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차를 마셨다.
내게는 두 가지 취미가 있는데, 그중하나는 게임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차를 마시는 일이다. 개완으로 차를 우려내 마시는 것 일과였을 만큼 차를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 한동안 하지 못했다.
차도구에 먼지가 쌓이고 찻잎의 향기가 날아가 버릴 만큼 긴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1월과 2월은 정말 질식할 것처럼 괴로웠고, 3월 4월은 발버둥 치느라 힘겨웠다. 하루만 더 버티자는 마음으로 일 년의 반절을 보내고, 오늘에서야 개완과 찻잎을 꺼냈다. 먼지를 닦아내고 묵은 찻잎을 깨우기 위해 홍배도 한 뒤 백 백모단을 우려 마셨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것도 없고, 여전히 책임져야 하는 짐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럼에도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여유가 있다는 게 어쩐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런 게 '살면 살아진다'던 드라마 대사의 뜻이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