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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에너지를 뺏는 자! 손절하면 어때!

세상은 멋진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들을 만나는 도전과 탐험이 필요하다.

by 김지혜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를 새로이 알아간다는 것은 사실 부담스럽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에너지의 양은 동일하나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써야 하는가가 더욱더 중요해진다.


아이들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 모래성을 쌓고 있는 친구를 위해 종일 모래를 퍼 나른다.

이후 만들어진 모래성을 보며 친구는 나와 함께 기뻐하며 우리가 함께 만들었다고 우리의 모래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래를 종일 퍼다 나른 건 나인데 마치 자기의 모래성이라고 손도 못 대게 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 누가 좋은 친구이고 아닌지, 다음에 그 친구에게 협조해야 할지, 협상해야 할지, 어떻게 그 친구를 대처해야 할지를 좋은 경험 혹은 고통이 되어버린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아이일 때는 친구에게 에너지를 쏟아붓고 그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이후, 에너지 조절법을 배운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제는 그 수많은 경험치의 빅데이터가 작동한다.

처음부터 모래를 가져오라고 함부로 부려먹는 누군가에게 모래를 가져다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 시간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 에너지를 차라리 다른 일을 위해 축적해야 할지... 아니면 나를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써야 할지 등 수많은 선택 가능한 데이터와 더하기 빼기를 해가며 가치 비교를 하게 된다.

"모래를 퍼와 주세요"라는 말을 어떻게 하는가, 표현방법, 왜 모래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해 주는가? 모래성의 모습은 어느 정도여서 어느 정도의 모래가 필요하고, 그 모래성이 얼마나 멋진지 비전에 대해 알려주는가 등을 통해 내가 이전의 경험치 데이터와 비교하여 우리는 판단을 내린다.

어떤 형태의 태도를 가진 인간들은 주로 나중에 모래성이 다 쌓고 나면 뒤통수를 치더라. 왜 모래를 퍼와야 하는지 말도 없이 시켜 먹는 누군가를 보며 손절을 할지 말지 자꾸만 판단의 근거와 플러스 마이너스 포인트들의 기준들이 생겨 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 수록 관계가 힘들다.

관계는 노력이다. 그럼에도 유지하거나 손절하거나...

어떤 이는 누군가 손가락질하는 사람과도 잘 지내고 나쁜 사람과도 적절한 거리를 조절해 가며 그 관계를 지속할 만큼의 포용력을 가진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어느 정도의 한계점을 두고 정말 나의 에너지를 뺏기만 하는 누군가와 손절한다.

그런 내가 좀 더 아량을 넓었으면 좋았겠다 싶지만 지금까지의 경험 상, 관계를 유지해도 결국 내 에너지를 뺏어가는 이들은 계속해서 그런 양상이 변하지 않더라는 예상과 가정은 틀린 적이 없다.

언젠가 그 관계가 좋아져 서로에게 득이 되었던 사례는 겪어보지 못했다. 나의 그런 경험의 빅데이터가 결국 나를 바꾸지 않고 지금의 관계 맺기 스타일을 유지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속의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내가 좀 더 참으면 좋았을걸, 내가 좀 더 받아 주면 좋을걸, 내가 좀 더 에너지가 있으면 좋을걸...


그 아쉬움 속에서도 내가 알게 된 중요한 교훈이 있다.

그런 손절할 관계의 아쉬움에 집착하거나 그런 관계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 새로운 누군가와

만나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나의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쌓아가고 알아가는 과정이 힘들 순 있지만 그 속에 좋은 사람,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더 크다.

즉 나의 에너지를 뺏는 자 vs 새로운 사람들에게서 나와 맞는 자 찾기

비교한다면 난 후자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좋은 친구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안다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정말 좋은 친구도, 정말 존경할 수 있는 스승도, 정말 고마운 멘토도 존재한다.

이전의 실패한 관계를 아쉬워하거나 더 수용적인 나로 만들기 위해 애쓰기보다 그런 관계는 떠나보내고 새로운 관계와 사람들을 탐구하는 것이 더 흥분되는 일이다.

오늘도 미국인 리더와 진행한 워크숍에서 그는 나에게 모든 지원과 기회를 주기 위해 오늘도 용기를 북돋는다.

조금은 수직적 문화에 익숙한 나에게 좀 더 자유롭게 나의 의견을 반영해서 워크숍을 운영해도 좋다는 메시지와 넌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미국인 리더

모든 것을 빽업 해줄 수 있으니 내가 있을 때 많은 시도를 얼마든지 해보라고 해주는 리더!

그의 메시지는 나에게 그와 함께 일하는 그 공간이 얼마나 안전한 공간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의 상사에 불과했던 그는

이제 멘토가 되어가고 스승이 되어가고

결국 존경하는 인물로 바뀌어 간다.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은 정말 많다.

누군가 새로이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가 나에게 온다는 것이다.

그가 가진 세계를 나도 그를 통해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

더 이상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에 집착하며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세상은 정말로 멋진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들을 만나는 도전과 탐험에 나의 에너지를 쏟아보자.


www.youtube.com/c/thewiser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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