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에 잠들기 도전기

꿈꾸는 것을 이루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 시간 확보.

by 제이앤

나는 늦잠이 일상이다. 전날 몇 시에 잠들어도 아침에는 도저히 정신이 들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는 등교가 힘들어 이 악물고 올빼미 체질을 거슬러 저녁 7시에 잠드는 데 성공했다. 다음날 지각했다. 결국 0교시가 있는 학교에서 나만! 1교시 전에 등교를 합의 봤다. (물론 선생님은 내가 밥 먹느라 늦게 온 줄 아신다. 한국인에게 밥에 대한 호소는 그 힘이 크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일찍 일어나던데, 우리 엄마는 평생 내가 일찍 일어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유치원도 매일 버스를 놓쳐 지각했고, 16년 간의 등교가 내겐 'Mission impossible'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오전에 일이 없는 전공을 해서 먹고살 수는 있었다. 내 잠에 대한 문제는 아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잠귀도 한 몫했다. 잠이 한 번 들면 (거의 안 들린다고 봐야 한다.) 천둥 번개가 뒤집어지게 친다 한들 내겐 아무 의미가 없다. 오후가 되어서야 다른 사람의 "간밤에 천둥소리 들었어? 너무 무서워서 잠이 다 깼잖아."로 천둥이 다녀감을 알게 된다. 이건 사실 사는데 아무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기를 임신하니 큰 걱정이었다. 내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못 듣고 사고라도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엄마가 되면 아기 울음소리는 다 들리게 되어 있다고 하셨다. 낳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난 예외란걸. 외벌이 하는 남편을 잘 내조하는 현모양처 흉내를 내고 싶어서 아기와 둘이서 작은 방에서 잤지만 역시나 일어나지 못했다. 남편이 새벽에 자지러지는 아기 울음소리에 깨서 나와보니 아기가 귀에 대고 울고 있는데도 난 꿈쩍도 안 하고 잘 잤다고 한다. '저 정도면 기절한 게 아닐까.'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여보, 우리 아기는 효자인가 봐! 벌써 통잠을 자!"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서 말도 못 하고 있다가 둘째가 태어난 뒤에야 우연히 말이 나와서 비로소 진실을 알았다. 그래도 태어난 지 삼십팔 년 차가 되니 이제 8시간이 지나면 일어날 수는 있다.


나는 오후에 일을 하고 저녁에 살림과 아이들을 챙기기 때문에 오전은 자유롭다. 오전 내내 자도 괜찮다. 아니, 오전 내 쉬지 않으면 곧 과로로 쓰러질지도 모른다. 연년생 아들 둘 주말부부 워킹맘 독박육아, 내게는 쉴 권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잠만 많은 것이 아니다. 꿈도 너무 많다. 서른 넘어서 꿈이 많이 생겼다.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읽고 싶은 책, 보통 이상 연주해내고 싶은 악기들이 너무 많다. 내가 하고 싶은 꿈들을 이루려면 시간이 꼭 필요하다. 바로 오전시간!


그래서 저녁 11시에는 잠들어야 한다. 그럼 7시에 일어날 수 있겠지. 아이들 아침을 챙겨주고, 운동을 하고. 아이들이 가면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유튜브 촬영과 편집도 할 수 있겠지.


이런 계산을 끝내고 남편에게 선포했다. 나 이제 11시에 잠들 거예요. 남편은 좋은 생각이라 했다. 그 도전의 첫 번째 날이 어젯밤이었다. 1시쯤 잠들었다. 오늘은 성공하기 위해 러닝 어플을 깔고 1일 차 운동을 다녀왔다. 몸이 좀 지치면 빨리 잠들지 않을까. 지금은 새벽 0시 46분. 또 실패다. 하지만 나 외에 그 누구도 내게 실패라 하지 마시라. 나는 내일 또 도전할 것이다. 성공하는 날 아침, 엄청난 용기로 브런치에 초고를 올리리.



음... 초고는 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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