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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Jul 25. 2021

강풍경보

모두 날아가거라

무 말랭이 널어놓은 소쿠리도

야외용 의자도 날아갔다

나이 들고 아픈 나뭇가지들

상처 난 나뭇가지들

나무에서 떨어져 날다가

지붕 위로 마당 위로

떨어졌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새처럼 날다가 날다가

계속 날기만 한다

태풍에게 나를 맡겼다

나의 그리움 욕망

어쩌면 욕심일 내 안에 많은 것들

모두 가져가라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잎새 하나가

대답하듯 툭 떨어지다 날아갔다

빈 나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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