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슬픈 아이야."
4살 아들이 말했다.
첫째와 달리 말이 빠르고
표현력이 좋은 아이 이긴 하지만
그 말은 묘하게 내 마음을 찔렀다.
"뭐라고?"
내 귀를 의심하고
다시 물었다.
"엄마, 난 슬픈 아이야."
아이의 입에서 '슬프다'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귀엽고 놀라운 동시에,
마음 한편에 걱정이 앞섰다.
"왜? 왜 슬픈 아이야?"
그 말의 뜻을 알고 싶었다.
가정보육을 하며 혹시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외로움을 준 건 아닐까 걱정됐다.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도 나와 놀아 주지 않아."
그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툭 떨어졌다.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직까지 하노이의 날씨는
이전보다 가을바람이 불어
조금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이 덥다.
아이는 땀을 많이 흘리면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려워하며 더위를 힘들어한다.
그래서인지 밖에 나가서
땀 흘리며 이동하는 것을 피하려 하고
필요한 게 다 갖춰 있는
시원한 집안에 있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집안엔
'함께 놀 사람'이 없었나 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
모두와 놀고 싶어 하지만
누나는 공부와 숙제로 바쁘고
아빠도 퇴근 후 놀아줘 봐야 잠깐이니
서운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체질도 약하고,
피부도 예민하고,
마음도 여린 내 아이.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하는 그 말로 인해
엄마인 나의 반성이 시작된다.
안전한 보호막과 울타리,
차별 없는 사랑,
올바른 가르침,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언젠가 아이들이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을 때,
그 슬픈 감정을 갖지 않도록
내가 더 많은 사랑으로
채워 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 작은 아이가
이렇게 또 나를 깨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