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대로 음식의 맛을 상상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김을 좋아한다.
김으로 만든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고 비슷한 음식들도 많다.
김, 매생이.. 김부각, 김자반 등 거의 다 김 종류이다. 거의 맛도 비슷하다.
이러한 맛에 익숙하다 보니 김에 밥을 싸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어릴 때 뭐든 김에 싸면 아이들에게 야채도 숨겨서 먹일 수 있는 마법과 같은 반찬이다.
이렇게 맛있는 김을 우리는 외국인에게 권한다.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 권에서는 김을 먹는다. 우리처럼 좋아하는 아시아인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유럽인이나 북미에서 온 서양인은 김을 처음 먹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에게는 그냥 까만 종이를 먹으라는 느낌일 수 있다.
먹어보라고 권하면 예의상 먹어보지만 처음 먹는 유럽인이나 미국인에게 그렇게 마른 종이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낯설다.
한 독일 고객에게 김을 먹어보라고 권한 한국 업체 사장님은 맛있어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김을 먹는 독일인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입천장에 붙어 버린 김을 어떻게 할지 몰라 불편해했다.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베트남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빤세오라는 베트남 음식을 가족들과 먹을 때였다.
빤세오는 얇은 라이스페이퍼를 마른 상태에서 이것저것 싸서 먹는 음식이다.
한국에서 먹는 라이스페이퍼는 대부분 따뜻한 물어 적셔 부드럽게 만들어서 먹는다.
아이들이 마른 라이스페이퍼가 종이 같다며 먹기 싫다고 했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종이 같은 라이스페이퍼가 낯설기 때문이다.
마른 라이스페이퍼가 처음 먹는 우리에게 얇은 종이를 먹는 것 같듯
김을 처음 먹어본 외국인도 까만 종이를 먹는 느낌일 것이다.
외국인이 쉽게 혼동하는 음식의 요소들도 존재한다.
둘째 아이가 9살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갔었다.
아이는 미트볼을 토마토소스에 찍어 먹지 않았다. 소스에 찍어먹어 보라고 권하자 9살 아이가 말했다.
“싫어 매워.” 아이는 먹어보지도 않고 맵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소스가 빨간색이라 맵다고 생각한 거다.
한국에서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붉은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어서 맵게 만든다. 어린아이라도 빨간색 음식은 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음식은 이탈리아의 토마토소스처럼 빨간색이라고 해서 꼭 매운 건 아니다.
유럽에서 온 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처음으로 먹는다면 가장 먼저 알려줘야 할 주의 사항은 바로 한국의 빨간색 음식은 대부분이 맵다는 것이다.
토마토소스에 익숙한 유럽인은 빨간색이 맵다는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은 우리 입맛으로 맵지 않다고 느끼는 수준의 김치도 대범하게 먹었다가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녹차 맛 제품들을 보고 어느 고객은 고추냉이(고추냉이)를 넣은 제품이냐고 물은 경우도 있었다.
미국인 친구는 누군가 선물한 된장을 보고 피넛버터 같은 거냐고 물었다.
색상은 피넛버터 같은데 냄새가 이상해서 안 먹고 보관하고 있다가 내가 방문했을 때 그 된장을 가져와서 상한 건 아닌지 물어보았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대로 음식의 맛을 상상한다. 그래서 가끔은 대범하고, 그래서 실망하거나 놀란다.
내가 가진 경험에서 나오는 가정들은 그렇게 쉽게 좋고 나쁨의 판단의 근거가 된다.
다름은 낯섦으로 다가오기 쉽다. 낯섦은 쉽게 틀림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름의 발견은 새로운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이다.
내가 처음 과메기를 먹을 때처럼... 내가 처음 두리안을 먹을 때처럼 다시 시도하지 않으면 그 낯섦으로 남아 있다. 낯선 경험에서 더 나아가 제대로 맛을 느끼고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또다시 시도하고 궁금해해야 결국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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