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는데 아기는 여전히 집에 오지 못했다. 오늘 교수님께서 바로 퇴원하기는 어렵다고 하셨다. 문제는 역시 호흡이다. 산소포화도가 자꾸 떨어져서 집에 보내기 불안하신 것 같다. 종종 산소통을 들고 집에 퇴원시키기도 하는데 조금 더 기다려서 안정되면 집에 보내고 싶다고 하셨다. 의료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조금 갈리는 것 같다. 이제 교정일이 점점 가고 있으니 아기의 발달을 위해서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어쨌거나 최종 결정은 교수님이 하시는 거다. 요즘 수유 연습한다고 아기를 자주 만나서 그런지 더 보고 싶고 속상하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그냥 그대로 아기를 훔쳐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2021년 7월 12일생후 178일 교정 60일
오늘 아기의 몸무게가 5kg이 되었다. 590g에 태어나서 열 배가 되었다. 수유 연습 가서 밥 먹이고 잠시 안아주고 있는데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면회가 전면 금지되었다. 아기를 안고 자는 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제 병원에 못 온다고 말하시는 순간 눈물이 줄줄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2주 동안 시행되는 거라 그 안에 퇴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21년 7월 19일 생후 185일 교정 67일
미숙아들에게 흔한 질병인 미숙아 망막증 주사 시술을 두 번째로 했다. 레이저 수술을 하고 다시 주사 시술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이고 지난 십 년간 한두 명에게만 있는 일이었다고 하셨다. 또다시 레이저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고 특히 오른쪽 눈의 각막이 부어서 눈이 잘 안 떠졌는데 이렇게 가다가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도 안 좋아진다면 각막박리까지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셨다. 눈이 안보일 거란 생각은 안 해봤는데 새로운 장애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기가 폐가 안 좋으니 운동을 열심히 시키려고 했는데 눈이 안 보이면 운동도 하지 못할 것 같다. 아기가 목청이 좋으니 음악이나 목소리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되면 될까? 눈은 병원에 있다고 해서 치료되는 장기는 아니니 그냥 어서 집에나 왔으면 좋겠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이러다가 목 다 가누고 백일넘어서 집에 올 것 같다. 점점 초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