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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Apr 03. 2023

고등학교 입학

거꾸로 쓰는 육아일기

내 아들이 맞나!!


아들은 고등학교 가기 위한 공부를 시작으로 어느 정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다. 수학 과외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친다며 수학 과목이 좋다고 했던 아들이었다.

고 1학년 초 학급 임원선출 과정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부반장이 되었다고 했다. 놀라면서 축하한다고 했더니 웃기만 했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아들이 신기했다.

학급 임원이어서 그랬을지 그럴만한 나이가 된 것일지 철이 들었다는 표현이 그때의 아들과 딱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첫 중간고사 수학 시험을 치르는 시간. 앞에서부터 시험지가 친구들 손을 타고 넘어오는 순간부터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는 아들. 시험지를 받아서 쭉 훑어보니 잘하면 다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날 아들은 태어나서 처음 겪었던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축구나 자전거, 수영 등을 처음 배우며 익숙해지는 기쁨과는 많이 다른 감정이 수학 시험을 마치고 생겼다며 이렇게 가슴이 뛰고 설레는 경험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들은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 수학 시험 결과는 만점을 받았다. 그때의 아들 표정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중학교 3학년 때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 여러 명이 유학을 갔고 가장 친한 아들 친구와 그의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 갔다. 그 친구와 계속 연락하며 그립고 아쉬운 시간을 자주 보내곤 했다. 그 친구의 부모님과도 친분이 있던 우리는 아들에게 캐나다 유학을 권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아들은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다. 가족이 이민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유학을 보낸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남편. 우리는 상의 끝에 유학은 아무나 가는 것도 아니고 기분으로 가는 것은 더욱 아님을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려운 공부가 외국에 나간다고 쉬워지는 것도 아니고 가고 싶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 보라고 했더니 말이 없던 아들.


남편과 나는 하나의 제안을 했다. 1학기 성적으로 너의 가능성을 보여줘라. 그러면 유학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며칠이 지났을까 친구들이 다니는 전 과목 학원이 있는데 다니고 싶다고 했다. 국어, 영어, 수학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학원이었다. 그 시절은 고고 야간 자율학습이 있을 때였다. 점심, 저녁 식사를 학교에서 하고 9시에 학원에 가서 수업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 반 정도 되었다. 그때만이라도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차에서 잠깐 붙인 눈은 어느새  토끼눈과 바꿔놓은 듯했고 그 눈으로 교복도 벗지 않고 책상에 앉았다.

10분만 눈을 붙이겠다며 깨워달라는 아들에게 침대에 누우라고 했더니 그러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며 책상에 엎드렸다. 이런 시간을 3년 가까이 해야하고 그런 자식의 모습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 가슴이 답답했다.


중간고사 성적이 반에서 2등 전교에서 23등인가로 기억된다. 아들에게 유학을 가고 싶은 이유를 물었더니 대학 진학에 꼭 필요한 과목과 필수과목을 선택해도 5, 6과목이 전부인 캐나다에 사는 친구 이야기를 하며 자신도 필요한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해 보고 싶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야 했으므로 유학을 보내기에 가장 안전하고 아들에게 적합한 나라를 선택하기 위해 남편은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한 줄 요약: 고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온 가족이 고등학생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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