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상분석 센터 운동 역할 실험실에서 살펴본 결과 뒤로 걷는 방법이 무릎에 큰 압력이 가해져서 관절에 좋지 않다고 한다.
지인의 집에 초대받았다.
호주 집의 특징은 뒤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수영장이나 바비큐장, 야외테이블 등이 거의 집 뒤에 있다.
오후 4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는데 해가 거실까지 환하고 따뜻하게 뒷마당으로 나가는 유리문을 통해 들어왔다. "어머나! 남향이 집 뒤쪽이군요?" 했더니 북향이라서 하루 종일 해가 잘 들어온다고 했다.
남향이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북향이 우리나라의 남향과 같은 상태라는 지리적 설명에 그렇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놀랐다.
집에 도착해서 아들과 딸 방이 하루 종일 해가 들어와서 남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들 방 중간에 서서 핸드폰으로 나침판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해 보니 역시 나침판 바늘이 정확하게 북쪽을 가리켰다.
당연한 지리적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생각 없이 해 가 잘 들어오는 방향이 남향이라고 습관처럼 우리나라의 환경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일자를 쓸 때도 일자/ 월/ 년 순으로 우리나라와 반대로 써야 한다. 처음에는 나에 관련된 모든 것은 한국식으로 사용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혼란이 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일자 역시 우리나라와 거꾸로 쓰며 사용하고 있다. 병원이나 공공장소의 서류에 필요한 질문 중에 생년월일을 묻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여기서도 날자/ 월/ 년도 순서로 대답해야 하므로 처음에는 머리 따로 입 따로 움직여서 실수를 많이 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집에서 중얼거리며 연습했다. twenty-third-Jun-nineteen sixty x.
계절도 완전 반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이곳의 환경은 봄이 와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호주의 벚꽃이라고 불리는 자카렌다 나무들이 드문드문 홀로 외롭게 어느 곳에서는 약간 무리 지어 피기도 한다. 허전한 봄이 시작되면 역시 친구들이 마음을 담아 보내는 사진 속에는 누가 더 노랗고 빨간지 내기라도 하듯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을 산, 단풍으로 물든 금수강산의 모습들이 그립고 그립도록 날아온다.
한국은 겨울이고 호주는 한여름이다. 잔디들이 견디다 못해 마르고 타들어 가는 한낮의 기온이 40도 안팎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한 여름. 친구들로부터 날아오는 하얀 솜으로 너와 나를 모두 덮어버린 사진으로 와!! 하며 눈밭을 구르는 상상으로 소리도 지르며 더위를 식히곤 한다.
가장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행사가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였다. 빨간 털모자를 쓰고 땀을 흘리는 사람들. 쇼핑센터마다 하얀 수염과 털모자, 산타할아버지 복장을 한 코너. 그 주변을 눈이 내린 듯 장식한 곳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산타할아버지와 아이들이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매년 크리스마스에 꼭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거기에 있는 대부분 아이는 실제 내리는 눈이나 쌓여있는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현실이 신기했고 얼마 전 나와 비슷한 연배인 약국의 고객 역시 실제의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정산도 이곳은 6월 말이다. 모든 결산과 정산이 6월 말로 정해져 있다 보니 한 해가 6개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산을 마치고 나면 왠지 한 해가 끝난 것 같다. 습관이 이렇게 무섭다. 연말정산으로 돌려받은 세금 환급금을 노린 모든 상점들은 연말 다음으로 대폭 할인 행사를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 하면 연말정산 6월이고 어! 하면 해가 바뀌는 12월이 오곤 한다.
한국에서 수시로 날아오는 계절 사진에 무엇이든 반대로만 하는 청개구리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내가 지나온 시간과 습관을 거꾸로 혹은 반대로 지내다 보니 이러다가 내 나이도 거꾸로 내려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입꼬리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