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forte는 Piano가 되었지

by 제이앤

우리가 알고 있는 Piano의 원래 이름은 Piano forte(피아노 포르테)이다.

Piano와 Forte는 셈여림 기호이기도 하는데 Piano는 여리게, Forte는 세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악보에는 앞글자 P, F로 표시한다. 셈여림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m(Mezzo:조금)을 앞에 붙여 여리거나 센 속성을 약화시키거나, PP나 FF처럼 여러 번 중복하여 셈여림을 더 자세히 표시한다. 아무튼 우리는 Piano Forte를 현재 Piano로 부르게 되었다. 왜일까? 아마도 이름이 길어서 뒷부분을 생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을 연주하고 가르치면서 단순한 이유 너머의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반을 누를 때는 '손끝을 세워서, 위에서 아래로' 연주해야 한다. 이 손끝의 모양은 악기를 처음 배울 때부터 오랜 시간 끊임없는 선생님의 티칭으로 몸에 익혀야 하는 '기본'자세이다. 마치 무용수의 발끝이 공연 대부분 서있는 것처럼 말이다.


들을만한 소리가 나도록 가르치는 것은 수박 겉핥기식 레슨이다. 악기 연주는 손이 아니라 손 '끝'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의 힘을 빼고 오롯이 손 끝으로 매우 여리게부터 매우 세게까지 연주할 수 있도록 컨트롤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다. 손끝은 아주 작은 소근육이라서 이 작은 점으로 힘을 전달하고 컨트롤하는 법을 배우기에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의식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선생님의 티칭이 필요하다. 독학으로 악기를 배우는 경우 이 부분을 가장 간과하기 쉽다.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섬세한 표현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습한 곡 외에는 악보를 보지 못하거나 연주한 곡보다 훨씬 쉬운 곡도 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가장 많은 실수는 Miss touch인데, 손가락의 길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손 끝을 세워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훈련이 되지 않으면 제 손가락에 걸려 자꾸 Miss touch가 나는 것이다. 그 실수를 가리려고 속도를 빨리 치게 된다. 그렇지만 잘 못 눌러지는 음들이 안 들릴 수가 없고, 화려하고 지저분한 음악을 연주하게 되는 슬픈 상황이 될 뿐이다.


사실 Forte는 이렇게 세밀하고 촘촘한 기초를 쌓지 않아도 흉내 낼 수 있는 표현이다. '흉내 낸다'라고 표현한 것은, 잘난 척이 아니라 손 끝을 세우냐 세우지 않냐에 따라 현 전체를 울리는 깊고 웅장한 Forte가 되거나, 냅다 건반을 때리는 시끄러운 굉음이 되거나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됐든 큰 소리는 Forte라고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Piano는 차원이 다르다. 건반을 누르지만 여리게, 하지만 소리는 나게 연주하는 것은 발끝부터 손끝까지 연결된 연주자의 신체가 바르게 정렬되고 섬세한 자극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힘이 축적되어 있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렵다. 손 끝을 세우지 않고 PP(피아니시모)를 연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 볼 수 있겠다. 당연히 바이엘, 아니 악기를 배우는 첫날부터 손 끝을 세우는 것을 가르쳐야 함이 마땅하다.


손 끝을 세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납득할 만한 온갖 이야기를 다 끌어오면서 Piano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인다. Piano의 원래 이름은 Piano Forte였다고. 선생님 생각에는 '여리게'와 '세게' 중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이 남았다고 말이다. 88개나 되는 건반이 내 앞에 엄청난 부피로 벽처럼 서있지만 건반하나마다 스펀지로 쌓인 해머가 아주 얇은 줄을 때려 울리는 악기이기 때문에 Piano는 반드시 치지 말고 '아래로 눌러서' 연주해야만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만가만히 건반을 누르고 여리게 연주하는 것이 이 악기를 가장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몸을 가까이 붙이고 호흡까지 옅게 유지하며 손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해 연주한다면 너의 마음속에 속삭이는, 작지만 진짜 너의 목소리까지도 연주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잘 쌓인 Piano에 이어 나오는 Forte는 얼마나 멋질지 상상이나 되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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