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이 먼저였으면
주말에 동생네가 집에 놀러 왔습니다.
아이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 조카들이 온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기쁨입니다.
며칠 전부터 들떠서 남편과 저는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그날 아침엔 예쁜 옷까지 차려입고는 눈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주말마다 찾아오는 동생 가족. 정해진 일정은 늘 같습니다.
맛집 가기, 다이소 쇼핑, 커피숍, 그리고 집에서 티브이 보기 늘 하던 정해진 일정을 꼭 채웁니다.
5, 6세 조카들이라 뭘 해도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합니다.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늘 가던 고깃집으로 향했습니다.
평소엔 대기해야 하는 곳인데, 그날은 다행히 한산했어요.
운 좋게 넓은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고기도 맛있지만, 직접 구워 먹는 야채가 특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고구마, 버섯, 감자, 가지를 마음껏 구워 먹을 수 있어서 고기보다 야채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의 입맛에 딱이지요. 그래서 가족 모임 때 자주 찾는 이유입니다.
식당이 조용하다 보니 옆 테이블의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들어왔습니다.
조카들과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 둘,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식사 중이더군요.
5,6살 남자아이들 얼마나 활기차고, 또 얼마나 가만히 있기 힘든 나이일까요?
고기 굽는 불판이 있는 테이블에서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보는 보호자의 긴장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도 조카들을 자주 보다 보며 그 아이들이 장난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어요.
그런데 아이들의 엄마가 갑자기 아이들을 다그치기 시작하더군요.
혹시 제가 쳐다봐서 오해했나 싶어 미소를 지어 보였고, 아이들에게 윙크도 했습니다.
제 눈엔 장난도 심하지 않았고, 아이들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조금만 장난을 쳐도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툭툭 때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간,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말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물론, 저는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기에 그 훈육의 어려움을 다 알지 못합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 간절한 마음,
세상에서 잘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고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자기 아이인데, 꼭 때려야 할까?
그 어린 머리를.
아이들이 다 기억할 텐데.
그 순간이 마음속에 상처로 남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꾸중보다 먼저 닿아야 할 것은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작고, 여린 존재니까요.
어른들 모두 아이들이 밝고 예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좋아하고, 적당한 장난은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위험하지 않다면,
도덕적인 선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놀게 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특히 식당처럼 공공장소에서의 훈육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로 남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조심스럽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으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들로 가득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