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내는 삶의 방식에 관하여
20대 보단 썩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는 늘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이 낭떠러지 끝에 있는 것 같고, 까딱해서 정신을 놓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전에 어렵게 입사한 직장 생활을 할 때도 그랬다. 남들 보기 그럴듯하게 들리는 직장이었지만 나는 늘 내가 대체가능한 톱니바퀴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당시 조직에서의 나뿐만 아니라 어떠한 조직에서의 누구라도 그렇다라고 생각했다. 그게 어떤 조직이던, 심지어 소위 말하는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마저도 언제나 대체 가능한 인력이라고 생각을 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우리는 무한 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
그 불안감이 촉매제가 되어 회사를 퇴사하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여 나를 브랜딩 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운동에서 비롯된 많은 일들을 영위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불안에 시달리며 정신질환을 겪던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압박을 받고 있다.
'자기 효능감'은 인간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스스로가 대체될 수 있는 인력임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현재에 주어진 직무를 성실하고 빈틈없이 쳐내는 일. 본인 커리어 역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을 하는 일. 조직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솔선수범하여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일 등이 '자기 효능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편하게 살기 위해 늘 어떤 기준을 도구로 활용하곤 한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효능감'의 기준을 돈과 커리어로 삼는다. 인간의 쓸모는 숫자로 표현되며, 숫자가 나타내는 가장 확실한 지표는 돈이다. 그래서 돈은 개인의 가진 역량을 평가하기 가장 쉬운 도구로써 자주 활용되곤 한다. 그리고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없거나 능력이 없다고 치부되곤 한다. 쉽게 말해,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치고 실제로 돈이 많은 사람은 극소수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일에 시달리고, 평가에 휘둘린다.
내 일의 결과물은 곧 나 자체이고, 평가는 곧 나를 향한 평가가 된다.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비판을 받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경제활동 = 자신으로 동일시한다.
요즘 이래저래 고민과 압박에 시달린다. 사업적으로, 또 그 외에 맡고 있는 여러 가지 일적인 부분 외에 삶의 영역에서도 여러 가지 혼란을 겪는다. 그래서 지난 몇 달간 아침에 뜀박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벌써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뜀박질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10분으로 시작해 5분씩 늘이기 시작해서 요즘엔 약 20분가량을 뛰고 있다. 3개월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여전히 5분 이상 뛰기 시작하면 포기하고 싶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 그러다가 사레라도 들리거나 잡스러운 생각을 하다가 호흡의 리듬이 끊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정말이지 지옥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목표로 한 지점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기를 연습한다. 보통 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한 한곡을 반복 재생하며 뛰고는 하는데 그 곡의 러닝타임에 따라 '한 번만 더 듣고', '두 번 남았다', 세 번이 남았으면 너무 많은 것 같으니 세 번째가 시작된 후에 '두 번만 더'라고 정신승리를 하며 견뎌낸다.
일의 결과를 '자기 효능감'의 지표로 삼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사업가라면 시장은 늘 변화무쌍하여 방금 전과 현재의 니즈가 바뀌기 십상이니 오늘의 정답이 내일의 오답이 되곤 한다. 직장인이라면 상사의 평가가 그렇다. 상사의 기분에 따라 결과물의 평가는 늘 오르락내리락하니 1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 피드백을 받아 2안 3안 4안을 만들고 나니 다시 1안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이다.
이런 탓에 나는 '자기 효능감'의 도구를 달리기로 선택했고 그래서 더 기를 쓰고 목표로 한 지점까지 멈추지 않는다. '자기 효능감'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존재가치를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타인의 평가가 개입될만한 것들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목적으로 설정한 목표치에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 끝끝내 성취하는 것. 비판과 비난이 가득한 현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