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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해의 중요성 ; 크리스마스의 다른 의미

다양성을 존중을 위한 명절의 의미 이해

by 김지혜

연말이 되면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린다.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는 종교와 상관없이 하나의 축제처럼 여겨진다. 어린아이들을 부모가 산 선물을 산타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로 여기고 기뻐한다. 난 아이들이 어릴 때는 선물을 준비했지만 10살이 되자 솔직하게 밝혔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보고 “와 멋진 선물이다. 엄마라면 이런 거 안 사줬을 것 같은데 산타 할아버지는 이런 좋은 선물을 주셨어’라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내심 허무함을 느꼈다. 내가 돈을 썼는데 나는 생색을 못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아이들에게 뭔가 동심을 버리고 좀 더 현실적인 경제관념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그냥 일찌감치 알려줘 버렸다.

동심파괴의 엄마지만, 이후 좀 더 편해진 건 사실이다. 몰래 사는 것도, 몰래 가져다 놓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다음날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에 대해 기뻐하는 아이들 앞에서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해진 건 사실이다.


아마도 내가 아이들이 가질 동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건 어쩌면 난 한 번도 부모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설레는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없어서 그게 어떤 건지 몰라 가치를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어릴 적 나의 아버지는 한 번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준 적이 없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아버지는 안티 크리스천에 가까울 만큼 기독교를 믿으며 안 좋은 행실을 보이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종교에 상당히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으셨다.

나는 교회에 다닌 적은 없지만 크리스마스면 교회에 갔었다. 크리스마스날은 교회를 다니는 신자이건 아니건 과자를 한 아름 공짜로 주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부모세대는 이런 기독교에 대해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심지어 결혼하고 나서 시어머니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랬다. 그 이유는 시댁은 조상을 위해 지내야 할 제사들이 많았는데 시어머니의 동서는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그 제사 준비를 하는데 언제나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와 상관없이 하나의 이벤트의 날처럼 젊은 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특별한 저녁 식사나 이벤트의 날처럼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하루 간의 휴일로 이런 이벤트를 즐기는 날일 뿐이다. 이는 가끔 서양에서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큰 행사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로 비즈니스 상에서 무례를 범하기도 한다.

회계 연도가 12월 31일에 끝나는 한국의 회계연도에서는 12월은 회사가 상당히 바쁜 시즌이다. 해외 지분을 가진 주주와의 긴급 미팅을 크리스마스 전달 긴급하게 요청하였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바빠서 미팅에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입장에서 상상하는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보내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재미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바쁘다는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라도 한국과 온라인 미팅 한 시간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시간을 낼 수 없는지 몇 번이나 되묻게 된다.


한국인 대표에게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구정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라고 알려드렸다. 한국은 구정이나 추석은 3일간 휴일이다. 이날은 고향에 가고 부모님을 뵙고, 제사를 지내고 친척들이 가득하다. 내가 잠깐의 업무 미팅을 위해 어딘가 조용한 곳을 찾는 것도 어렵고, 잠시 빠져나와 미팅을 한다는 것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명절을 떠올리면 미국인 주주가 왜 시간을 낼 수 없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각 국가마다 중요한 명절은 다르다. 다른 국가에 어떤 명절이 있으며 어떤 문화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비즈니스 상에서도 중요하다.


한국 기업에서는 명절이 되면 직원들에게 명절 보너스나 명절선물을 준다. 하지만 한국기업의 해외지사나, 한국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가지는 명절을 회사에서 어떻게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싱가포르 기업에 근무할 당시 화교계 회사였기에 한국과 같은 날 구정의 휴일을 보낼 수 있었다. 한국으로 갈지, 현지에서 그냥 쉬거나 여행을 할지 내가 선택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근무를 하며 한국의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하며 웃고 떠들고 재미난 그 시간 보고 싶다는 전화를 받는다면 어떨까? 일을 하는 내가 참으로 쓸쓸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외국인이 함께 하는 조직이라면 외국인 직원의 자국 명절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조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이라면 고향의 명절을 동일하게 보낼 수는 없지만, 그런 날이면 적어도 축하나, 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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