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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Sep 22. 2022

세대차이

사람차이!

퀸즐랜드는 오늘 영국 여왕을 애도하는 임시 국경일이다.

원래 목요일이 휴무인 딸에게 내일 출근할 수 있냐는 전화가 왔다. 국경일 근무는 정상 시급의 2.5배를 받는다. 시간당 $50이 평일 시급인 딸은 오늘 출근한다면 시간당 $125을 받는데도 약속 있다며 거절했다.

나: 약속 있어?

딸: 아니 쉬는 날인데 쉬어야지.

나: 평일보다 2.5배 더 받는데?

딸: 더 큰돈을 준다 해도 day off의 행복은 살 수 없어

오늘 하루 근무하면 $1.000을(약 930,000원) 받는데 집에서 쉬면서 출근을 거부하는 딸을 보며 이런 걸 두고 세대차이라고 하는 걸까 생각했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듣고 있던 남편은 '아빠라면 출근 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 내가 도울 일 있으면 알려줘'라고 할 텐데 하며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ㅎㅎ




우리 때는 말이야~~

이런 표현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의 직장생활은 퇴근시간보다 한두 시간 뒷일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월말, 연말이면 더 늦거나 오류라도 생기는 날에는 대여섯 시간 훌쩍 넘겨 퇴근하는 날도 많았다. 늦게 끝나는 직원이 있으면 함께 하거나 퇴근 후 저녁이나 술 한잔씩 하는 일이 동료애라고 생각했다.

오버타임 급여를 받아 본 기억도 없다.

그중에서도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퇴근하는 직원도 한둘 있지만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어도 뒤에서 '누구는 일찍 안 가고 싶나'로 시작해서 이기적이다, 뒤통수가 따갑지 않을까 등등 혼잣말들을 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나의 선택은 일의 특성상 오버타임이 빈번하긴 했지만 워킹맘이 아니라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뭐니 뭐니 해도 정이 오고 가는 세대.


딸에게 물었더니 약국 문이 닫히는 순간 일도 끝나는 상황인데 칼퇴근이라고 했다.

나: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면 어떻게 할 거야?

딸: 시간을 다투는 급한 일이라면 해야겠지만 일단 퇴근하고 다음날 할 것 같아.

나: 참 야박하군(속으로 말함)



지인의 아들이 호주 IT 관련 회사에 다닌다.

단 1분도 오버타임은 하락하지 않는다는 회사의 규정.

주말에 충분히 쉴 줄 아는 직원을 가려내는 일이 면접에서 할 일.

휴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는지 등을 질문받았다고 했다.

현장 직원들도 못을 박다가 망치질 한 번만 더하면 끝나는 상황에 영업 종료 벨이 울리면 그 즉시 망치를 놓고 퇴근하는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을 보며 '멋지다. 사람이라면 저렇게 살아야지 '하며 자신도  즉시 작업장에서 나온다고 했다.


세대차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대차이가 아니라 사람 차이, 문화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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