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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Lee Oct 22. 2018

모두의 예상대로 샤오청쉬(小程序)는 결국 망했을까?

2018년 6월, 누적 이용자 수 6억 명 돌파

1월 9일, 샤오청쉬(小程序) 서비스가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앞다퉈 샤오청쉬를 차세대 서비스라 소개했고 기업들도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는 희망에 부풀었었죠.

하지만 서비스 오픈 후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은 예상을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샤오청쉬가 차세대 서비스가 될 수 없다고 속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샤오청쉬로 인해 중국의 모바일 생태계는 분명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샤오청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서비스의 완벽함을 이야기한 적은 없었습니다. 샤오청쉬는 여타 초기 서비스와 동일하게 아직은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 미완성 서비스입니다. 적은 비용을 통해 앱과 매우 유사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공중 계정과 연동하여 위챗 내에서 기업의 온전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서비스가 위챗에 귀속되고 지원 가능한 기능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모바일 앱 대신 샤오청쉬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안고 가야 할 부담과 리스크는 결코 0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샤오청쉬의 서비스로 완벽하게 앱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앱 개발을 미루는 게 아닙니다. 앱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라면 서비스가 안정되고 유저들을 조금 더 모은 뒤에 앱 개발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서비스는 완벽하지 않지만 앱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 또는 서비스가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의 차이는 분명히 큽니다. 기업과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한 뒤 앱 개발 진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소비자는 자신의 서비스 사용 빈도 또는 습관에 따라 앱 설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아직도 App 개발에 목숨 거십니까?》中


샤오청쉬(小程序/ 이하 '샤오청쉬)는 서비스 출시 전부터 기이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3대 IT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腾讯/Tencent)가 중국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微信/Wechat)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제시했으니 한편으론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높아서였을까? 출시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샤오청쉬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사용자 경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모바일 App 수준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와 같은 이야기들로 커뮤니티가 도배되었고 언론에서는 하나둘 샤오청쉬의 몰락을 예상하는 기사를 찍어냈다. 그렇다면 서비스 출시 후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모두의 예상대로 샤오청쉬는 결국 망했을까?



샤오청쉬의 과거

샤오청쉬(小程序) 발전 역사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샤오청쉬 서비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이 걸어온 길을 보고 있자면 위챗 왕국의 건설이 머지않은 듯도 하다.


샤오청쉬는 꾸준한 유입 채널 추가 및 기능 개선 작업을 통해 사용자의 서비스 체험을 증진시켰다. 공중 계정과 개인 간 공유를 통해 유입되는 유저의 비중이 여전히 46.5%에 달하지만 샤오청쉬는 정보의 표현 방식이자 수많은 정보와 만나는 유입 채널이 될 것이라는 그들의 목표에 근거하여 발전하고 있다.



샤오청쉬의 현재


아래는 샤오청쉬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주요 데이터 중 일부이다.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주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샤오청쉬는 나름대로 순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 평균 사용 수와 평균 체류 시간이 위챗과 다른 상위 앱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이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샤오청쉬의 활용은 전자 상거래 영역에서 모바이크(摩拜单车), 디디추싱(滴滴出行)과 같은 교통 영역, 그리고 소셜 네트워킹(예: 递名片)과 오락 영역(예: 画画猜猜)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진다. 그중 전자 상거래 영역은 데이터 유동량이 동기 대비 최대 60배 이상 증가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샤오청쉬 활용 예 / 递名片(명함 공유 서비스), 画画猜猜(그림 그리기 게임)


샤오청쉬의 미래


1. 탈 중앙화에 기초한 서비스

올해 1월에 열린 2018년 위챗 공개 수업 PRO 총회 (2018微信公开课PRO版大会)에서 위챗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샤오롱(张小龙)은 '위챗은 탈 중앙화를 지향하며 유저에게 선택할 권리를 제공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정보의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테지만 탈 중앙화라는 부분에서 의문이 생긴 사람이 있을 것이다. 위챗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서비스 구조를 과연 탈 중앙화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위챗이 자체 생태계 내에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보면 위챗을 탈 중앙화 플랫폼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 방식으로 접근하면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우선 위챗은 외부 플랫폼에서 가져오는 콘텐츠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콘텐츠 제공 방식과 제공 채널도 여러 가지로 나뉜다. 무엇보다 위챗 안에서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들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어느 것 하나를 콕 집어서 그것을 서비스 구조의 중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 각 서비스들은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챗은 생태계 구조를 통해 사용자와 정보의 접점을 늘리고 그들에게 정보 취득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사용자의 선택의 권리와 탈 중앙화는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샤오청쉬가 탈 중앙화에 기초한 서비스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텐센트에서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와 연결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텐센트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비즈니스 플랫폼 서비스,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색다른 모습의 샤오청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2. 모바일 App과 상생하는 서비스

샤오청쉬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사업 영역 내에서 활용되고 있다. 활용 범위가 넓고 모바일 App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샤오청쉬가 모바일 App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샤오청쉬는 모바일 App과 상생하는 서비스이다. 두 서비스는 사용자와 사용 환경이 다르며 조화롭게 활용한다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샤오청쉬는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아예 없거나 충성도가 낮은 초기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기에 알맞다. 그에 반해 모바일 App은 상대적으로 서비스 사용 빈도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주요 서비스 대상이다.


모바일 App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도 샤오청쉬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요식업 분야가 그중 하나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에 어려움이 없지만 소형 프랜차이즈나 개인 음식점에게 모바일 App 개발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샤오청쉬가 요식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최근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 모델은 QR 코드 스캔 주문 서비스이다. 테이블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여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 후에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고객은 음식 주문을 위해 종업원을 기다리거나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시키지 않은 음식이 나오는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식당은 인건비를 줄이고 매장 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그래서 왜 샤오청쉬가 대단하다는 건데? 

앞서 말했듯 샤오청쉬는 앱의 몰락을 가져올 서비스가 아니다. 앱의 일부 영역을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기존 모바일 App와 위챗의 공중 계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샤오청쉬가 가진 서비스 가치는 무엇일까? 


샤오청쉬가 걸어온 지난 1년 9개월 간의 여정을 다시 살펴보자. 지난 1년은 샤오청쉬의 암흑기라 말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대중의 반응은 냉랭했다. 기업은 서비스 가치를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그 후 공식 석상을 통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냈으나 이 역시 대중에게 닿지 못했다. 그러나 샤오청쉬는 분명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2017년 5월, 텐센트는 샤오청쉬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고 그해 11월에 웹페이지와 연동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화화차이차이(画画猜猜)와 같은 게임 서비스가 대거 등장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소규모 사업자에게 모바일 App은 분명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사실 모바일 App 개발보다 부담인 것은 관리 시스템 개발이다. 어떤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그들의 사용 패턴은 어떠한지 등 App으로 모인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별도의 관리 페이지를 만들거나 전문 플랫폼에 높은 비용을 주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샤오청쉬를 이용하면 이 부분에서도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웹페이지 연동 작업을 통해 샤오청쉬는 이전보다 모바일 App과 흡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생방송도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친구에게 무언가를 공유를 받았는데 정보를 확인하려면 모바일 App을 다운로드하여야 한다는 페이지가 떠서 짜증이 났던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샤오청쉬는 당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정보 확인 후에 마음에 든다면 그때 모바일 App을 다운로드하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샤오청쉬를 통해 기업과 고객은 선택의 권리를 부여받는다. 모바일 App 개발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모바일 App 다운과 사용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때 기업은 '홍보 채널 확대'라는 또 다른 혜택 하나를 추가로 받게 되는데 이것이 서비스 바이럴 효과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를 폭발적으로 키울 견인차 역할을 바로 화화차이차이(画画猜猜)와 같은 게임 서비스가 하고 있다. 텐센트는 샤오청쉬의 접속만을 위한 별도의 페이지를 오픈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서비스 오픈 후 주변 샤오청쉬 검색 등 샤오청쉬에 접속 가능한 기능을 오픈하며 사용자의 불편함은 줄어들고 있었으나 대중들은 정체성이 애매한 샤오청쉬에 여전히 반감을 가졌다. 하지만 게임 서비스가 등장하며 전세가 뒤집어졌다. 셀 수 조차 없는 엄청난 수의 채팅방을 통해 샤오청쉬 게임 서비스가 공유되며 말 그대로 샤오청쉬 광풍이 분 것이다. 


이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인기가 식은 후의 상황은 이전과 분명 다를 것이다. 우리는 어느새 샤오청쉬를 사용하는 것에 더 이상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테니 말이다. 




될지 안 될지도 모를 3개년 매출 계획은 잘만 세우면서 왜 새로 나온 서비스는 3년도 지켜보려 하지 않는가? 공중 계정이 가져온 위챗의 부흥을 샤오청쉬가 이어받아 위챗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본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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