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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Apr 12. 2023

왜 호주 유학을 선택했을까?

거꾸로 쓰는 육아일기

유학원을 통한 유학 준비.

유학이나 호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캐나다에 사는 아들 친구가 시내로 놀러 가려다 숙제가 많아서 주말로 미뤘는데 그날 시내에서 총기사고가 났고 숙제가 자신을 살렸다며 너무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캐나다도 생각했지만 총기 사고 소식도 들었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가 필요하다는 남편의 말에 따라 캐나다는 유학 목록에서 제외했다.


지인 중에 호주에 유학 중인 딸이 있었다. 그 딸이 호주에서 공부하는 장점을 비교하며 기회가 많고 자신이 공부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가족처럼 도와주는 그곳의 교육시스템을 설명하며 아들 유학을 적극 권했다.

남편 사무실 고객 중의 한 명이 가족 모두 호주 시드니에 종교 비자로 거주하고 있었다. 고객의 일 처리 문제로 가끔 통화하면서 호주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때마다 보낼 수 있으면 자식들을 무조건 호주로 보내라며 우리나라와 호주 교육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학을 보내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우리가 호주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지만,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왠지 더 마음이 움직였고 총기 소지가 불법인 나라, 인종 차별이 가장 적은 나라라는 의견도 있어서 최종적으로 호주 유학을 결정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친 아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1월 말 학기 시작에 맞게 출국했다.

저렴한 항공권을 찾느라 일본을 경유하는 일정이었는데 유학원이 출발부터 홈스테이 집 도착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며 자세하게 안내해 주었다. 통신수단은 홈스테이 집 전화와 이메일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불과 20년도 안된 이야기인데 통신의 발달이 새삼스럽다.


도착시간에 맞추어 홈스테이 집으로 연락하자 아들이 잘 도착했다며 열심히 공부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외국이라고는 옆 나라 일본, 중국도 가본 적이 없는 아들을 혼자 일본을 경유해서 호주로 보내면서 알아서 잘할 거라는 생각에 걱정이 조금도 되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도 영어를 좋아했고 성적도 좋은 편이어서 바로 고등학교에 입학할 줄 알았다. 테스트 결과,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ESL 코스를 공부하고 일정한 점수를 받아야 했다.

일 년 후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성적표가 유학원 메일로 도착해서 우리도 받아보았다.


처음 가족을 떠난 아들이지만 잘 지냈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여유시간이 많아서 바닷가에서 낚시도 하고 바닷바람이 좋아서 연을 날리면 좋겠다고 했다.

연을 사서 보냈는데 얼마나 높게 잘 나는지 사람들이 어디서 저렇게 멋있는 연을 샀냐고 물었고 한국에서 샀다는 대답을 할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뿌듯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는 아들. 시간이 지나면서  연 날리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했다.

유학 가기 전 아이의 고등학생때와 비교하니 엄청난 차이가 느껴졌다. 공부도 하면서 시간적 여유도 가질 수 있는 아이를 보자 유학 선택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호주 유학의 가장 좋은 점을 불어보았더니

1. 대학은 목표를 가지고 원하는 사람만 간다는 것.(대학 졸업률이 20% 미만임)

2.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으면 고 1학년부터 사회에바로 필요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과목을 배운다는 것.

3. 대학 진학을 하고자 한다면 영어, 수학, 역사, 과학, (2과목 필수. 지리, 물리, 화학, 생물 중 선택. 과학은 의대, 약대, 치대를  진학할 경우 필수.) 나머지 한 과목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 (아들은 체육을 마지막 한 과목으로 선택함) 총 6과목이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과목이라는 점.


1년쯤 지나고 생각보다 아들이 적응을 잘하고 있어서 남편은 아들을 만나보고 오겠다며 호주를 방문했다. 공항으로 마중 나온 아들을 보고 남편은 갑자기 걱정과 눈물이 핑 돌아서 아들을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고 했다.

불과 1년 전에 비해 체중이 10kg 가까이 줄어서 혹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홈스테이 집에서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 물었더니 아침은 시리얼, 식탁 위에 사과나 바나나 등 계절 과일이 항상 있었지만 먹지 않았고 점심은 땅콩버터 샌드위치, 저녁은 피자, 치킨 등 인스턴트식품을 1년 먹다 보니 이런 결과가 생겼다.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손주에게 생선 가시까지 발라주었고 거의 집밥을 먹던 아들이었다.

남편이 아들 홈스테이 방을 보니 청소와 정리 정돈이 안 되어 엉망진창이었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분명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아이에게 1년을 지냈으니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 있는지 물었더니 조금도 없다며 호주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하므로 유학 생활을 계속 유지하되,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한 줄 요약: 유학은 해당자에게 맞는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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