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by Jane J


질주


하루 종일

일에 치여 지친 몸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를 보고

잔뜩 화가 난

아내의 표정에

화들짝 놀란다.


굳게 닫힌

입술.


그 침묵에

불안이

썰물처럼 밀려온다.


왜 그러지?

또 뭘까?


정적이 흐르고

짧은 시간 동안.


분주해진 머릿속,

태엽은 되감기가 된다.


기념일!!

또 잊고 있었다.


불혹을 넘겼지만,

아직도 서툴다.


신세를 한탄할

시간이 없다.


부랴 부랴

집 밖으로

뛰어 나간다.


비가 온다.

너무나도.


이미 늦은 시간인데,

꽃집은 열었을까?

다 끝났을까?


빗줄기가

세차게 내려

나를 다 적셨다.


내 몸이 젖는 건 괜찮지만,

빈손으로 돌아가

실망하는 그 눈을 볼 수 없다.


한 송이 꽃을

들고 가야 한다.


그녀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