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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톤 Oct 30. 2023

무질서 너머 하나의 질문을 갖는 일  

무질서 너머 내공 있는 하나의 문장을 갖는 일은 가치 있다. 수백 수천 개의 문장을 뚫고 나온 하나의 질문에는 본질이 있다. 핵심이 담긴 큰 하나의 질문은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따르도록 도와준다. 




읽으면서 생각한다. 생각을 더해간다. 생각이 곱절이 되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읽을수록 복잡해지고 생각할수록 혼란스러운데 왜 나는 이러한 무질서를 떠다니고 있을까. 그 복잡함을 거쳐 나온 큰 하나의 문장의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복잡해지기 읽는 것이 아니다. 그 무질서를 거쳐 하나의 심플한 문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사색하지 않고 갖게 된 심플한 문장은 소유할 수 없다. 무심코 갖게 되었다 해도 곧 흘러지나간다. 내 문장이 아니니까. 복잡함의 여정을 거쳐 풀어 나온 한 문장은 알아서 내 것이 되고 내 안에 축적된다. 




무질서를 거친 하나의 문장이 완성되기까지는 혼돈이 계속된다. 머릿속에서 엉킨 채로 정리되지 않을 것만 느낌이 든다. 그 혼돈은 과정이고 그 시간이 지나면 살아있는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가장 좋은 한 문장은 내가 나로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질문이다. 그 한 문장은 간단해야 한다. 핵심이 있어야 한다. 그 문장은 나의 그릇을 좁게도 넓게도 만들 수 있는 질문을 한다. 그 질문은 내공이 깊다. 그래서 나를 관통한다. 나를 잘 파악한다. 스스로를 속이는 답을 하면 만족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 다시 큰 질문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결국 나로서 살아가게 하는 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끈다. 








질문의 크기에 따라 생각의 크기가 달라진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고 질문은 삶의 기준점이 타인에게 있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간다. 반면 "내가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은 기준점이 나에게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후자의 질문을 했을 때 나의 대답은 이랬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지속가능하게 하면서 성장할 때, 마지막 날 스스로에게 물어봤을 때 나로서 잘 살았다고 말해줄 수 있을만한 행동을 하는 것 같을 때."



그 대답과 닮은 다른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마지막 날 나에게 잘 살았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이랬다. "고통에 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목을 덜 신경 쓰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해 나갈 때, 좋을 때만 좋은 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를 일으켜 세울 때, 두려워하면서도 꿋꿋이 나아갈 때, 없던 힘을 조금씩 매일 키워나갈 때, 재능보다 꾸준함을 가치 있게 생각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잘 보낼 때."



그 대답과 닮은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그 무엇을 위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큰 문장은 결국 지금 현재 여기서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핵심을 일러준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본질을 알려준다. 결과를 덜 생각하고 지금 이 여정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온전하게 해내는 삶을 살 때 나는 현재도, 마지막 날에도 기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렇게 질문을 하면 우리는 답을 하고 싶어 하고 그 답에 나온 방법대로 살아가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질문의 초점이 참 중요하다. 큰 질문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향 안에 있다. 







세상에 펼쳐있는 많은 생각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 어제 오늘 내일 이슈에 따라가면 끝이 없다. 다른 사람을 따라가는 길은 끝이 없어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책을 읽고 큰 질문을 떠올려 나에게 던져야 하는 이유이다. 나에게 질문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들여다보면 내가 원하는 대답을 따라가기에도 인생이 짧다고 느껴진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내 인생에 집중하게 되고 나의 소우주를 만들고 싶어 진다. 




큰 질문을 가지고 다닌다. 질문하고 바로 떠오르는 답도 있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답을 발견하지 못한 큰 문장은 머릿속에 넣어두고 틈틈이 꺼내보면 좋다.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 드라이브할 때, 걸을 때,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는 시간에 생각할 수 있다. 큰 질문이 있다면 틈틈이 사색할 수 있다. 가방에 책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좋은 질문을 갖고 있는 일은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이다. 곱씹다 보면 운 좋게도 질문이 변형되면서 질문의 힘이 더 커지는 문장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질문이 달라지기만 했는데 답이 나오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질문을 머릿 속에 늘 챙겨야 한다. 




큰 질문은 내 속마음을 들키게 한다. 숨기려고 해도 큰 질문은 진짜 생각에만 빛을 비춘다. 하나의 큰 질문은 복잡함을 거쳐 결국 단순해진 하나에 집중하게 만든다. 질문했을 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 적어보고 결국 하나의 관통하는 답을 발견하게 된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걸으면서 하나의 질문만을 생각했다. 뛰지 않고 숨이 약간 차오를 정도로 걸으면서 하나의 문장에만 집중했다. 크게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백색소음처럼 느껴졌다. 30분 내내 몰입하지는 못했다. 자주 다른 길로 빠지고 원하지 않는 생각이 들어왔다. 다시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와 운이 좋게도 답을 발견했다. 하루는 답답하게 질문만 계속 속으로 되뇌였다. 쓸모없어 보이는 생각이 올라오고 쓸모 있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 것 다. 이번에는 결코 단순해질 수 없을 것만 같다. 머릿속만 더 복잡해졌다. 그러다 큰 질문이 만들어지는 여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시간이 흐르고 어김없이 심플한 한 문장이 남는다. 기다리지 않았다면 몰랐을 생각이다. 




무질서 너머 선명한 한 문장을 만드는 일은 애쓰고 애쓴 일이다. 수백문장을 하나의 질문으로 압축하는 일은 시간이 꽤 든다. 나를 위한 큰 문장을 만들면서 나를 존중하는 방법을 또 하나 발견한 것 같다. 만들어진 각각의 한 문장은 상황에 맞게 곧장 발현되는 것을 보며, 큰 문장 하나하나가 강력한 무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큰 질문을 만드는 좋은 방법은 생각의 복잡함이라는 여정을 거쳐 하나의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소용돌이를 거쳐 선명해진 하나의 가치 있는 문장이 만들어진다. 큰 질문은 나의 생각의 가장자리를 넓혀 생각의 크기까지 높여준다. 나의 사유의 시선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복잡해져도 괜찮다. 기꺼이 복잡해지자. 복잡함은 큰 하나의 문장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된다. 더 큰 질문을 발견하기 위해서 더더더 복잡해져 보자. 그리고 심플한 한 문장으로 올라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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