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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May 05. 2023

도시락 8개 들고 출근

딸아 생일 축하해~

5월 5일은 딸의 생일이다.

저녁 식사 약속이 있는 딸을 위해서 점심으로 잡채를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생일에는 면 종류를 먹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며 꼭 만들어 주시던 엄마를 닮았는지 나도 모르게 가족의 생일이면 잡채를 만들곤 한다.


어제 소고기는 남편이 썰고 양념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시금치를 다듬고 씻어서 데치고 다시 헹구는데 흙이 계속 나왔다. 그 시간만으로도 시간이 넘게 걸렸다.


오늘은 나머지 잡채 재료로 당근을 채칼에 썰어서 볶다가 어느 정도 익었을 무렵 양파를 넣어 함께 볶았다.

고기를 볶다가 거의 익었을 무렵 버섯을 함께 볶았고 브로콜리와 시금치는 무쳐서 따로 볶았다.


당면을 삶아서 준비된 재료들을 넣고 버무리며 진간장, 설탕, 참기름, 깨소금을 넣었더니 너무너무 맛있는 잡채가 완성되었다.

혼자 점심 먹을 남편 도시락, 아들, 딸, 여직원 A, R, S 세 명과 현재 약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남자 직원 E(한국사람) 그리고 내 거까지 총 8개 도시락이 필요했다.


김치와 지난겨울 담았던 무장아찌를 양념 넣고 무쳐서 한 통 담았다.

한국의 김치는 호주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고 즐겨 먹는 사람도 많고 가끔 먹는 사람들도 있다.

직원 중 호주사람 세 명 A, S,R은 김치도 한식도 무엇이든 잘 먹는 편이다.


자식은 나이가 들어도 부모에게는 어린아이 같다는 말을 요즘 들어 깊게 공감한다.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야무지게 생활하고 있지만 집에만 오면 유치원생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딸.

옷 정리부터 자신의 방 정리는 물론 빨래부터 무엇하나 스스로 하는 일이 없다.

생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심방심실중격결손이라는 심장병의 일종으로 병원에 입원, 수혈, 수술까지 받았고 백일잔치를 병원에서 보내고 퇴원한 후로 건강하게 살아만 있어도 딸의 의무를 다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엇이든 잘한다고만 하며 키워서 그런지 집에서는 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

밖에서는 친구들이나 친구 부모님들에게 요즘 아이들 같지 않고 예의 바르고 정리 정돈은 물론 친구들도 잘 챙긴다는 말을 가끔 들으면 감사하기만 하다.


가족에게는 받을 줄 만 아는 딸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기적인 면도 있지만 어른이 된 딸이 우리 부부 앞에서는 유치원생이 되는 귀여운 어른이다. 남편도 딸에게 어쩌다 한마디씩 하고는 마음이 아픈지 출근하는 딸 차 문도 열어주고 대문도 열어주고 볼 뽀뽀도 하고 온다. 어린이날에 태어나서 어른이 될 줄 모르는 딸. 생일을 바꿀 수도 없는데 어쩌지!! 사흘만(5월 8일 어버이날) 늦게 태어났다면 어른스럽게 생활하려나!


한 줄 요약: 칠십이 된 자식을 구십이 된 엄마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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