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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인 Oct 21. 2021

또또 기다리고

23주 2일생을 낳았다.

2021년 7월 7일  생후 173일 교정 55일


남편의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는데 아기는 여전히 집에 오지 못했다. 오늘 교수님께서 바로 퇴원하기는 어렵다고 하셨다. 문제는 역시 호흡이다. 산소포화도가 자꾸 떨어져서 집에 보내기 불안하신 것 같다. 종종 산소통을 들고 집에 퇴원시키기도 하는데 조금 더 기다려서 안정되면 집에 보내고 싶다고 하셨다. 의료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조금 갈리는 것 같다. 이제 교정일이 점점 가고 있으니 아기의 발달을 위해서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어쨌거나 최종 결정은 교수님이 하시는 거다. 요즘 수유 연습한다고 아기를 자주 만나서 그런지 더 보고 싶고 속상하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그냥 그대로 아기를 훔쳐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2021년 7월 12일  생후 178일 교정 60


오늘 아기의 몸무게가 5kg이 되었다. 590g에 태어나서 열 배가 되었다. 수유 연습 가서 밥 먹이고 잠시 안아주고 있는데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면회가 전면 금지되었다. 아기를 안고 자는 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제 병원에 못 온다고 말하시는 순간 눈물이 줄줄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2주 동안 시행되는 거라 그 안에 퇴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21년 7월 19일  생후 185일 교정 67


미숙아들에게 흔한 질병인 미숙아 망막증 주사 시술을 두 번째로 했다. 레이저 수술을 하고 다시 주사 시술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이고 지난 십 년간 한두 명에게만 있는 일이었다고 하셨다. 또다시 레이저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고 특히 오른쪽 눈의 각막이 부어서 눈이 잘 안 떠졌는데 이렇게 가다가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도 안 좋아진다면 각막박리까지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셨다. 눈이 안보일 거란 생각은 안 해봤는데 새로운 장애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기가 폐가 안 좋으니 운동을 열심히 시키려고 했는데 눈이 안 보이면 운동도 하지 못할 것 같다. 아기가 목청이 좋으니 음악이나 목소리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되면 될까? 눈은 병원에 있다고 해서 치료되는 장기는 아니니 그냥 어서 집에나 왔으면 좋겠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이러다가 목 다 가누고 백일넘어서 집에 올 것 같다. 점점 초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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