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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Aug 03. 2023

샤워를 4분 만에

호주 이야기

헬스가 끝나면 수영한다. 수영을 마치고 샤워하기 위해 샤워실에 갔는데 사람이 없었다. 수영하는 사람은 몇 명 있었지만, 샤워실은 텅 비어 있었다.

샤워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 걸린다. 샤워장도 1인용으로 칸막이와 문이 모두 달려 있다.

옷도 샤워장 속에서 갈아입어야 한다. 샤워 후에는 아무리 몸을 잘 닦아도 습기가 남아 있어서 옷을 바로 입기 불편해도 좁은 샤워실 안에서 다 입고 나와야 한다. 문에 부착형 고리 옷걸이가 달랑 2개 붙어 있어서 옷과 소지품을 걸어 놓기도 좁고 정말 불편하다. 우리나라 시설이 제일 편하고 그립다.


샤워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데 샤워실 사이마다 안내판이 붙어 있어서 읽어보니 샤워를 4분 안에 해달라는 내용이다.

호주 사람들의 물 절약은 우리나라 사람이 상상하는 그 이상을 초월한다.

수영하고 탈의실로 들어오는 사람 대부분이 타올로 몸을 닦더니 젖은 옷만 갈아입고 나간다.

수영장 물에 세제 냄새는 거의 나지 않고 물은 엄청 깨끗하지만 그래도 샤워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놀랍다. 한두 명이 아니라 대부분 그렇게 한다.

샤워하는 시간도 정말 4분은 아니어도 5~6분 정도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내문에 따라 최대한 짧은 시간에 샤워를 마치려고 시간 계산을 하고 연구하며 여러 번의 실습으로 거의 4분 만에 샤워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샤워실 밖으로 나갈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약 20분 정도지만 물을 사용하는 시간은 약 4분으로 맞추었다.

처음 30초 안에 몸과 머리에 물을 묻히고 물을 잠근다. 샴푸로 머리를 감고 바디타월로 몸을 닦은 후 물을 틀어서 2분 안에 머리와 몸을 헹군다. 다시 물을 잠그고 린스를 한다. 30초 만에 머리를 다시 헹군다. 수영복을 헹구고 세수도 하고 마지막으로 몸을 씻으면 1분으로 충분하다. 처음에는 샴푸, 바디워시, 세수, 수영복 헹굼 등 10분 정도 물을 틀어놓은 상태로 했지만, 안내문을 보았으니 최대한 지켜야 한다.


빗물을 사용하는 가구도 많다. 우리 집은 빗물과 수돗물을 용도에 따라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있다.

빗물만 사용 가능한 가구도 엄청 많아서 가뭄이 심할 때는 시청에 물을 주문하면 물차가 와서 물탱크에 물을 채워준다. 비용은 수도요금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4~5인 가족의 경우 3개월 수도 요금이 $400(약 40만 원) 정도 나온다. 물을 재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늘 부족하고 물 절약 실천이 몸에 배어있어서 샤워도 2~3일에 한 번 하면 자주 하는 경우에 속한다.

그런 이유로 더운 여름에는 몸에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향수나 몸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항상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은 매일 혹은 하루 걸러서 한 번 정도로 샤워하기 때문에 물을 낭비한다는 인식을 벗지 못하고 있다. 겨울에는 가능하지만, 나머지 봄여름 가을에는 도저히 매일 샤워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매일 샤워하는 나라가 아주 드물다고 한다.


설거지도 뜨거운 세제 물에 그릇을 담갔다가 수세미로 닦아서 마른행주로 물기를 제거하면 끝이다.

그릇을 헹구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물을 틀어놓은 상태로 설거지하는 모습을 본다면 기절할 수도 있다. 공공생활 장소에서는 물 절약을 잘 하는 편이지만 집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집에서도 최대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고 실천해야겠다.



한 줄 요약: 물 절약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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