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법

by 자몽

글을 쓸 때면 나는 늘, 나 자신을 의심한다.


사실 글의 마침표를 찍고 나서도 의심하기는 매한가지기도 하다. 글이 좋다는 칭찬을 편집자나 독자들에게 듣기도 하지만 늘 내 안에는 깊은 의심이 자리 잡고 있다.


'정말 나는 제대로 작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일까?'

'이 글이 세상에 내놓기에 충분한가?'

'내가 아닌 다른 작가가 같은 소재로 글을 썼더라면 이보다 더 낫지 않을까?'


언제나 내 글을 의심하고, 내 능력을 의심한다. 왜 그럴지 생각해 보면 칭찬에 인색했던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탓인 거 같기도 하고, 늘 기준 미달이었던 학창 시절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는 와중에도 원고를 하면서, 답답하고 불안했었다. 쫓기듯 원고를 해나가는 바람에 더욱 방향을 잃은 것처럼 혼란스럽기도 했다. 아득바득 원고를 해내고 담당자와 리뷰 작업을 막 시작했는데 막상 피드백과 함께 온 원고를 보자 불안함과 답답함이 어느 정도 녹아내렸다.


원고와 조금 떨어져 있다 살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심과 불안이 옅어지면서 다음으로 힘껏 나갈 수 있는 기운이 났다.


그래도 가끔은 의심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게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좀 더 겁내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게 앞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용기 있게 나 자신을 믿는 사람이 되는 일이 왜 이토록 어려운지 모르겠다.

문득, 강하고 분명한 사람들이 몹시 부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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