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게 보내는 편지
슬픔을 위로받기엔 가까운 이의 따뜻한 토닥임이 좋다.
마음을 위로받기엔 컴퓨터 문자보다 투박하게 써내려간 누군가의 손 편지가 좋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엔 가장 가까운 이와의 수다가 좋고
피로를 풀기엔 전동 의자보다 꾹꾹 눌러주는 안마사의 손끝이 좋다.
낡은 종이책이 좋은 것은 여럿의 손때가 묻어있기 때문이며
오래도록 배부르기 위해서는 별것 없어도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된장찌개가 좋다.
짐을 덜기에는 가방을 늘이는 일보다 두 손에 나눠드는 것이 좋고
사랑하기에는 장황한 언어보다 슬쩍 맞잡은 손의 두근거림이 좋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생각보다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