 라는 느낌이 몰려왔네요.
저에게 병원은 정말 낯선 곳이었어요.
잠깐잠깐 병문안이라는 이유로 다녀보긴 했는데..
아마 어제 30분간 만난 환자들이 평생 병원에서 본 환자들보다 더 많은것같았거든요.
제 또래쯤 되 보였어요. 어쩜 더 어렸을지도 몰라요.
병원에서 밤을 지샐 모양인지 화장기없는 얼굴에 모자를 눌러쓴 아가씨가 제가 앉아있는 곳 맞은편 병실안으로 들어갔어요. 누구를 간호하는진 모르겠지만.. 병상 끝에 몇마디 병상근처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이내 울먹거리며 병실을 뛰쳐나와 복도에 비켜서더라구요.
그리고 훌쩍훌쩍... 내려쓴 모자속으로 손수건을 대고는 한참이나 그러고 있었어요.
때마침 전화가 왔어요.
"엄마가 있잖아~~~.....속상해 죽겠어....아~~" 누구의 전화인진 알 수 없지만..
병상에 있는 사람은 엄마이고..무슨일이 있긴 했나봐요.
통화하면서 한참이나 울던 그 친구는 마음이 진정됬는지 휠체어를 끌고 병실로 다시 들어갔어요.
살짝 문이 열린 틈으로 휠체어로 엄마를 끌어 앉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엄마는 유치원 꼬맹이같은 달랑달랑 양쪽으로 머리를 묶으셨고 딸이 엄마를 참 많이 닮았어요.
언니가 막내 동생을 다루듯 엄마를 휠체어에 앉히고는 언제 울었냐는듯 생글생글 미소를 머금고 엄마를 모시고 복도로 나옵니다. 그리곤 참 수다스럽게 이것저것 말을 거네요.
엄마는 무표정하게 아무 대꾸를 안하시는군요. 글쎄요.. 어디가 편찮으실까..한참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가슴이 저려오더라구요.
한참만에 친구가 동생 휠체어를 밀고 돌아왔어요.
머리를 심하게 다친 동생이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다며 눈물을 흘린다고 안스럽고 괜히 모든게 미안하다구요.
30분을 복도에 앉아 기다리고 친구 얼굴을 보고 5분을 아무 말을 못하고 10분을 이야기를 듣고 돌아나왔습니다.
아직 그런 일이 나에겐 일어나지 않아 참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행이란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네요.
참 이상하죠. 조금이라도 마주보며 웃을 수 있을때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 생각했어요.
웃어주고 싶고..웃게 해 주고 싶은데
도무지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오기전에 아직은 조금은 그럴 여유가 있을때
많이 바라보며 웃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소중하게 아껴야겠어요.
아직은 여러분을 보며.. 웃어도 전혀 미안하지 않으니깐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에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