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가도 빛은 멀리서 보인다
어려서부터 간혹 꾸던 꿈이 몇가지가 있다. 어려서 살던 동네, 첫사랑 오빠(안꾼지 한참 됐다), 어릴적 이모네 집, 할머니 등등.. 아마도 가장 깊숙히 뇌리에 박힌 것들이 은연중에 튀어 나오는것이 꿈일 것이어서 그런것 같다. 그 많은 꿈중에서 괴로웠던 한가지 꿈이 있다. 걸어도 걸어지지 않고 뛰어도 뛰어지지 않던.. 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해결되지 않던 괴로운 꿈.. 가령 컴퓨터를 끄고 싶은데 안 꺼진다던지. 빨리 뛰고싶은데 못 뛴다던지 하는.. 그런 꿈들은 밤새 나를 괴롭게 만들고는 했다.
멀리서 불빛은 보이는데 계속 다가가도 계속 멀다
요즘의 나의 일상이 그 꿈을 계속 꾸고있는 중인것 같다. 멀리서 불빛이 보여서 빠져 나가고 싶은데 터널인지 골목인지 굴속인지 어딘가에서 나는 계속 제자리에 있다. 간혹의 숨막힘도 있는 걸 보면 물속 같기도 하고 그래도 울리는 소리가 있는 것을 보면 바깥 세상인듯도 싶은.. 어딘지 모르고 어떻게 해야 정답인지 모르는 그 수많은 시간들속을 나는 한참을 걷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참 많이 보내고 있다. 안 만나는 사람, 못 만나는 사람, 그래도 만나야 하는 사람, 만날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나누어 시간을 배분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선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충분히 원하고 바라는대로 살 수 있는 요즘이기도 하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고 친구도 온라인으로 만나는 일상이 늘어나면서 어느새 노트북이 내 친구고 내 삶이고 내 생활인 순간이 이제는 점점 특히나 요즘들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해야할 일들이 많아지고 하고싶은 일들이 많아질수록 내가 받는 에너지군인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는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빨리 걷고 빨리 뛰어 저 밖의 밝은 빛을 만나고 싶다.
고뇌와 고독이 끓어넘치는 시간
그 옛날, 사업하던 아버지가 왜 그렇게 새벽에 잠 못 주무시고 티비를 보고 담배를 태우셨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내가 원망하고 불편해했던 아버지의 그 시간은 아마도 이 세상 모든 사업가가 겪고있고 견디고 있는 시간이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 일에 대한 그리고 책임져야 하는 모든것에 대한 부담, 고뇌, 고독, 불안, 초조등의 감정은 사업을 늘리고 확장하면서 더 무거워진다. 그래서 혼자가면 못가니 함께 가려고 하는데 그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다. 많은 사람에 대한 설득과 납득과 이해 그리고 그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희망뿐만 아니라 많은 좌절과 낙담도 함께온다.
어떤 여성 대표님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사업을 하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자괴감이 찾아오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또 누군가 애써주면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고. 그래서 버틴다고.
사업가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무너지곤 한다. 생각지 못한 너무 많은 일들과 속속들이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버둥거림속에 어느새 준비되지 못한 한계에 다다를 수도 있다. 그런 과정속에서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자신을 물리치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인생이 사업가의 인생이다. 그 안에서 내 목적에 맞게, 상황에 맞게끔만 애쓸 수 있는 에너지 조절도 필요하다.
터널속에서 우리는 마라톤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본다. 그리고 응원한다. 조금만 더 가면 고지라고, 조금만 더 가면 끝이라고 하며 깃발을 흔들어 계속 달리게 만들고 있다. 내게 없는 끈기와 인내심, 그리고 페이스 조절은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자신이 보지않은 순간에도 나를 보고있는 그들덕에 그 터널은 그렇게 조용하지도, 그렇게 무섭지도, 그렇게 버겁지도 않을 수 있나보다. 멈추는 순간 더 아파할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달려야 한다. 먼저 가는 것보다 끝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그렇게..
사업가로서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길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디고 늦어질 수는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지나갈 수 있는 터널이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어렵다. 사업은 더더군다나가 그렇다. 길게 보고 넓게 보고 높게보는 마인드를 가지고 그렇게 스스로의 조절과 에너지로 터널을 잘 빠져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