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생이 결혼했다.
마음이 편치 않은 것, 그 이상으로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황인 탓에 결혼식이라는 이벤트가 피로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질문받고 대답해야 하는 자리가 껄끄럽고 생각만으로도 피곤해졌다. 결혼식에 입을 옷을 사고, 그래도 해야 할 일을 해가면서 동생의 결혼식 날짜로 한발씩 다가갔다. 결혼식 전에 아빠의 생신이 있어서 모이는 자리에서 작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동생 부부에게 표시했다.
불안한 마음만큼 밑구멍이 난 주머니에서 마련한 것을 내밀 때 그 미안함과 죄책감이란. 얄팍한 내 사정을 전하면서 몇 번이고 미안하다는 동생 부부에게 했다. 그리고 작은 바람을 담은 편지를 전하면서 동생 부부가 더없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들을 단어와 문장으로 눌러썼다.
진심만은 얄팍하지 않다는 것이 닿기를 바라면서 건넨 단어와 문장으로 채운 종이를 건네고 2주 만에 동생의 결혼식 날이 되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정신없이 나 자신의 빈궁함과 얄팍함을 감추며 서 있었다.
멈추지 않고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가느다란 믿음에 기대어 나는 그냥 서 있었다.
웨딩 아일을 장식한 생화의 달콤한 향기, 내빈들 사이를 스칠 때 느껴지는 향수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향기들. 그 속에 앉은 나를 동생이 읽어내린 성혼서약서가 잠시 깨웠다.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행복하게 살겠다는 성혼 서약서 말미에 나의 진심이 얄팍하지 않다는 마음을 담았던 단어와 문장이 있었다.
그 순간 나를 스치는 짧은 전율, 그리고 그 대단치 않은 행복에 왈칵 눈물이 났다.
진심으로 짜내 만든 문장이 성혼 서약에 담길 만큼 동생에게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남았다는, 그 행복.
대단치 않은, 그 대단한 행복.
대단치 않은 나의, 그 대단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