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는 진정 나일까?

타인의 메시지 가려내기의 어려움

by 김지혜

나는 가끔 타인의 메시지가 내 것이라 착각한다.

통역이라는 일은 많은 직업병을 만들어 주었고 또한 많은 장점과 단점들을 가져왔다.

타인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통역이라는 일을 하면서 어느 순간 문득 들었던 생각

“나도 내 이야기를 잘하고 싶다”

나는 내 이야기를 잘하지 못했다. 타인의 멋진 말들과 지식 가득 찬 정보를 듣고 전달하면서 자연히 그들의 메시지는 나의 정보가 되었다.

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나는 그 정보를 내 것인 양 누군가에게 전달하고는 했었다.

가끔은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수준이 마치 그들과 같다고 착각한다.

타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듣는 이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데일 카네기의 [카네기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말한다.

우리가 세상과 접촉하는 데는 4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 4가지 방법에 의해 우리는 평가되고 등급을 매겨진다. 믿을 수 없게도 그 외에는 없다고 한다.

20200517_022206.png 세상과 접촉하는 방법 -데일 카네기


결국 ‘내가 무엇을 말하는가’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하는가’에 기반한다.

내가 전문가에게서 듣거나 읽은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난 아직 그 메시지의 주인공이 아니다.

청중은 그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청중이 가진 불신을 극복하는 방법이 나머지 ‘어떻게 말하는가’이다.

멋진 메시지를 멋지게 말한다고 해서 청중이 신뢰하거나 감동하지는 않는다.

나는 멋진 메시지를 어떻게 말하는가에 따라 청중은 내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 것일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지만 아직 내 것이 아니라면 내 것이 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이야기하거나 내가 그 메시지가 되기 위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조건은 수없이 많다.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육아서 한두 권은 읽는다.

나도 정말 많이 읽었다. 수많은 육아서를 읽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만 그것이 나를 좋은 엄마로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내가 아직 좋은 엄마가 아님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익힌 수많은 육아서의 방법을 누군가에게 전달한다고 해서 그들이 내 말을 믿거나 감동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좋은 육아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썼던 경험을 나누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 메시지가 얼마나 나에게 중요했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면 나에게 중요했던 그 육아의 방법은 내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고 신뢰받을 수 있다.

내가 기대하는 멋진 나와 사람들의 기대는 진짜 내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된다.

그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는 난 자꾸만 타인의 좋은 이야기와 누군가의 멋진 메시지를 가져오고 싶다.

스피치와 강연의 초안은 그렇게 항상 멋진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내 정보를 쏟아 내고 나에게 좋은 정보를 누군가 에게도 막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러면 아주 조금씩 알게 된다.

나의 이야기 속에는 여전히 내 것이 아닌 메시지들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그 순간까지도 내 이야기가 아닌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그것은 스피치나 강연을 하고 나서야 스스로 알게 된다.

청중의 반응과 상관없이 진정 내 이야기를 했다면 정말 큰 성취감을 느낀다.

진실되고 정말 나를 드러냈던 난 정말 친한 친구에게 속풀이를 한 듯 그렇게 가슴 벅차다.

반대로 정말 내 이야기라고 했다. 청중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난 그다지 큰 성취감이나 가슴 벅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전달한 메시지에는 진정 내 것이 아닌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먹을 꼭 쥔 내 손안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에게 내 손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는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그들이 떠나 버릴까 두렵다.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난 안다.

진정한 나의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아무것도 없는 손을 펴서 보여주었다고 사람들은 실망하거나 떠나지 않는다.

내 손에는 아무것도 없다면 그들은 내 손을 잡아 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내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여전히 어느 것이 내 것인지 내 것이 아닌지 찾기가 어렵다.

나는 과연 누군가의 메시지를 통역하고 있는가 아니면 내 메시지를 소통하고 있는가 오늘도 내 초안을 바라본다.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면 세계가 따뜻하게 환영해 준다는 것을 직접 체험해 보라. 그것은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할 만한 가치가 있다.”-데일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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